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구금·고문 인정”… 42년 전 국보법 위반, 재심 무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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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국가단체 활동을 찬양하는 '반파쇼찬가'를 작성·보관했다는 이유로 수사기관에 불법 구금돼 고문 등 가혹행위를 당한 뒤 실형을 선고받았던 남성이 42년만에 재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다.
재판부는 그러면서 "증인 B씨 진술조서 등 나머지 증거들에 따르면 A씨가 반파쇼 찬가를 작성한 사실은 인정되나 이러한 행위가 국가 존립·안전이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실질적 해악을 미칠 구체적이고 명백한 위험성이 있다고 보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도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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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국가단체 활동을 찬양하는 ‘반파쇼찬가’를 작성·보관했다는 이유로 수사기관에 불법 구금돼 고문 등 가혹행위를 당한 뒤 실형을 선고받았던 남성이 42년만에 재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다.
대구지법 형사1부(오덕식 부장판사)는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징역 10개월 및 자격정지 2년을 선고받았던 A씨(66·사망)의 배우자가 청구한 재심에서 원심 판결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했다고 3일 밝혔다.
A씨는 1981년 5월 경북 경산에 거주하는 친구 B씨 집에서 1980년 5·18광주민주화운동은 정부의 탄압으로 실패했다고 비판하고, 같은 상황이 발생할 경우 민중봉기를 일으키는 데 사용할 목적 등으로 정권 비판 내용을 담은 ‘반파쇼 찬가’를 노트에 작성·보관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검사는 대학가의 데모 등이 확산할 경우 A씨가 반파쇼 찬가를 민중봉기를 일으키는 데 사용함으로써 반국가단체인 북한 공산집단의 반정부활동을 이롭게할 목적으로 범행했다는 주장을 펼쳤다.
1982년 1월 26일 1심 재판부는 피고인의 법정 진술과 피고인에 대한 경찰·검찰 신문조서 등을 근거로 검찰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고 징역 10월 및 자격정지 2년을 선고했다.
이에 피고인과 검찰 모두 항소했지만 2심 재판부는 1982년 5월 양측 항소를 모두 기각했다. 이후 A씨가 상고를 포기하면서 1심 형이 그대로 확정됐다.
하지만 지난해 6월 A씨 유족은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 조사 등을 근거로 당시 수사관들이 피고인을 불법으로 잡아 가둔 뒤 진술을 강요하고 고문 등의 가혹행위를 저지른 사실이 증명됐다며 재심을 청구했다.
재심 재판부도 과거사정리위원회 조사 결과 등을 토대로 구속영장이 발부·집행되기 전 A씨가 경찰서에 불법 구금된 사실과 수사관들이 범죄사실 시인을 강요하며 고문 행위를 한 점을 인정했다. 이에 따라 원심에서 유죄의 증거로 삼은 수사기관 신문조서와 피고인 자술서·진술서 등은 증거능력이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그러면서 “증인 B씨 진술조서 등 나머지 증거들에 따르면 A씨가 반파쇼 찬가를 작성한 사실은 인정되나 이러한 행위가 국가 존립·안전이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실질적 해악을 미칠 구체적이고 명백한 위험성이 있다고 보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도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황민주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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