전설적 바리톤의 마지막 제자 벤야민 아플 “가곡은 독일 최고의 문화 수출품”

장지영 2024. 9. 4. 0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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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출신 바리톤 벤야민 아플(42)은 20세기 독일의 전설적인 성악가 디트리히 피셔-디스카우의 마지막 제자로 유명하다.

피셔-디스카우가 '가곡의 제왕'으로 불린 것처럼 아플 역시 독일 가곡으로 각광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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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장 디트리히 피셔-디스카우의 음악 유산 이어받아
5일 내한 공연에서 슈베르트 가곡 ‘겨울 나그네’ 선보여
독일 출신 바리톤 벤야민 아플이 3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 호텔에서 취재진에게 인사하고 있다. 한스예스24문화재단

독일 출신 바리톤 벤야민 아플(42)은 20세기 독일의 전설적인 성악가 디트리히 피셔-디스카우의 마지막 제자로 유명하다. 피셔-디스카우가 ‘가곡의 제왕’으로 불린 것처럼 아플 역시 독일 가곡으로 각광받고 있다. 아플이 5일 서울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리는 슈베르트 가곡 ‘겨울 나그네’ 공연을 위해 처음 한국을 찾았다. 3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 호텔에서 기자들과 만난 아플은 “시와 음악이 결합한 가곡은 독일 최고의 문화 수출품이다. 성악가가 오직 피아노에 맞춰 관객과 소통한다는 점에서 가장 순수한 예술 형태”라고 말했다.

아플은 어린 시절부터 합창단으로 활동하는 등 음악에 대한 애정이 컸지만 (본인의 표현처럼) “혼자서 가방 하나 들고 전 세계를 돌아다니는 예술가의 삶을 받아들이기 힘들어” 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한 뒤 은행에 입사했다. 하지만 음악에 대한 미련을 버리기 어려웠던 그는 꾸준히 성악 수업을 받았다. 결국, 음악가의 길을 걷기로 한 그는 2009년 오스트리아에서 피셔-디스카우의 마스터클래스에 참여했다가 제자로 발탁됐다. 그리고 2012년 피셔-디스카우가 사망하기 3주 전까지 꾸준히 개인 레슨을 받았다.

벤야민 아플(왼쪽)과 생전의 디트리히 피셔-디스카우. (c)벤야민 아플

아플은 “피셔-디스카우 선생님을 만난 것은 내 인생 최고의 행운이자 선물이었다. 피셔-디스카우 선생님으로부터 발성 테크닉뿐만 아니라 무대 공포증을 이기는 법 등 음악과 관련된 모든 것을 배웠다”면서 “선생님은 단순히 음악을 전달하는 걸 넘어 연주회에서 자신의 음악을 창조한 분이었다”고 회고했다. 그러면서 “내게는 단순한 스승을 넘어 삶의 멘토셨다”고 강조했다.

피셔 디스카우의 음악적 유산을 이어받은 아플은 2012년 독일슈베르트협회의 ‘독일 슈베르트 상’, 2014~2016년 BBC 라디오 3의 ‘뉴 제네레이션 아티스트’, 2015-2016 시즌 바비칸센터 선정 ‘ECHO 라이징 스타’로 뽑히는 등 음악계가 주목하는 성악가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리트(가곡) 스페셜리스트로 주목받는 그가 2021년 내놓은 앨범 ‘겨울 나그네’는 평단의 찬사를 받았다. 2022년엔 영국 BBC의 영화 프로젝트 ‘겨울 기행’에 출연해 90분간 ‘겨울 나그네’ 전곡 연주와 인터뷰를 수록하기도 했다.

벤야민 아플의 ‘겨울 나그네’ 공연에서 피아노를 연주하는 사이먼 래퍼. (c)Patrick Allen

‘겨울 나그네’는 슈베르트가 1827년 독일 시인 빌헬름 뮐러의 시를 텍스트로 삼은 연가곡이다. 연가곡이란 하나의 이야기를 이루는 가곡 모음을 가리킨다. 24개의 노래로 이뤄진 ‘겨울 나그네’는 추운 겨울 연인의 집 앞에서 이별을 고한 뒤 눈과 얼음으로 뒤덮인 들판으로 방랑의 길을 떠난 청년의 이야기를 그렸다. ‘겨울 나그네’는 국내 음악 교과서에 5번째 노래인 ‘보리수’가 실린 덕분에 대중에게도 친숙한 편이다. 아플은 “‘겨울 나그네’는 현재 독일에서 사용되지 않는 단어가 나올 정도로 오래된 작품”이라면서도 “하지만 시와 음악이 완벽하게 결합해 있어서 지금도 큰 울림을 준다”고 말했다. 이번 내한공연은 영국왕립음악원 교수인 피아니스트 사이먼 래퍼와 함께한다.

이번 연주회는 설립 10년간 미술, 문학, 학술 분야를 지원해온 한세예스24문화재단이 처음으로 펼치는 클래식 음악 프로젝트다. 백수미 이사장은 “한국에서 성악가의 리사이틀은 대부분 오페라 아리아에 집중돼 있다”면서 “재단은 올해를 시작으로 세계적인 성악가들의 가곡 콘서트를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장지영 선임기자 jyja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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