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입국 때 한국서 미리 심사…제3국 분쟁 양 국민 대피 돕는다"
오는 6~7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의 방한을 앞두고 양국의 정상이 논의할 협력 증진 방안의 구체적인 내용의 일부가 일본 주요 언론을 통해 공개됐다.
3일 교도통신은 한일 외교 소식통을 인용해, 일본 정부가 한국에서 출발해 자국에 도착하는 방문객을 대상으로 한국 공항에서 입국 심사를 미리 하는 '사전 입국심사' 제도를 내년에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이 제도가 도입되면 일본 정부는 자국 입국 심사관을 한국 공항 등에 파견해 일본 입국 서류와 지문·사진 등으로 입국 심사를 하고 방문객이 일본에 도착한 뒤에는 간단한 신원 확인만 거쳐 입국할 수 있게 된다고 매체는 전했다.
교도는 "일본 도착 후 심사 시간을 크게 단축해 관광객이나 비즈니스맨의 인적 교류를 촉진하기 위한 목적"이라며 "내년 한일 국교 정상화 60주년을 맞아 우호 정책의 하나로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일본에서 출발해 한국을 방문하는 여행객에 대해서도 한국 심사관이 일본 공항에서 사전 입국 심사를 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같은 날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는 한국과 일본 정부가 분쟁 발생 등 제3국 유사시에 대비해 현지에 있는 자국민 대피 때 상호 협력하기로 하는 양해각서를 체결한다고 전했다.
양국은 전세기와 차량 등 수송 수단 상호 이용 등을 포함해 대피 협력을 강화해 자국민 안전을 지키는 체제를 구축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평시에도 양국 영사 당국 간 협력을 포함해 정부 간 정보 공유를 추진한다.
일본이 자국민 대피 협력에 관한 각서를 외국과 맺으려는 것은 한국이 처음이다. 닛케이는 "이번 양해 각서 체결은 협력을 명문화해 영속적인 협력 틀로 기능하게 하려는 목적"이라고 전했다.
양국이 제3국 분쟁 시 자국민 대피에 협력한 적은 이미 여러 차례 있다. 앞서 지난해 4월 군벌 간 무력 충돌 사태가 벌어진 아프리카 수단에서 거주하던 일본인 여러 명이 한국 정부 등이 마련한 버스로 한국인과 함께 대피한 바 있다.
같은 해 10월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 때도 한국군 수송기가 한국 교민 163명을 대피시킬 때 일본인 45명도 한국까지 이송했다. 일본 정부도 보답 차원에서 같은 달 자위대 수송기가 이스라엘에서 일본으로 자국민을 대피시킬 때 한국인 33명을 태워줬다.
두 매체는 기시다 총리가 방한해 윤석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할 때 사전 입국심사 제도 도입과 제3국 유사시 양국 협력체제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용산 대통령실은 "한일 정상회담의 의제와 논의사항에 관해 양국 간 협의가 아직 구체화되지 않았다"면서 "현 단계에서 공유할 사항이 없다"고 설명했다.
박형수 기자 hspark9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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