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성모병원, 추석연휴 응급실 야간 진료 중단 검토

이해준 2024. 9. 3.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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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심한 의정 갈등이 6개월 이상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3일 오후 대전의 한 대학병원 권역응급의료센터에 도착한 119구급대원들이 환자를 응급실로 급히 이송하고 있다.김성태 프리랜서

여의도성모병원이 추석 연휴 기간 응급실 야간 운영 중단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미 강원대병원, 세종 충남대병원, 건국대충주병원 등이 야간이나 주말에 응급실 운영을 중단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3일 여의도성모병원 관계자는 "추석 연휴 동안 야간에 응급실에서 신규환자를 받지 않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미 지금도 밤 10시부터 아침 6시까지 극히 일부 진료만 가능하다"며 "소아와 분만은 물론 성인도 일부 진료만 가능하고 신규환자는 제한적으로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연휴가 되면 그것도 쉽지 않을 것 같다"며 "야간에 일할 응급의학과 교수가 적은 것은 아니지만 배후 진료가 진행되지 않을 가능성이 있어 (응급실) 문을 열어 놓고 환자를 못 보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현재보다 진료를 더 축소해야 하나 고민 중"이라고 덧붙였다.

또 "병원 시스템 상 휴일이 연속해 있으면 평일 시스템으로 돌아갈 수 없기 때문에 다음날 소화할 수 있는 환자가 적어진다"며 "특히 휴일에는 사용할 수 있는 자원이 적어지는데 그 상태로 5일 이상을 유지한다면 병원에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전국의과대학교수 비상대책위원회(전의비)는 전날 발표한 성명에서 "응급실은 전문의 부족으로 인해 제대로 운영이 되지 못하고 있다"며 "9월 1일 전국 57개 대학병원 응급실 중 분만이 안 되는 곳은 14개, 흉부대동맥 수술이 안 되는 곳은 16개, 영유아 장폐색 시술이 안 되는 곳은 24개, 영유아 내시경이 안 되는 곳은 46개 대학병원"이라고 밝혔다.

전의비에 따르면 건국대 충주병원, 순천향대 천안병원, 국립중앙의료원, 세종충남대병원, 이대목동병원, 강원대병원 등이 응급실을 일부 닫았거나 닫으려고 계획 중이다.

정부는 전공의 이탈로 응급실 진료 차질이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추석 연휴 기간 경증이나 비응급환자는 대형병원 응급실 대신 지역응급의료센터·기관이나 당직병·의원을 이용해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이날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종합정책질의에 출석해 정부 의료 개혁 추진에 따른 응급의료 현장 혼란에 대해 "의료 붕괴는 과한 표현"이라고 말했다.

또 조 장관은 추석 연휴를 앞두고 많은 국민이 응급실 대란을 걱정하고 있다는 지적에 "어려움은 있지만 응급 진료는 가능하다"며 "병원이나 지역마다 사정이 다르니 객관적인 지표를 공개하고 있고 우려가 있는 곳은 전담관을 붙여 밀착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해준 기자 lee.hayjun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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