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 끝’이 명품 한우 만든다 맛의 ‘한 끗’, 한우 품질 책임지는 손질

이다연 2024. 9. 3.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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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이 잔뜩 낀 한우가 보기에는 더 먹음직스럽고 예뻐보인다는 의견도 있는데, 이 지방이 고기맛을 망치는 주범이에요. 이런 부분을 돈 내고 사면 소비자 입장에서는 손해잖아요."

'칼 끝'으로 제거한 지방이 한우 맛의 '한 끗' 차이를 만들어낸다.

롯데백화점은 올 추석 최상의 한우 맛을 보장하기 위해 식감이나 풍미를 떨어뜨리는 지방 등을 제거하는 '정선' 프로세스에 집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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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경기도 안성에 위치한 안성마춤한우 가공장 내부 모습. 약 50명의 작업자들이 능숙한 손놀림으로 고기를 손질하거나 포장하고 있다.

“지방이 잔뜩 낀 한우가 보기에는 더 먹음직스럽고 예뻐보인다는 의견도 있는데, 이 지방이 고기맛을 망치는 주범이에요. 이런 부분을 돈 내고 사면 소비자 입장에서는 손해잖아요.”

‘칼 끝’으로 제거한 지방이 한우 맛의 ‘한 끗’ 차이를 만들어낸다. 롯데백화점은 올 추석 최상의 한우 맛을 보장하기 위해 식감이나 풍미를 떨어뜨리는 지방 등을 제거하는 ‘정선’ 프로세스에 집중하고 있다.

추석연휴를 약 2주 앞둔 3일, 롯데백화점의 대표 한우 협력사인 안성마춤한우 가공장을 찾았다. 인적은 드물었지만 배송 차와 트럭 등 다양한 운송차량이 오고 갔다. 흰 위생복과 장화, 마스크와 모자까지 갖춰 쓴 채 한우 가공장에 들어서니 실외와는 다르게 서늘한 바람이 불었다. 섭씨 12도, 70평 남짓한 작업실에서 약 50명의 작업자들이 능숙한 손놀림으로 고기를 손질하거나 포장하고 있었다.

롯데백화점이 특히 정선에 공을 들인 부위는 ‘등심’이다. 등심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인기 한우 부위 중 하나다. 명절 제사용 뿐만 아니라 가족 모임에서 구이로 즐기는 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되기 때문이다.

등심의 지방의 제거 비율은 일반적으로 20~30% 수준으로 알려져 있으나, 올 추석 롯데백화점 한우기프트는 떡심과 떡지방을 제거해 등심의 지방 제거 비율을 평균 35% 수준으로 높였다. 개체에 따라서는 40%까지 올라가기도 한다.

안성마춤한우 작업자들이 한우 등심의 지방을 제거하고 있다.


등심덧살과 떡심 등을 제거한 모습. 본래 등심의 무게는 10.4㎏였으나 지방 손질 후에는 약 6.7㎏로 재탄생했다.

이근학 안성마춤농협 공장장의 오랜 칼질 끝에 10.4㎏였던 등심은 지방이 제거된 6.7㎏로 재탄생했다. 가장 먼저 식감이 다소 덜한 주변부의 등심덧살을 걷어내고 단단한 힘줄인 일명 떡심을 제거했다. 이근학 공장장은 “타 유통업체의 경우 대부분 떡심을 제거하지 않고 팔지만, 요리에 쓰더라도 이러한 부분은 먹지 않고 버려지기 때문에 롯데백화점의 경우 과감히 걷어내는 방식을 택했다”고 말했다.

분주하게 돌아가는 작업장에서 묵직한 등심에 붙어있는 지방질을 꼼꼼히 제거하는 일은 쉽지만은 않다. 윤주섭 안성마춤축산물유통센터장은 “떡심 제거에 시간도 인력도 많이 들고 중량도 줄어 가격이 비싸지는 등 자사 입장에서 불리한 점이 많지만, 불필요한 부분을 걷어내고 최선의 맛을 보여주고자 차별화된 정선 방식을 고집하는 중”이라고 전했다.

육류의 신선도를 보장하는 산소치환 방식의 MAP방식으로 포장한 고기에 라벨을 붙인 모습.

15년째 롯데백화점과 거래를 이어가고 있는 안성마춤한우는 까다로운 과정을 거쳐 선정된 119개의 친환경 농가들에서 키운 소들만을 취급한다. 수십년 경력의 한우 전문가가 상주해 품질을 관리하고 있으며, 연간 1800t의 한우를 출하하는 최신 도축가공 시스템도 갖췄다. 육류제품은 상품에 따라 산소와 이산화탄소 가스를 8:2로 조합한 산소치환 방식의 ‘MAP방식’과 진공포장 방식으로 밀봉하는 ‘열성형수축포장’으로 육류의 신선도를 높이고 있다. 각각 2주, 40일간 신선함이 유지된다.

한편 이번 추석에 롯데백화점이 안성마춤과 합작해 선보인 세트는 총 두 가지다. 안성마춤한우 소포장 특선(38만원), 안성마춤한우 엄선세트(35만원)가 주인공이다. 정선의 진수가 담긴 1+등급의 등심과 함께 국거리와 불고기, 채끝과 안심이 각각 한 세트씩 구성되어 있다.

김효준 롯데백화점 미트팀 치프바이어는 “한우의 품질을 결정하는 요인에는 등급, 부위, 산지, 사양 등 다양한 요인이 있지만, 부위별로 얼마나 깔끔하게 정선하느냐에 따라서도 달라질 수 있을 거라고 판단해 3년 전부터 집중적으로 관리하고 있다”라며 “향후에도 좋은 품질의 한우를 선보일 수 있도록 다양한 관점에서 고민할 것”이라 포부를 밝혔다.

이다연 기자 id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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