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페이크 피해자가 남성, 가해자가 여성? 대체 무슨 일

지난달 여성긴급전화1366 충남센터가 공식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렸던 ‘딥페이크’ 관련 카드뉴스. 사진 여성긴급전화1366 충남센터 SNS 캡처

가정·성폭력 피해 여성을 지원하는 센터가 딥페이크 예방 차원에서 올린 게시물에서 남학생을 피해자로, 여학생을 가해자로 묘사해 논란이 일고 있다. 센터 측은 논란이 커지자 “딥페이크 피해자에 대한 성 인지 감수성이 부족했다”며 사과했다.

3일 여성긴급전화1366 충남센터는 공식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최근 본 센터에서 게시한 딥페이크 예방 카드뉴스로 인해 불편함을 느끼신 모든 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센터 측은 “이번 카드뉴스 논란에 대해 깊은 우려와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며 “이는 딥페이크 피해자에 대한 성 인지 감수성이 부족했던 점에서 비롯된 것으로, 이 부분에 대해 다시 한번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고 했다.

이어 “해당 논란이 발생한 후 즉시 카드뉴스 배포를 중단했으며 카드뉴스 제작에 더 세심하고 주의 깊게 검토하지 못한 점에 깊이 반성 중”이라며 “관련 직원에 대한 적절한 조치와 성 인지 교육 및 재발 방지 교육을 통해 이러한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를 계기로 여성긴급전화1366 충남센터는 딥페이크 피해자 보호와 지원에 더욱 신중을 기하며, 향후 발생할 수 있는 피해 예방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3일 여성긴급전화1366 충남센터가 SNS에 올린 사과문. 사진 여성긴급전화1366 충남센터 SNS 캡처

앞서 센터 측은 지난달 SNS에 ‘딥페이크 실태’라는 주제의 카드뉴스를 올렸다. 센터 측은 딥페이크에 관해 설명하고 ‘내 사진으로 딥페이크 성적 영상물을 발견했다면 여성긴급전화1366 충남센터나 충남 아동·청소년 지원센터로 연락달라’고 안내했다.

문제는 카드뉴스 속 일러스트였다. 일러스트에는 “내 얼굴이 왜 거기서 나와?”라는 문구와 함께 교복을 입은 한 남학생이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고개를 숙이고 있고, 뒤에서 여학생들이 휴대전화를 조작하고 있는 모습이 담겼다.

해당 카드뉴스를 본 일부 네티즌들은 피해자는 남학생으로, 가해자는 여학생으로 특정했다며 문제 삼았다. 비난이 커지자 센터 측은 문제가 된 카드뉴스를 삭제했다.

한편 여성가족부가 운영하는 여성긴급전화1366은 가정폭력·성폭력·성매매 피해 여성에 대한 긴급지원센터로, 전국 16개 시·도에서 운영되고 있다.

장구슬 기자 jang.guseul@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