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즈 위크에 아트 러버들은 뭘 볼까?

윤정훈 2024. 9. 3.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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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심 가득 담긴 아트 위시리스트.

볼 것 많고 갈 곳투성이인 서울아트위크 기간. 시간은 정해져 있고, 어디서부터 어떻게 즐겨야 할지 모르겠다고요? 서울 아트 러버들이 기대하는 전시 & 작가 리스트를 살펴보세요. 모두의 성공적인 아트 위크를 위해!

〈서도호: 스페큘레이션스〉, 아트선재센터
정태희 서울 옥션 경매 사업팀 팀장 & 경매사
EXHIBITION 〈The Journey to the Venice Biennale, 1986-1993〉, 스페이스21 갤러리

올해 베니스 비엔날레의 국가관 중 한국관 설립 30주년을 기념하는 특별한 해를 맞이하여, 한국 현대 미술의 근간을 체험할 수 있는 전시를 추천한다. 스페이스21 갤러리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는 1986년부터1993년까지 베니스 비엔날레 커미셔너로 참여했던 당시의 기획자들과 박서보, 하종현 등 대표적인 참여 작가들의 활동을 되짚어볼 수 있는 의미 있는 자리다. 한국 미술시장이 성장한 오늘날, ‘프리즈 서울’이라는 대형 이벤트 기간에 과거 한국 현대미술이 고군분투했던 그 현장을 회상해 보길.

EXHIBITION 〈서도호: 스페큘레이션스〉, 아트선재센터

컬렉터들과 기억에 남는 전시를 이야기할 때, 많은 이들이 여전히 2012년 리움에서 열린 서도호의 개인전을 떠올리곤 한다. 당시 대형 전시장을 가득 채운 서도호의 섬유 설치 작품은 보는 이들을 압도하며 큰 인상을 남겼다. 이후 국내외 다양한 미술관에서 성공적인 전시를 이어온 서도호는 이번 프리즈 서울 기간 동안 아트선재센터에서 '스페큘레이션(speculation)'을 주제로 현실 세계에 대한 탐구를 개념적인 작업으로 선보인다. 사변, 추론, 사색 등의 의미를 담은 전시는 오랜 기간 고민해온 주제를 심도 있게 탐구하는 자리다.

레픽 아나돌, 〈대지의 메아리: 살아있는 아카이브〉
김예지 널 위한 문화예술(@cultureart4u) 시니어 아트 디렉터
EXHIBITION 레픽 아나돌 〈대지의 메아리: 살아있는 아카이브〉, 푸투라 서울

전세계의 미디어 아트 신을 이끄는 레픽아나돌은 AI를 통해 생성된 토큰 아트를 MoMA에 처음으로 소장시킨 인물이다. DDP 서울 라이트와 63빌딩 프로젝트를 통해 한국 아트 러버들에게도 잘 알려져 있는 그가 한국에서 처음으로 개인전을 연다. 이번 전시는 레픽 아나돌이 영국 서펜타인 갤러리에서 선보였던 전시를 더욱 확장하여 준비한 것으로, 전시 자체의 완성도 뿐만 아니라 그의 작업을 가장 잘 보여줄 수 있도록 맞춤형으로 구성된 전시 공간의 아름다운 미감 또한 주목할 만 하다. 레픽 아나돌의 작업 세계를 깊이 이해할 수 있는 특별한 기회가 될 것이다.

하얄 포잔티
이하연 글로벌 온라인 미술 플랫폼 eazel(이젤) 콘텐츠 매니저
ARTIST 하얄 포잔티

이번 프리즈 서울에서 제시카 실버맨(Jessica Silverman) 갤러리 부스를 책임질 터키계 미국인 예술가 하얄 포잔티(Hayal Pozanti)를 눈여겨 보고 있다. 포잔티의 대형 작업은 리넨 위에 오일 스틱을 손가락으로 문질러 채워 넣는 독특한 방식으로, 마치 누군가의 꿈속 한 장면을 그대로 비추고 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2024 광주비엔날레의 아메리카관에서도 작가의 작업을 만나볼 수 있다고 하니 더욱 기대가 크다.

EXHIBITION 〈ONE PIECE: 너와 나의 바로 그 원-피스〉, 하나은행 Club1 PB센터

미술계에 종사하면서도 컬렉팅은 여전히 먼 나라 이야기처럼 느껴지곤 한다. 그러나 이 전시는 내게 새로운 전환점이 될 것 같다. 나보다 앞서 컬렉팅을 시작한 네 명의 한국 컬렉터 고준환, 류지혜, 이가현, 임정택의 컬렉팅 여정을 담은 전시. 이를 통해 나만의 운명적인 작품 한 점을 찾게 될지도?

EXHIBITION 〈상상적 세계: 여성 초현실주의 Imaginary Worlds: Female Surrealism〉, 리플레이스 H

LIFEPLUS가 주최하는 〈살롱한남 2024〉의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세계적인 경매 회사 소더비(Sotheby’s)가 기획한 이번 전시는 그간 국내에서는 보기 힘들었던 멕시코 출신 초현실주의 여성 작가 7인의 작품을 만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이번 전시에는 프리다 칼로(Frida Kahlo)뿐만 아니라, 2022 베니스 비엔날레의 모티브가 되었던 20세기 초현실주의 예술가 레오노라 캐링턴(Leonora Carrington)의 작품도 포함되어 더욱 기대를 모은다.

실린더 갤러리의 포커스 아시아 출품작. 이종환의 'Narcissus VIII'
김진혁 큐레이터, 〈미술관을 좋아하게 될 당신에게〉 저자
EXHIBITION 포커스 아시아, 프리즈 서울

지난해에 이어 올해 역시 기대되는 것은 포커스 아시아(Focus Asia). 아시아 기반의 주목할 만한 작가들을 소개하는 섹션이다. 각 아티스트의 작업도 흥미롭지만, 갤러리스트 그리고 코디네이터들과 적극적으로 대화할 수 있는 자리라 더욱 기대된다.

ARTIST 대만 아티스트

프리즈에서 기대되는 단 하나의 작가와 작품을 고르긴 너무 어렵다. 하지만 꼭 꼽아야 한다면 대만 작가들의 작품이 궁금하다. 특히 타이베이 작가 시용춘(SHIH Yung-Chun). 홍콩 아트 바젤에서 알게 됐는데, 그때 받았던 신선한 충격이 아직도 생생하다.

EVENT 후 원츠 투 행 아웃 인 서울

9월 4일 삼청 나이트 기간, 서울리딩룸(@seoulreadingroom)에서 진행하는 ‘후 원츠 투 행 아웃 인 서울(Who Wants to Hang Out in Seoul)’. ‘진지하게’ ‘미술’ ‘텍스트’를 읽는 활동에 지향점을 두고 있는 이 행사에 참여해볼 생각이다. 프리즈를 품은 서울아트위크는 매력적이지만 다소 피상적이며 환상적인 면도 부정할 수 없으니까.

김지영, '붉은 시간'
이형관 6년차 컬렉터, 도시계획가
ARTIST 김지영, 우정수

올해 프리즈는 작년과 재작년에 비해 국내 갤러리와 작가의 비중이 높아졌다. 특히 젊고 새로운 국내 작가들이 눈에 띈다. 그중에서 가장 소장하고 싶은 두 작가를 선택했다. 첫 번째 작가는 P21에서 소개하는 김지영 작가이다. 작가는 2020년부터 ‘붉은 시간(Glowing Hour)’ 연작을 선보이고 있다. 인간의 생사에 대한 상징을 촛불로 나타내는데, 실제로 작품을 보면 붉은 흡인력이 대단하다. 이미 한 작품 소장하고 있고, 추가로 소장하고 싶다. 두 번째는 BB&M의 우정수 작가이다. 우정수 작가의 작품은 전부터 구매하고 싶었으나, 연이 닿지 않았다. 작가는 고전과 신화의 다양한 상징과 기호를 해체하여 은유적으로 회화에 녹여낸다. 전통의 현대적 재해석이 매우 인상적이고, 작품 속 다양한 이야깃거리를 찾아보는 재미도 있다. 프리즈에 방문한다면 두 작가의 작품은 반드시 보길 추천한다.

오종, 'Line Sculpture (marble) #7'
송윤진 3년차 컬렉터, 플로리스트
ARTIST 오종, 더글라스 고든, 마자 루즈닉

아트위크의 활기로 가득할 서울을 상상하니 나의 마음도 덩달아 들뜬다. 전 세계 갤러리가 서울로 모여 소개하는 수천 점의 작품들을 나의 예비 컬렉션으로 리스트업 해보며 감상하는 재미는 굉장한 도파민을 선사한다. 컬렉팅으로 이어지지 않더라도, 눈을 넓히는 데 큰 자산이 될 것을 알기에 에너지를 비축하며 올해 프리즈를 기다리는 중이다. 어렵게 꼽은 마음 속 탑 3는 원앤제이 갤러리 오종 작가, Dvir 더글라스 고든(Douglas Gordon) 작가, KARMA 마자 루즈닉(Maja Ruznic) 작가. 사전 공개된 갤러리 리스트와 뷰잉룸을 토대로 MBTI ‘J’처럼 마음속 순위를 매겼으나, 막상 당일에는 P처럼 마음 가는 대로 움직일 듯하다. 아트에는 정답이 없고 수천 점의 작품들이 온통 나를 혼란스럽게 할 테니, 그냥 마음이 이끄는 대로 몸을 맡기기로!

조효리, '​​​​​​Forward​​​'
심상윤 4년차 컬렉터, 브랜드 디렉터
ARTIST 조효리, 문경원, 이원우

이번 프리즈서울에서는 메가 갤러리들 사이에서 굳건히 존재하는 한국 갤러리들의 큐레이션 작품이 기대된다. 특히 염두에 두고 있는 아티스트는 에이라운지 조효리 작가 (프리즈 포커스 아시아 섹션에서 만나볼 수 있다), 도쿄 소재 갤러리 스카이 더 배스하우스 (Scai the bathhouse) 문경원 작가, PKM 이원우 작가. 해외 갤러리들이 보여주는 자유롭고 낯선 아름다움을 탐미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해외와 한국 미술시장의 교두보가 될 아시아권 작품들을 찾아보는 것을 올해 나만의 프리즈 관람 포인트로 설정해 보고 싶다.

박혜미 페로탕 서울 PR & communications
EXHIBITION 조쉬 스펄링 〈Wonder〉, 파라다이스시티 아트스페이스 / 〈다니엘 아샴: 서울 3024 ㅡ 발굴된 미래〉, 롯데뮤지엄

프리즈 기간, 서울에서 꼭 봐야할 전시를 찾는다면 파라다이스 아트 스페이스에서 9월 3일부터 진행되는 조쉬 스펄링의 개인전과 롯데뮤지엄에서 지난 7월부터 열리고 있는 다니엘 아샴의 개인전을 추천하고 싶다. 두 작가 모두 한국에서 미술관을 통해 선보이는 첫 전시다. 조쉬 스펄링은 독특한 색채와 대담한 형태를 통해 사각형의 캔버스 틀을 깨고 회화라는 장르 자체를 실험한다. 이번 전시를 통해 그가 추구하는 색채와 형태의 미학을 한 자리에서 경험해볼 수 있을 것이다. 한편 다니엘 아샴은 자신의 독창적 방법론인 상상의 고고학을 통해 현재와 미래를 넘나든다. 롯데뮤지엄 개인전을 통해 그가 바라본 1000년 뒤의 서울을 만나보는 특별한 경험을 해보길!

조은혜 페레스프로젝트 아시아 매니징 디렉터
EXHIBITION 〈The Fox〉, 레이지 마이크 / 〈카일리 매닝: 황해〉, 스페이스 K 미술관

이번 프리즈 기간 놓쳐선 안 될 전시라면 우선 러시아 기반의 갤러리, ‘레이지 마이크(Lazy Mike)’의 한국 개관전을 꼽을 수 있을 것 같다. 작년부터 여러 차례 국내 아트페어에 참여한 갤러리인데, 올해 페레스프로젝트와 같은 건물에 공간을 새롭게 오픈했다. 개관전 〈The Fox〉와 더불어, 함께 좋은 시너지를 낼 수 있으리라 기대하고 있다. 두 번째는 현재 스페이스 K 미술관에서 진행 중인 〈카일리 매닝: 황해〉. 프리즈 기간 전시장에서 특별한 퍼포먼스가 진행될 예정이라 더욱 기대된다.

김민 동아일보 기자, 미술뉴스레터 〈영감 한 스푼〉 발행인
ARTIST 신민

5년 전 사립미술관 기획전에서 처음 본 신민 작가의 작품이 프리즈 서울 P21 부스에 출품될 예정이라 기다리고 있다. 미대를 나오지 않았지만 자신이 느낀 바를 솔직하고 꾸준하게 작업으로 만들고, 소셜 미디어로 활발히 알렸다. 작은 전시부터 차근차근 쌓아 온 그의 여정을 지켜봤기에 뿌듯한 마음이 드는 것도 사실. 루이스 부르주아(하우저 앤 워스), 게오르그 바젤리츠(타데우스 로팍, 화이트큐브)와 같은 빅 네임 아티스트의 작품도 살펴볼 계획이지만, 보다 과감하고 신선한 작품에 대한 갈증이 더 크다. 올해로 3년차를 맞는 프리즈 서울이 지금까진 해외 미술을 접하는 장이었다면, 앞으로는 한국의 숨겨진 좋은 작가들이 넓은 무대로 나가는 발판이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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