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자민당 총재 선거 '출마 러시'…하야시 관방장관도 출사표

김현예 2024. 9. 3.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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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7일로 예정된 일본 집권당 자민당 총재 선거를 앞두고 차기 총리를 노리는 정치인들의 출마 선언이 이어지고 있다.

3일 하야시 요시마사(林芳正·63) 관방장관이 출마 발표를 한 데 이어 4일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68) 간사장, 6일 고이즈미 신지로(小泉進次郎·43) 전 환경상이 각각 출마 회견을 열 예정이다. 9일엔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63) 경제안보담당상이 출사표를 던진다. 제10호 태풍 산산의 여파로 출마 회견을 미뤘던 후보들이 오는 12일로 예정된 선거 고시를 앞두고 본격적인 선거 채비에 나서는 모양새다.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 교도AP=연합뉴스

여론 조사에서 선두권을 달리고 있는 이시바 시게루(石破茂·67) 전 간사장과 40대 기수론을 내세우고 있는 고바야시 다카유키(小林鷹之·49), 정치 신뢰에 대한 회복을 강조하고 나선 고노 다로((河野太郎·61) 디지털상이 일찌감치 출마 선언을 한 뒤 활동 범위를 넓히고 있는 것도 ‘잠룡’들의 출마 러시를 부추기고 있다. 자민당 측도 당에 26명에 달하는 자당 출신 총리 얼굴이 새겨진 현수막을 내거는 등 선거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다.


두 번째 도전 나선 하야시


NHK에 따르면 이날 기자회견에서 하야시 관방장관은 “내년이면 의원 생활 30년이 되지만 경험과 실적을 살려 나라를 위해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도쿄대 법대를 졸업한 그는 1995년 참의원에 당선되며 정계에 입문했다. 방위상, 농림수산상, 문부과학상을 거친 그는 이번 정권의 정권 2인자인 관방장관을 담당하기 직전 외상으로 외교를 담당했다.

하야시 장관은 2012년 총재 선거에 출마했으나 당시 후보 5명 중 최하위를 기록했다. 자민당 총재 선거 출마를 위해선 의원 20명의 추천이 필요하다. 이날 이뤄진 하야시 장관의 회견에는 6명의 의원이 모습을 드러냈다. 공교롭게도 하야시 장관이 그간 소속돼 있던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67) 총리가 이끌어왔던 고치카이(宏池会)는 이날 파벌 해산서를 총무성에 제출했다.


10명 넘는 잠룡의 총리 경쟁 레이스


이시바 전 간사장과 고노 디지털상, 모테기 간사장 (왼쪽부터 순서대로)
이번 자민당 총재 선거에 출마할 것으로 보이는 의원은 약 10명에 달한다. 지난해 말 최대 파벌인 아베파를 중심으로 불거진 정치자금 스캔들로 인해 지지율 하락에 시달리던 기시다 총리가 총재 선거 불출마를 선언한 영향이 크다.

후보 난립의 배경엔 선거의 영향도 있다. 현재 자민당 내에선 새 총리 선출 후 중의원(하원)을 해산하고 선거를 실시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총재 선거는 후보 입장에선 파벌 해체로 당의 구심점이 약화한 상황에서 지명도를 높일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때문에 지금껏 출마 의사를 밝힌 후보 외에도 많은 의원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가토 가쓰노부(加藤勝信·69) 전 관방장관과 가미카와 요코(上川陽子·71) 외상, 사이토 겐(齋藤健·65) 경제산업상, 노다 세이코(野田聖子·64) 전 총무상도 출마 요건에 해당하는 의원 20명의 추천을 받기 위해 움직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책 경쟁도 본격화


고이즈미 전 환경상이 지난달 19일 총리 관저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총리 후보로 거론되는 이들 사이에서의 정책 경쟁도 본격화하는 모양새다. 여론조사에서 이시바 전 간사장과 선두를 다투는 고이즈미 전 환경상은 동성혼, 결혼하더라도 아내가 남편의 성을 따르지 않을 수 있도록 하는 ‘선택적 부부별성제’를 지지하고 있다. 이날 출마 발표를 한 하야시 장관도 개인적 생각임을 전제로 찬성 의사를 밝혔다.

자민당을 위기로 몰아넣은 정치자금 문제도 쟁점이다. 고노 디지털상은 정치자금 미기재액의 국고 환수를 주장하고 있다. 이시바 전 간사장은 관련 의혹 의원과 관련해 “자민당 후보로 어울리는지 철저히 논의하겠다”며 공천 배제 의사를 내비쳤다가 해당 의원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자민당 총재 선거는 국회의원과 당비 납부 당원, 후원 정치단체 회원인 당우가 각기 367표를 행사해 결정된다. 이 1차 투표에서 과반수를 차지하면 당선되는데, 과반수를 얻은 후보가 나오지 않을 경우엔 2차 의원 표(367표)와 지방당원표(47표)로 결선을 치러 정하게 된다.

도쿄=김현예 특파원 hy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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