뛰고 뛰고 또 뛰고…오타니, 한경기서만 3도루
달리고, 달리고, 또 달렸다.
메이저리그 LA다저스의 오타니 쇼헤이(30)가 50홈런-50도루를 향해 빠른 속도로 질주하고 있다. 오타니는 3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 체이스필드에서 열린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원정 경기에서 1번 지명타자로 나와 4타수 2안타 2득점으로 맹활약하면서 다저스의 11-6 승리를 이끌었다. 홈런은 기록하지 못했지만, 베이스를 3차례나 훔치면서 애리조나 수비진을 흔들어 놓았다.
이로써 오타니는 올 시즌 135경기에서 44홈런과 46도루를 기록했다. 다저스가 남겨 놓은 24경기에서 홈런 6개와 도루 4개를 추가하면 메이저리그 역사상 처음으로 50홈런-50도루의 대기록을 달성하게 된다. 140년 넘는 빅리그 역사상 ‘40-40클럽’ 가입자는 오타니까지 모두 6명이지만, 그 누구도 50홈런-50도루 고지는 밟지 못했다. 현재 오타니의 페이스라면 산술적으로는 52홈런-54도루가 가능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오타니는 이날 작심한 듯 그라운드를 종횡무진 누볐다. 먼저 4회 초 2사 3루에서 볼넷으로 출루한 뒤 무키 베츠의 타석 때 2루를 훔쳤다. 올 시즌 44호 도루. 이어 7회 1사 후에는 우전 안타로 출루한 뒤 2루와 3루 도루를 잇달아 성공시켰다. 상대 투수가 좌완 조던 몽고메리였지만, 빠른 스타트로 2루를 먼저 훔쳤고, 뒤이어 애리조나 배터리의 허를 찌르면서 3루까지 내달렸다.
2018년부터 메이저리그에서 뛰고 있는 오타니는 지난해까지 한 경기에서 3도루를 기록한 적이 없다. 그러나 올 시즌에는 지난달 4일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와의 원정 경기에서 3차례 베이스를 훔쳤고, 이날 다시 도루 3개를 추가하면서 50-50클럽 가입을 향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오타니는 경기 후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남은 경기가 얼마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건강한 상태로 계속 나간다면 기회는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원래 내일은 오타니에게 휴식을 주려고 했다”고 농담을 던지면서 “다저스가 페넌트레이스 우승을 확정하더라도 오타니가 새 역사를 쓸 때까지 쉬게 할 생각은 없다”고 밝혔다. 오타니의 기록 달성을 돕겠다는 뜻이다.
한편 다저스는 이날 승리로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1위(83승 55패)를 굳건히 지켰다. 2위(79승 61패)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격차는 5경기다.
고봉준 기자 ko.bong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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