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창호 후보 "포괄적 차별금지법 반대…진화론 과학적 증명 없어"
안창호 국가인권위원장 후보자가 3일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안 후보자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차별금지법 제정 찬반을 묻는 신장식 조국혁신당 의원의 질의에 “지금 형태로는 반대한다”고 말했다. 포괄적 차별금지법은 성별이나 장애, 성적 지향, 출신 국가 등을 이유로 불합리한 차별을 금지하는 내용으로 인권위가 2006년부터 국회에 제정하라고 권고해왔다. 안 후보자는 6월 출간한 저서 『왜 대한민국 헌법인가』에서 ‘차별금지법이 제정되면 공산주의 혁명에 이용될 우려가 있다’고 썼는데 신 의원이 “지금도 그렇게 생각하느냐”고 묻자 “우려는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안 후보자는 “차별금지법에 대해 많은 국민들이 반대하고 있다”며 “찬성과 반대를 같이 숙고하고 민주적인 절차와 방법에 따라 충분히 논의한 뒤 합리적 결론을 도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동성애에 대해 안 후보자는 “물론 자유지만, 그것으로 인해 적어도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줘선 안 된다”며 “합리적으로 비판할 자유는 보장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같은 책에서 “차별금지법이 도입되면 에이즈ㆍ항문암ㆍA형 간염 같은 질병 확산을 가져올 수 있다”고 쓴 것에 대해서도 “근거가 많이 있다”고 주장했다. 안 후보자는 “소수자 인권도 보호되면서도 다수자 인권이 침해되지 않는 국가가 인권 선진국”이라고 말했다.
안 후보자는 과거 강연에서 “진화론은 가설”이라고 발언한 것에 대해서도 “진화론에 대한 과학적 증명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기독교 신자인 안 후보자는 2021년 강연에서 “진화론은 가설에 불과하다. 배울 필요가 없다”고 주장했다. 안 후보자는 이날 청문회에서도 “진화론과 창조론은 과학적 근거보다는 믿음의 문제”라며 “학교에서 둘을 같이 가르치면 좋겠다”고 말했다.
야당은 “인권위원장이 될 자격이 없다”고 비판했다.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해외에서 인종차별적 발언에 대해 표현의 자유가 침해될 수 있음에도 금지하는 건 소수자의 입장이 존중되지 않기 때문”이라며 “법조인이나 종교인이 아니라 인권위원장이 되려고 이 자리에 오셨으면 인권에 대해서는 가장 민감하게 반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성회 민주당 의원은 “우리나라가 공산혁명이 가능한 구조냐. 공산주의자는 나올 수 있지만, 우리나라처럼 자유민주주의가 튼튼하게 자리 잡고 있는 나라에서 공산혁명이 된다고 하는 건 과도한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야당은 안 후보자가 뉴라이트 역사관을 갖고 있다고도 비판했다. 안 후보자는 “건국이 1919년인가, 1948년인가”라는 서미화 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1919년은 건국의 시작이지만 건국의 완성에 대해서는 많은 사람의 의견이 갈리고 있다”고 답했다. 이에 서 의원이 “뉴라이트 사관”이라고 지적하자 안 후보자는 “뉴라이트 사관이 뭔가. 저는 모른다”고 말했다.
여당은 역사관 검증이 과도하다고 지적했다. 배준영 국민의힘 의원은 “예전 미국 공산주의자 논란을 일으켰던 매카시즘 청문회도 아니고, 인민재판 회의장도 아니다”고 말했고, 정성국 국민의힘 의원도 “대통령실 상대로 (현안질의를) 할 때 맨날 나오는 단어 뉴라이트, 독도 지우기, 후쿠시마 오염수, 최근에 계엄령이 하나 더 포함됐다”고 말했다.
성지원 기자 sung.ji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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