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개 돌리니 강풍에 붉은 철근이… 위험천만 건설현장, 안전 없인 순식간 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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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 현장은 산업재해와 밀접하다.
고용노동부 '산업별 산업재해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사고성 사망자(812명) 중 건설업 종사자가 356명으로 가장 많았다.
지난달 22일 찾은 대전 유성구의 '안전한숲캠퍼스'는 건설 현장 안전사고를 막기 위해 DL이앤씨가 2019년 1월 설립한 교육기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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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 현장은 산업재해와 밀접하다. 고용노동부 ‘산업별 산업재해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사고성 사망자(812명) 중 건설업 종사자가 356명으로 가장 많았다. 재해율과 사고성 사망만인율은 각각 1.45%, 1.59%로 제조업(0.82%, 0.41%)과 운수창고통신업(1.33%, 0.99%) 등 주요 산업을 웃돌았다.
지난달 22일 찾은 대전 유성구의 ‘안전한숲캠퍼스’는 건설 현장 안전사고를 막기 위해 DL이앤씨가 2019년 1월 설립한 교육기관이다. 현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재해 18종을 노동자들이 직·간접 체험함으로써 사고 발생 과정을 이해시키고 안전 경각심을 고취시킨다. 지난달 21일까지 임직원 외에 협력사와 발주처 직원까지 총 9124명이 교육을 수료했다.
굴착기 협착(끼임), 이동식 작업대 전도, VR 가설통로 이동, 개구부 추락, 화재 시 비상대피 등을 체험할 수 있다. 굴착기 주변에는 붉은 트래픽콘(안전고깔)이 곳곳에 놓여있었는데, 외부에선 잘 보일 것 같았던 콘들이 운전석에서는 전혀 안 보였다.
이 때문에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은 후사경과 후방영상표시장치 등을 설치토록 했다. 하지만 현장의 굉음과 분주함 속에선 작은 영상화면에 집중하지 않으면 사고로 이어지기 쉬워보였다.
VR 가설통로(공사현장 임시 통로) 체험에선 3D 헤드기어를 쓰니 2층 높이의 건설현장이 나타났다. 발밑에는 가로 30㎝ 내외의 붉은 철골만 있어서 가상임에도 긴장된다. 낙하물이 떨어지는 효과음이 들렸고, 강사 지시로 고개를 돌리자 붉은 철근이 눈앞으로 날아들어 절로 “아악” 소리가 났다. 악천후 때는 공사를 중단해야 하는데, ‘무리하게 공사를 강행한 상황’이다. VR 체험이었는데도 손에 쥔 컨트롤러에는 땀이 흥건해 강사가 “왜 이렇게 다들 긴장을 하냐”고 농담을 던질 정도였다.
추락 시 생명을 지킬 ‘최후의 보험’인 안전벨트는 착용뿐만 아니라 종류도 중요했다. 크게 ‘그네식’과 ‘상체식’이 있는데, 그네식은 상체는 물론 하체의 허벅지를 감싸 추락 시 힘을 곳곳에 분산시킨다. 반면 상체식은 상체만 감싸 하중이 복부에 쏠린다. 강사는 “상체식이 간편할지 몰라도 추락 시 내장 파열 위험이 높다”고 말했다.
실제 그네식은 공중그네를 타듯 비교적 버티기 쉬웠지만, 상체식은 불과 10㎝ 높이에서 떨어지는 체험에서도 복부에 부담이 컸다. 수십미터 아래로 추락했다면 내장 파열이 불가피해보였다. 한 CEO는 상체식 안전벨트 체험 후 “팔면 안 되는 걸 만들어서 팔고 있었구나”라고 말했다고 DL이앤씨 관계자가 전했다.
이날 교육을 받기 위해 참석한 DL이앤씨 협력사 관계자들도 안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송산-시화 연결도로 현장에서 근무하는 이성호 다올이앤씨 소장은 “20년 전에는 안전모도 안 쓸 만큼 안전이 등한시됐는데, 중대재해처벌법이 생기면서 많이 바뀌었다”며 “DL이앤씨 현장은 안전도 소통·협의하는 분위기다. ‘감성안전’이라는 말이 생각날 정도”라고 소감을 밝혔다.
대전=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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