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인범 "페예노르트 박지성+이니에스타 되겠다"...'빅클럽 입성' 당찬 포부
(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네덜란드 명문 페예노르트로 이적한 황인범이 스페인 최고의 테크니션 안드레스 이니에스타, 한국 축구 레전드 박지성 같은 플레이를 펼쳐보이겠다고 선언했다.
네덜란드 'fr12'에 따르면 황인범은 3일(한국시간) 어떤 선수로부터 영감을 받았는지에 대한 질문에 "이니에스타를 선택하겠다"면서 "그는 전설이다. 이니에스타의 플레이스타일은 내가 어렸을 때 내게 영감을 줬다. 지금도 가끔 유튜브에서 옛날 영상을 찾아보는데 그게 어떻게 가능했는지 상상할 수도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 축구 레전드 박지성을 언급하는 것도 뺴먹지 않았다. 황인범은 "이제 이니에스타 같은 스타일대로 플레이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물론 그건 매우 어려울 것"이라면서 "한국 선수 중에서라면 박지성을 꼽고 싶다. 그가 얼마나 겸손하고 선수로서 얼마나 훌륭했는지 모두가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 나도 페예노르트에서 그처럼 훌륭한 선수가 되고 싶다"고 밝혔다.
황인범은 네덜란드에서 가장 성공했던 박지성의 발자취를 따를 예정이다. 네덜란드 부트발플릿센은 "황인범은 페예노르트 이적을 앞두고 에레디비시에서 9번째 한국 선수가 될 것"이라며 "그 중 특히 박지성은 PSV에서 큰 성공을 거뒀다. 이 공격형 미드필더는 2003년부터 2005년까지 유니폼을 입었고, 2013년 한 시즌 동안 복귀했다"고 박지성이 가장 성공한 선수였다고 조명했다.
이어 "박지성은 PSV에서 119경기에 나서 28개의 공격 포인트를 기록했다. 네덜란드 컵과 요한 크루이프 샬이라는 2개의 타이틀을 획득했다"고 박지성의 PSV 커리어도 설명했다.
당시 박지성의 인기는 대단했다. 현지 팬들이 박지성 전용 응원가 '위쑹빠레'를 만들어줬을 정도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박지성이 골을 넣으면 필립스 스타디움의 장내 아나운서가 '지성박'을 호명했다. 이내 PSV 관중석에서 열광적인 환호성이 터져나왔고 이어 '오~오~오~오~ 위쑹빠레'로 시작하는 응원가가 울려퍼졌다. '위숭빠레'는 '지성박'의 네덜란드식 발음이다.
굳이 골이 아니어도 박지성의 활약이 두드러지면 장내 아나운서의 호명 없이 필립스스타디움에는 이 노래가 울려퍼졌다. 그만큼 PSV 팬들 사이에서 널리 퍼졌고 국내에서도 큰 인기를 끌었다.
황인범은 이날 네덜란드 명문 페예노르트 이적을 완료했다. 페예노르트는 구단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황인범 영입을 발표했다. 구단은 "한국의 세련된 미드필더 황인범을 영입, 중원 보강에 성공했다. 그는 세르비아 챔피언 츠르베나 즈베즈다 출신으로 구단과 2028년까지 4년 계약을 체결했다. 등번호는 4번"이라고 알렸다.
이어 황인범의 입단 소감을 전했다. 그는 "(전 소속팀) 츠르베나 즈베즈다의 동료 우로 스파이치는 내가 페예노르트로 가는 게 맞는 결정이라고 했다. 내 경력 중 페예노르트가 가장 큰 클럽"이라며 "홈경기마다 스타디움이 꽉 차는 것으로 들었다. 유럽에서도 빅클럽이고 여기 오래 머무르고 싶다. 기쁘고 팬들에게 좋은 모습 보여주고 싶다"고 밝혔다.
페예노르트는 2022-2023시즌 네덜란드 에레디비지에를 우승한 팀이다. 지난 시즌엔 PSV에 이어 준우승을 차지했다. 당시 사령탐이었던 아르네 슬롯 감독이 올시즌 프리미어리그 명문 리버풀 지휘봉을 잡고 있다.
슬롯 감독이 떠나면서 지금은 덴마크 출신 브리앙 프리스케 감독이 지휘하고 있다. 송종국이 2002년, 이천수가 2007년 입단해 활약한 적이 있다. 지금은 일본 국가대표팀 공격수 우에다 아야세가 페예노르트에서 뛴다.
황인범은 페예노르트에서 등번호 4번을 달게 됐다. 이적료 등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세르비아 언론에 따르면 황인범은 구단 역사상 가장 많은 1000만 유로(약 145억원) 안팎의 이적료를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시즌 네덜란드 에레디비지에 2위를 차지해 2024-25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본선에 진출한 페예노르트는 이적시장 마감일을 앞두고 중원을 보강하기 위해 황인범 영입을 추진했다.
페예노르트는 황인범을 두고 같은 에레디비시 소속이자 네덜란드 최고 명문 아약스와 경쟁을 펼쳤고, 아약스보다 더 많은 이적료를 지불하면서 황인범을 품는 데 성공했다.
네덜란드 매체 '부트발 프리미어'는 지난달 29일 "황인범은 두고 아약스와 페예노르트가 경쟁하고 있다"라며 "아약스와 페예노르트의 관심은 구체적이다. 즈베즈다는 아약스와 페예노르트의 입찰을 고려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유럽 5대리그(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스페인 라리가, 독일 분데스리가, 이탈리아 세리에A, 프랑스 리그1) 클럽은 아니지만 페예노르트 역시 네덜란드를 넘어 유럽 굴지의 팀이라는 점에서 황인범 입단은 반길 만하다. 황인범은 빅리그를 비롯해 서유럽 구단의 문을 매년 노크했다. 잡힐 듯 잡히지 않았는데 나이로 봤을 때 거의 마지막 기회인 올여름 입성에 성공했다.
황인범은 "기분이 좋다. 이 아름다운 클럽과 계약하게돼 매우 기쁘다. 곧 딸이 태어날 아내를 응원하기 위해 한국으로 돌아갈 예정이다. 출산에 맞춰 돌아갈 수 있기를 바란다"며 "이 구단이 얼마나 큰 구단인지 알기 때문에 매우 기쁘다"고 벅찬 소감을 전했다.
또 "내 커리어에서 봤던 것 중 최고의 훈련 시설을 갖고 있다. 이곳에서는 온전히 스스로에게 집중할 수 있고, 경기장에서 자신을 발전시킬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며 감탄하기도 했다.
황인범은 페예노르트에서 오랫동안 머물고 싶다는 뜻도 전했다. 황인범은 "네덜란드는 내가 태어나고 자란 곳과는 완전히 다른 나라다. 어젯밤 이곳에 도착했을 때 다른 나라에서 보낸 시간 때문인지 긴장감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새로운 나라, 새로운 시스템, 클럽 내 새로운 사람들에게 최대한 빠르게 적응하는 게 바로 내 강점이라고 생각한다"며 "페예노르트는 지금까지 내가 뛸 수 있었던 팀 중 가장 큰 팀이다. 팀도 내게 만족한다면 가능한 한 오랫동안 이곳에 머물고 싶다"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페예노르트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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