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효 "트럼프, 北에 대한 기대치 낮아져…'스몰 딜' 재현 없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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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진하게 스몰 딜 안 할 것"
김 차장은 이날 서울 종로구 세종연구소에서 개최된 세종열린포럼에서 "트럼프는 자신이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과 가깝다며 대선 캠페인 중에 이야기하지만, 2019년 2월 하노이 노딜을 겪고 나서 본인과 참모진 모두 북한 정권에 대한 기대치가 상당히 낮아졌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차장은 그러면서 "과거처럼 순진하게 있던 것(핵) 동결과 추가적인 미국의 보상이라는 스몰 딜을 재현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트럼프 진영이 '학습 효과'를 얻은 만큼 북한의 핵 보유를 사실상 용인하는 합의를 시도하진 않을 것이란 뜻으로 읽힌다. 다만 트럼프 1기 때도 우려는 많았지만, 실제 스몰 딜이 이뤄지지는 않았다. 하노이에서 정상회담이 결렬된 것도 김정은이 영변 핵시설 외에는 추가로 포기하지 않겠다고 버텼기 때문이다.
김 차장은 "트럼프는 북한과 정상회담은 반드시 욕심낼 것"이라며 "김정은은 그런 트럼프의 쇼맨십을 활용해 '통미봉남' 전략을 구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정은이 정상회담부터 해서 협상의 물꼬를 트는 '탑 다운' 방식을 선호하는 트럼프의 심리를 활용해 한국을 배제하고 북·미 간 직거래를 시도할 거란 취지다.
김 차장은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15일 광복절 경축사에서 밝힌 '8.15 통일 독트린'에 대해서도 "윤석열 정부의 통일 역량 강화 노력에는 미국의 어떤 행정부가 들어서든 협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북한 미사일 경보 정보 실시간 공유 체계 등 한·미·일 캠프 데이비드 합의의 성과는 지속해서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집권 시 요구 늘어날 것"
김 차장은 이날 미국 대선과 관련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캠프와 트럼프 캠프의 대외 정책 기조와 국내 이슈에 대한 접근법 등을 소상히 설명했다. 현직 대통령실 외교안보라인의 최고위급 당국자가 동맹국 대선 상황에 대한 자신의 관점을 공개 석상에서 밝히는 경우는 흔치 않다.
김 차장은 "트럼프는 동맹의 이익이 미국의 이익을 해칠 수 있기 때문에 동맹도 철저하게 책임지고 비용을 분담해야 한다는 미국 중심주의적인 접근을 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 대중 정책과 관련해선 "대부분 중국 상품에 대한 관세 부과, 전면적 제재 노선의 포괄적 이행 등 완전한 디커플링(decoupling) 노선을 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한국을 향해서도 "대중 경제 제재 동참, 인태지역 전반에 대한 분명한 입장 표명과 기여를 요구할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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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스, 한국 끈끈한 동반자로 여겨"
김 차장은 해리스 캠프에 대해선 "실용주의에 기반한 규범 기반의 국제질서를 함께 만드는 끈끈한 동반자로서 한국을 바라본다"고 분석했다. 이어 "해리스는 동맹의 이익 증진도 미국의 목표 중 하나라고 생각하며 갈등이 있더라도 동맹과 이익을 나눠 갖고 적대국·경쟁국의 이익을 상대적으로 견제하는 연대 방식을 택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대중 정책에 있어선 "바이든의 디리스킹(derisking) 전략을 정교하게 구사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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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일마' 논란엔 "가짜뉴스 조장"
한편 김 차장은 논란이 됐던 자신의 "중요한 건 일본의 마음", 이른바 '중일마' 발언(지난달 16일, KBS 인터뷰)에 대해서도 이날 재차 해명했다.
그는 "중요한 건 일본의 마음을 파악하고 잘 다스리는 것이라는 앞뒤 맥락이 있는데 제가 말을 짧게 끊어가자 가짜뉴스를 만들고 싶어하는 사람들에게 빌미가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취지를 설명했는데도 왜곡하고 싶은대로 문제를 풀어간다"며 "가짜뉴스, 친일 프레임을 통해 반일을 조장하고 싶어하는 정치적인 의도가 깔려있다"고 반발했다.
김 차장은 이어 "과거 담론과 증오 정치를 통해 지지층을 결집하고 정치적 혜택을 누리고 싶어하는 것"이라며 "대한민국의 미래가 어떻게 되든 본인의 이익이 충족되면 끝이라는 발상이 깔린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현주 기자 park.hyunj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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