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 이정헌 대표 “2027년 매출 7조-영업익 2.3조 목표”
“라이브 운영 강화·IP 확장 M&A 가능성도”
올해 초 취임한 이정헌 일본법인 넥슨 대표이사가 첫 공식 석상에서 ‘다 잘하는’ 넥슨을 강조하며 사업 청사진을 공개했다. 이 대표는 넥슨의 앞날을 열어갈 핵심 전략으로 ‘IP 성장’을 내세웠다. 넥슨의 핵심 프랜차이즈 3종(던전앤파이터·메이플스토리·FC온라인)과 더불어 차세대 신작 지식재산권(IP) 발굴을 통해 2027년 연 매출 7500억엔(약 6조8775억원), 영업이익 2500억엔(2조2925억원)을 달성하겠다고 언급했다.
이 대표는 3일 일본 도쿄에서 진행한 넥슨 캐피털 마켓 브리핑(자본시장 설명회)에서 “넥슨은 지난 30년간 호기심이 가득한 DNA와 기업문화를 기반으로 온라인 게임의 선구자로서 게임에 대한 많은 사람의 접근성을 높이고 세상에 없던 재미를 창조하는 역동적이고 파괴적인 변화를 주도해 왔다”면서 이를 동력 삼아 우상향 그래프를 더욱 가파르게 올릴 거라 자신했다.
이 대표는 창립 30주년을 맞은 넥슨의 지난 발자취를 돌아보며 “매출과 영업이익을 비선형적으로 꾸준히 성장시켜 왔다. 올해도 매출과 이익 모두 역대 최대 실적을 향해 가고 있다. 상장 이후엔 시가총액의 상승은 4배에 이른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비선형적인 성장 및 성과가 우리의 IP 프랜차이즈를 기반으로 한 라이브오퍼레이션(지속적인 운영 관리)역량이야말로 다른 회사와 차별화되는 넥슨의 코어 역량”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넥슨이 보유한 강력한 IP를 앞세워 신규 플랫폼과 새 시장에서 새로운 게임 경험을 제공하겠다고 했다. 또한 넥슨의 최대 강점으로 꼽히는 탁월한 라이브 서비스 운영과 다각화된 IP 포트폴리오에 30년 동안 쌓아온 장르적 전문성을 결합해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일궈낸다는 방침이다.
그는 “우리가 보유한 블록버스터급 IP를 오랫동안 성장시켜 나가는 ‘종적 확장 전략’과 차세대 블록버스터급 IP를 육성하는 ‘횡적 확장 전략’을 지정하고 이 두 가지를 병행해 지금보다 더 많은 블록버스터급 IP 프랜차이즈 생태계를 보유한 회사가 되고자 한다”면서 “여기엔 기존 IP를 기반으로 한 신작뿐만 아니라 플랫폼 및 신규 시장 확장, 하이퍼 로컬라이제이션(초현지화)까지 4개의 키워드가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기존에 보유한 블록버스터급 IP 3종인 ‘던전앤파이터(던파)’ ‘메이플스토리’ ‘FC온라인’을 종적 확장 전략의 핵심으로 꼽았다.
먼저 던전앤파이터는 지난 5월 중국에서 출시한 ‘던전앤파이터 모바일’로 시동을 걸었다. 이후 2027년까지 ‘퍼스트버서커: 카잔’, ‘오버킷’ 그리고 넥슨게임즈가 네오플과 협력해 던파 IP를 재해석한 오픈월드 기반의 ‘프로젝트 DW’ 등 3개의 파이프라인을 선보인다.
특히 이 대표는 네오플에서 개발 중인 신작 카잔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카잔은 던파 IP가 또 한 번 성장할 수 있는 모멘텀을 제공할 타이틀”이라고 평가했다. 넥슨은 카잔을 통해 동아시아에 집중된 던파 IP의 인지도를 글로벌 전역으로 확장하고 새로운 세계관을 선보인다. 이 게임은 다음 달 11일 테크니컬 클로즈 베타 테스트(TCBT)를 앞두고 있다. 정식 출시는 내년 상반기다.
윤명진 네오플 대표는 “카잔을 통해 글로벌, 특히 일본과 웨스턴 시장에 우수한 콘솔 플랫폼 개발력을 보여줌과 동시에 던파의 깊이 있는 액션의 재미와 이야기를 전파해 앞으로 기회를 만드는 시작점으로 삼으려고 한다”고 밝혔다.
메이플스토리는 올해 초 IP 기반의 모든 프로젝트팀을 한 조직으로 묶고 종적 확장 전략을 빠르게 실행하고 있다. 특히 현지 문화권에 특화한 개발팀이 해당 지역 유저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단순한 문자 번역을 넘어 문화권 간 존재하는 수백 가지의 미묘한 차이를 맞춤화해 더 깊은 몰입을 끌어내는 하이퍼 로컬라이제이션을 적극적으로 채택하고 있다.
이 대표는 “메이플스토리 한국 PC 서비스는 보릿고개를 지나고 있지만 한국 외 다른 지역은 PC뿐만 아니라 다른 플랫폼을 기반으로 매출이 늘고 있다”면서 “IP를 모바일 플랫폼으로 선보인 ‘메이플스토리M’, 유저가 직접 창작 가능한 샌드박스형 플랫폼 ‘메이플스토리 월드’ 등을 선보여 메이플스토리 IP의 종적 성장을 추진해왔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블록체인 기반의 ‘메이플스토리 유니버스’ 프로젝트를 통해 유저들과의 접점을 더욱 확대하고 유저 참여도를 끌어올려 메이플스토리 생태계를 조성한다.
여기에 2012년 ‘피파온라인3’를 시작으로 12년간 EA와의 공고한 파트너십을 구축해 나가고 있는 FC 온라인과 ‘FC 모바일’도 종적 성장의 한 축으로 성과를 끌어낸다는 목표다.
이 대표는 횡적 확장 전략의 일환으로 차세대 프랜차이즈 IP를 키운다고 밝혔다. ‘마비노기’ ‘블루아카이브’ ‘데이브 더 다이브’ ‘아크레이더스’가 대표적이다.
마비노기는 2004년 첫 서비스 후 올해로 20주년을 맞았는데 현재 가장 높은 성과를 내고 있다.
이 대표는 “마비노기는 글로벌에서 20여 년 동안 인지도를 쌓아온 던파, 메이플스토리를 이을 차세대 블록버스터 IP가 될 수 있도록 프랜차이즈 확장 개념으로 전략을 실행하고 있다”면서 “‘마비노기 이터니티’ 외에도 마비노기 영웅전의 후속작인 ‘빈딕투스: 다파잉 페이트’를 개발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서 완전히 새로운 플랫폼으로 확장을 꾀하고 있는 ‘마비노기 모바일’도 준비돼 있다”고 전했다.
블루아카이브와 데이브 더 다이버는 출시 후 높은 성과를 통해 차세대 IP로 충분한 가능성을 입증했다. 넥슨은 이들 IP에 대한 종적 확장 전략을 세우고 새로운 게임성 개발을 위한 시도를 이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엠바크 스튜디오의 두 번째 타이틀 신작인 아크 레이더스도 주요 차세대 게임으로 꼽힌다. 아크 레이더스는 3인칭 PVPVE(플레이어 간 대결·플레이어 대 환경) 액션 서바이벌 슈팅 게임이다. 수백 년 후 생태계 붕괴로 인간이 우주로 대거 이주한다는 내용이다.
엠바크 스튜디오 소속 스벤 그룬트베르크 커뮤니케이션·브랜드 총괄은 이날 행사에서 “오는 10월 24일부터 27일까지 오픈 베타 테스트를 거쳐 내년에 PC 콘솔 기반으로 출시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지난해 12월 출시한 ‘더 파이널스’의 중국 버전은 현지 플레이어의 취향과 선호도에 맞는 콘텐츠를 제공하기 위해 텐센트가 개발한다.
이 대표는 “글로벌 전체 지역을 놓고 봤었을 때 슈팅 장르가 가장 규모가 큰 장르라고 생각한다”면서 “더 파이널스와 ‘퍼스트 디센던트’는 외부에 공개되지 않았지만 콘솔에서의 접속자 지표나 매출 등이 굉장히 좋다. 단편적으로 제공되는 정보를 가지고 넥슨의 라이브 노하우에 대해 의심을 품지만 실제 지표와 다른 점이 있음을 알아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넥슨은 이러한 전략 이행으로 기대할 수 있는 재무적 목표를 연 15% 성장률이라고 평가했다. 2023년을 기점으로 약 15%의 연평균 성장률(CAGR)로 2027년까지 7500억엔(약 6조8775억원) 이상의 매출을 달성하고 영업이익은 약 17% 이상의 CAGR로 2027년까지 2500억엔(2조2925억원)을 넘어서겠다는 계획이다.
던전앤파이터, 메이플스토리, FC IP의 합산 매출 목표 연평균성장률은 약 15%다. 이 3개 IP의 총 매출을 2027년까지 약 5300억엔(4조8714억원)으로 성장시킨다는 목표다.
재무적 유연성과 자본 효율성을 모두 높게 유지하며 주주 가치를 높이기 위한 새로운 주주환원 정책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목표 자기 자본 이익률(ROE)을 최소 10% 이상, 최대 15%까지 설정하고 전년도 영업이익의 33% 이상을 주주에게 환원한다. 배당금 역시 2배 인상해 2024년 하반기에 주당 15엔(137원)의 반기 배당금을 지급한다는 방침이다.
이 대표는 인수·합병(M&A)도 가능한 대로 적극적으로 추진할 뜻을 내비쳤다. 그는 “넥슨의 경영진은 인수·합병에 굉장히 많이 열려 있다. 세계화 전략에 들어맞을 기회들을 수시로 발굴하고 평가하고 있다”면서 “M&A 전략에서 가장 우선적인 건 해당 게임사가 보유하고 있는 IP가 얼마나 영속적이고 큰 가치를 줄 것인지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가 가진 강점과 얼마나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 지금도 수시로 검토 중이다. 인수·합병을 성장 전략의 일환으로 생각 중”이라고 전했다.
김지윤 기자 merr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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