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지만 줄지 않는’ 특활비… 이름만 바꾼 ‘쌈짓돈’ 또 는다

이의재 2024. 9. 3.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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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내년도 예산안에서 '깜깜이 예산'이란 비판을 받는 특수활동비를 올해보다 줄여 잡았다.

하지만 '유사 특활비'로 평가되는 안보비, 정보보안비 예산까지 포함할 경우 실제 깜깜이 예산 규모는 되레 늘고 있다.

이에 따라 내년도 특활비와 안보비, 정보보안비 예산을 합치면 1조2110억3000만원으로 올해보다 526억8000만원(4.5%)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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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특활비 올해보다 20억 줄지만
‘유사 특활비’ 따지면 오히려 500억 증가

정부가 내년도 예산안에서 ‘깜깜이 예산’이란 비판을 받는 특수활동비를 올해보다 줄여 잡았다. 하지만 ‘유사 특활비’로 평가되는 안보비, 정보보안비 예산까지 포함할 경우 실제 깜깜이 예산 규모는 되레 늘고 있다.

3일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2025년도 예산안에 따르면 정부는 내년도 특활비로 1206억6000만원을 편성했다. 올해(1228억4000만원)보다 21억7000만원(-1.8%) 감소한 액수다. 특활비는 대부분 경찰청(743억8000만원) 대통령경호처(82억5000만원) 대통령비서실 및 국가안보실(82억5000만원) 법무부(80억1000만원) 등의 몫이었다.

특활비란 경찰 검찰 등이 정보 수집이나 사건 수사처럼 보안을 요하는 특수한 업무에 활용하는 돈으로 실제 사용처를 확인하기가 거의 불가능하다. 예산 편성 과정에서는 총액 단위로 편성되고, 실제 배분·집행은 소관 부처의 재량에 따라 이뤄지기 때문이다. 추후 증빙 의무도 업무추진비 등 유사 비목보다 훨씬 미약하다.

이러한 점 때문에 특활비에 대한 비판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그 결과 특활비 예산은 2017년(8938억1000만원) 이후 줄곧 감소했다. 내년 특활비 예산은 본격적으로 감축이 시작된 2018년(3168억1000만원)의 3분의 1을 살짝 넘기는 수준이다.

하지만 전체 ‘깜깜이 지출’이 줄어들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거의 동일한 방식으로 편성·집행되는 유사 특활비가 급속히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2017년까지 전체 특활비의 약 절반을 배정받았던 국정원은 2018년부터 안보비라는 ‘또 다른 특활비’를 활용하고 있다. 안보비 예산은 올해 8921억원에서 내년 9310억원으로 1년 사이 389억원(4.4%) 늘었다.

지난해부터 분리된 정보보안비도 또 다른 유사 특활비다. 정보보안비 예산은 올해 1434억3000만원에서 내년도 1593억7000만원으로 159억4000만원(11.1%) 증가했다. 대부분 국방부(1412억6000만원) 몫이다. 이어 법무부(116억4000만원) 과학기술정보통신부(50억2000만원) 산업통상자원부(4억7000만원)가 정보보안비를 나눠 가진다.

이에 따라 내년도 특활비와 안보비, 정보보안비 예산을 합치면 1조2110억3000만원으로 올해보다 526억8000만원(4.5%) 늘었다. 국회 예산정책처는 지난 7월 발표한 ‘2023회계연도 결산 총괄 분석’ 보고서에서 “특활비의 규모는 2017년 이후 크게 감소했지만 이를 안보비 및 정보보안비와 합산한 금액은 2019년부터 다시 증가하는 추세”라고 지적했다.

세종=이의재 기자 sentine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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