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것은 촌스럽다?…유통가 사로잡은 '할매니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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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것은 세련되지 못하다고 여겨졌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할매니얼 세대는 단순히 옛것을 좋아하는 것이 아니라 옛것에 나만의 감성을 더해 내것으로 소화하면서 재해석하는 과정을 즐기는 것"이라면서 "할매니얼 트렌드를 지속적으로 이어가려면 식감이나 비주얼에 새로움을 제시하는 노력이 계속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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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차, 투썸플레이스 가을 키워드는 '할매니얼'
오래된 것은 세련되지 못하다고 여겨졌다. 하지만 이제는 아니다. 옛것이 '취향'으로 존중받고 오히려 '힙'하다고 느껴지는 시대다. 반짝 유행으로 그칠 것 같았던 유통가의 '할매니얼 트렌드'가 올해 가을에도 계속되는 배경이 여기에 있다.
할매니얼이란 할머니의 사투리인 '할매'와 '밀레니얼(1981~1996년 출생)'이 더해진 신조어. 옛날 감성이나 상품을 선호하는 젊은 세대를 일컫는다. 특히 식음료업계는 전통 재료를 활용해 익숙하면서도 새로운 맛을 구현함으로써 수년째 할매니얼의 입맛을 공략하는 중이다.
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공차코리아는 이날 가을을 맞아 전통 간식인 고구마를 활용한 '빠다 고구마 4종'을 출시했다. '빠다 고구마 크림 밀크티’, ‘빠다 고구마 밀크티+펄’, ‘빠다 고구마 크림 밀크’, ‘빠다 고구마 크림 스무디’ 등이다.
제철 고구마를 공차만의 스타일로 재해석한 것이 특징이다. 대표적으로 빠다 고구마 크림 밀크티의 경우 진한 블랙티와 달고 짠 매력의 솔티드 버터고구마를 블렌딩 한 음료다. 풍성한 타로폼과 바삭한 고구마칩을 즐긴 후 부드러운 밀크티를 섞어 먹으면 된다.
공차코리아 관계자는 “전통 식재료를 새롭게 재해석해 즐기는 할매니얼 트렌드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익숙하면서도 새로운 고구마 맛으로 MZ세대들의 입맛을 사로잡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앞서 투썸플레이스도 가을 시즌을 맞아 할매니얼의 입맛을 자극할 ‘우리 쌀 식혜’와 ‘우리 대추 수정과’를 출시한 바 있다. 식혜는 쌀 입자를 살려 꼭꼭 씹어마시는 재미가 있도록 했고 수정과에는 대추칩 토핑을 올렸다.
투썸플레이스는 지난 4월 가수 비비와의 콜라보레이션 제품으로 출시한 ‘달디단 밤양갱 라떼’가 밤양갱 토핑으로 큰 화제를 모으자, 전통 식재료를 재해석한 할매니얼 신제품을 다시 한번 선보이기로 했다.
투썸플레이스 관계자는 “전통적인 옛맛을 찾는 소비자가 지속 증가함에 따라 한국의 전통음료 하면 빼놓을 수 없는 식혜와 수정과를 투썸플레이스의 버전으로 선보이게 됐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하이트진로는 지난달 초 '블랙보리 누룽지'를 출시했다. 선조들이 커피 대신 마셨던 전통 후식 음료인 보리숭늉을 접목한 음료다. 누룽지 특유의 맛과 향을 최대한 살리면서도 카페인, 색소, 설탕을 일절 함유하지 않아 일상에서 커피나 물 대신 섭취하기 좋은 것도 특징이다.
하이트진로음료 관계자는 “보리숭늉은 기성세대에게 반가움과 익숙함을, MZ세대에게 신선함을 줄 수 있는 추억의 음료“라고 말했다.
할매니얼은 2020년 초반 확산하기 시작해 반짝 유행에 그칠 것 같았지만 여전히 카페, 편의점, 제과 등 식음료업계에서 건재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제는 단순 트렌드가 아닌 하나의 카테고리로 확장하는 분위기다.
약과, 흑임자, 인절미, 쑥, 팥 등 전통 식재료를 활용한 할매니얼 제품이 장기 흥행하는 이유는 뭘까. 바로 취향을 중시하는 시대상에 있다. 밀레니얼 세대는 대세보다는 나만의 취향을 따르며 오히려 힙하다고 느낀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할매니얼 세대는 단순히 옛것을 좋아하는 것이 아니라 옛것에 나만의 감성을 더해 내것으로 소화하면서 재해석하는 과정을 즐기는 것"이라면서 "할매니얼 트렌드를 지속적으로 이어가려면 식감이나 비주얼에 새로움을 제시하는 노력이 계속돼야 한다"고 말했다.
임온유 기자 io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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