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북한 女농구 선수 귀국’ 보도에 ‘대북제재’ 언급…‘이례적 경고 메시지’ 해석도
중국 정부가 중국 여자 프로농구에 진출한 북한 선수의 갑작스러운 귀국 보도와 관련해 이례적으로 ‘대북제재’를 언급했다고 미국의소리(VOA) 방송이 3일 보도했다. 북중 관계 이상설을 부인하는 대신 중국의 제재 이행 원칙을 강조한 것이다.
미국 주재 중국대사관은 북한 여자농구대표팀 박진아의 조기 귀국에 관해 “자세한 사항은 알지 못한다”면서 “중국 정부는 원칙적으로 북한에 대한 관련 유엔 안보리 결의를 항상 완전하고 엄격하게 이행해왔다”고 답했다고 VOA가 전했다.
앞서 북한 여자농구대표팀의 간판 선수로센터 포지션을맡고 있는 박진아는 지난 6월 중국 여자프로농구팀 ‘우한셩판’에 입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팀의 컵 대회 준우승에 일조하는 등 활약상이 중국 언론에 소개되기도 했던 박진아는 입단 한 달여 만에 돌연 북한으로 귀국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확한 귀국 사유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과거 한광성 등 유럽리그에 진출한 북한 선수들이 대북 제재 위반을 이유로 귀국한 전례에 비춰 박진아 역시 제재 위반 지적을 의식해 중국이 돌려보냈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그러나 그동안 중국 당국이 북한의 노동자 파견을 묵인해왔다는 점에서 이례적이라는 평가와 함께 최근 북·중 관계의 ‘균열’을 드러내는 또 하나의 징후로 볼 수 있다는 해석도 나왔다.
북한 노동당 39호실 산하 선박무역회사 부대표를 지내며 중국에서 활동하다 탈북한 글로벌피스 재단의 이현승 연구원은 중국이 전례 없는 반응을 보였다며 ‘북한에 대한 경고 메시지’로 해석했다.
그는 “과거에는 그런 적이 없었다”며 “중국이 아무리 유엔 대북 제재가 있어도 북한과의 관계 때문에 그걸 이행하지 않았고, 말한 적이 없다. 경고성 메시지도 포함됐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그는 중국 정부 입장에서는 당장 북한 노동자들을 전원 송환하면 접경 지역 경제에 악영향이 있기 때문에 섣불리 조치에 나서지는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대신 상징성이 있는 북한 운동선수를 돌려보냄으로써 대외적으로 대북제재 이행국이라는 이미지를 강조하고, 북한에도 불만을 표시하는 ‘경고와 실익’을 모두 챙기려 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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