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스 당선되면 유가 상승…무역장벽은 누가 돼도 높아질 것”

정진주 2024. 9. 3.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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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석유화학산업 전망세미나’서 석화산업 동향과 전망 발표
“과거 트럼프 집권 당시 유가 상승 억제 위해 OPEC에 관여”
“美, 한국 석유화학 수출에 대해 4번째로 많이 수입규제 부과·조사”
김광래 삼성선물 수석연구원이 3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개최된 ‘2025년 석유화학산업 전망세미나’에서 ‘2025년 유가 전망’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데일리안 정진주 기자

미국 대통령 선거 결과에 따라 국제유가도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당선될 경우 상방 압력을,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집권시 하방 압력을 받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무역 장벽과 관련해서는 차기 대통령이 누가 되더라도 강화될 것으로 예상됐다.

김광래 삼성선물 수석연구원은 3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5년 석유화학산업 전망세미나’에서 ‘2025년 유가 전망’ 주제발표를 통해 ▲미국 대선 ▲연준의 금리 인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을 주목받을 이슈로 꼽았다.

그 중 미국 대선과 관련해 김 수석연구원은 “미국 대선의 경우 해리스와 트럼프의 양강구도가 확실시된 상황”이라면서 “트럼프는 규제 완화와 외부로의 수요 증가를, 반대로 해리스는 규제 강화와 전기차 전환 속도를 빠르게 함으로써 수요를 낮추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는 11월 미국 대선을 두 달여 앞둔 상황에서 해리스 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통령 자리를 두고 경합을 하고 있다.

그러면서 시차 상 공급에 대한 규제 완화나 강화에 따른 생산 변화가 전기차 전환에 따른 수요 감소나 에너지 외교 정책에 따른 외부 수요 증가보다 빠르게 이뤄져 공급 관점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그는 “기본적으로 공급 측면에서의 영향력이 수요 측면에서의 영향력보다 약간 빠르게 시차적으로 유가에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면서 “해리스가 우세할 경우 유가는 약간의 상방 압력을 받고 트럼프가 우세할 경우에는 약간의 하방 압력 가능성을 크게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집권 당시 OPEC 관련해 올린 트위터를 보여주면서 “한 나라의 대통령이 다른 나라 정책을 매월 트위터를 통해 좌지우지하려고 시도했었다”면서도 “나중에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트위터 하나에 유가가 하루에 5%에서 10%씩 왔다갔다했던 전례도 있다”고 부연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과거 대선을 앞두고 과도한 유가 상승(가솔린 가격 상승) 억제를 위해 OPEC에 관여했었다. 집권 당시에는 미국 원유 생산량이 코로나19 사태 이전까지 역사상 가장 빠른 속도로 증가했었다. 증산분은 해외 수요처를 통해 유가 하락을 방어했었다. 하지만 김 수석연구원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 시 기존 학습 효과를 반영해 과거만큼의 변동성은 보이지 않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조성대 한국무역협회 통상연구실장은 ‘2024년 미국 선거 동향 및 우리 산업통상 영향’ 발표를 통해 대선 전후 미국 내 수입규제 조사 추가 개시나 다른 국가로의 확산 가능성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조 실장은 “(석유화학 업무에 관련해서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는 내용은)미국발 통상이 거의 80%에서 85% 정도”라면서 “직접적으로는 50% 정도 되고 나머지 절반 정도가 미국의 뭔가(정책)에 상호하기 위한 유럽, 중국 등 다른 나라들이 대응하면서 간접적으로 파생되는 부분”이라고 언급했다.

또한 “미국에서 벌어지는 일들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면서 “올해 (대통령)선거가 있고 이 선거가 상당히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벌어지고 있어 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글로벌 석유화학 밸류체인 전반에서 생산능력이 수요를 초과하는 가운데 중국은 글로벌 생산능력을 확장하고 점유율도 높여가고 있다. 중국은 2020년에서 2022년 주요 제품군별 글로벌 석유화학 증설 물량에서 50% 이상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미국은 한국 석유화학 수출에 대해 4번째로 수입규제를 많이 부과·조사하는 국가로, 대선을 앞두고 지난해 상반기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수입규제 건수가 총 118건으로 역대 최고치에 근접했다.

이런 가운데 조 통상연구실장은 과거 해리스 부통령은 현 정부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통상 정책을 계승하되 기후변화·노동·디지털 등 신통상 의제에 대해서는 보다 진보적인 입장을 취할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당선 시 ‘미국 우선주의’ 및 ‘고립주의’ 외교로 지정학적 갈등이 증폭될 것으로 봤다.

하지만 차기 대통령이 누가 되더라도 전통적인 무역장벽 제거, 자유로운 거래의 시대는 점차 막을 내릴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중국의 공급과잉 해소 전까지 미중 갈등은 지속되고 새로운 균형점을 찾기 전까지 통상질서는 장기간 표류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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