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엔진 소재가 침대 스프링에? 에이스 제친 시몬스의 1등 굳히기 전략
“신소재가 도입된 반영구 매트리스는 향후 100년을 선도할 또 한 번의 혁신입니다.”
안정호 시몬스 대표가 3일 경기 이천시 시몬스 팩토리움에서 열린 뷰티레스트 론칭 100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지난 7월 출시한 신제품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뷰티레스트는 1925년 미국 시몬스가 론칭한 인기 매트리스 콜렉션이다. 스프링을 개별 주머니로 감싸 흔들림을 줄인 포켓 스프링 기술이 적용된 게 특징이다. 안 대표는 “100년 전 기술 혁신으로 전 세계 사람들을 놀라게 했던 것처럼 이번엔 바나듐 소재 스프링으로 업계를 선도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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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제간 불붙은 침대 경쟁
지난해 ‘동생’ 시몬스에 1등을 뺏긴 ‘형’ 에이스침대는 올해 1위 탈환을 노린다. 고(故) 안유수 에이스침대 창업주는 1993년 미국 시몬스의 한국 법인 상표권을 인수해 2001년 차남 안정호 대표에게 경영권을 물려줬다. 장남 안성호 대표에겐 2002년 에이스침대 경영을 넘겨주며 형제간 경쟁이 시작됐다. 늘 업계 1위를 지키던 에이스침대는 지난해 깜짝 실적을 기록한 시몬스에 밀려 처음으로 2위로 내려왔다.
올해의 승부처는 프리미엄 라인업으로 꼽힌다. 에이스침대는 프리미엄 체험 매장 ‘에이스 스퀘어’를 늘리고 있다. 고급스러운 분위기에서 프리미엄 제품을 체험할 수 있는 에이스 스퀘어는 상반기 6곳에 문을 열었고 하반기엔 추가로 2곳이 더 생긴다. 에이스는 ‘침대는 과학’이라는 브랜드 마케팅을 강화해 고급 이미지 구축에도 힘쓰고 있다. 지난 2월 디지털 콘텐트 시리즈 ‘침대는 왜 과학일까’를 온라인에 공개했고 지난달엔 배우 박보검을 앞세운 새로운 광고를 공개했다.
공격적인 마케팅 이후 에이스침대는 올해 상반기 매출 1620억원, 영업이익 358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각각 12.3%, 52.9% 오른 수치다. 업계 관계자는 “시몬스는 신제품 출시로 성장세를 이어가려고 하고, 에이스침대는 고급화 전략으로 2년 연속 역성장했던 흐름을 반전시키려고 한다”며 “업계 1위를 두고 경쟁이 점점 더 치열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소비 시장이 양극화되는 상황에서 인지도가 높은 브랜드일수록 고가 시장을 선점할 것으로 분석한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침대 시장도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소비자와 프리미엄 제품 소비자로 나뉘고 있는 것”이라며 “시몬스, 에이스침대처럼 대중적 인지도가 높은 기업들은 고가 시장을 향하고 있고, 잘 알려지지 않은 신생 브랜드는 가성비 소비층을 향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오삼권 기자 oh.samg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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