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표 사업 중단 되자…개딸 "김동연 경기지사 국감해야"

김정재 2024. 9. 3.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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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연 지사의 국정감사를 요청하는 글. 재명이네 마을 캡처


“김동연 지사에 대한 국정감사 청원 동의 부탁드립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팬 커뮤니티 ‘재명이네 마을’에 지난달 25일 올라온 게시글의 일부다. 최근 이 대표 지지층의 커뮤니티에선 “김동연 경기지사를 국정감사 해달라”는 주장이 부쩍 늘고 있다. 5년 전부터 추진되던 경기도의 K컬처밸리 사업의 계약이 지난 6월 28일 돌연 해지됐다는 이유에서다. 국회 청원게시판에 올라온 ‘경기도의 K컬처밸리 사업 계약 일방 해지 관련 국정감사 요청 청원’은 3일 오후 3시 기준 5만888명을 기록했다. 김 지사가 ‘이재명 지우기’에 나섰다고 여기는 이 대표 지지자가 대거 참여했다는 것이 정치권의 시각이다.

K컬처밸리 사업은 경기 고양시에 약 2조 원을 들여 ▶K팝 전문 공연장 ▶스튜디오 ▶테마파크 ▶상업·숙박·관광 시설 등을 조성하는 대형 공사다. 이 대표가 경기지사를 지내던 2019년 경기도-고양시-CJ라이브시티가 3자 협약을 맺었고, 2024년 6월 완공을 목표로 2020년부터 본격 추진됐다.

하지만 6월 30일 경기도가 “8년간 전체 공정률은 총 사업비 대비 약 3%에 불과한 실정”이라며 CJ측의 사업 의지를 문제 삼아 협약을 일방적으로 해지하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지역경제 위축 등을 우려한 반발이 거세지자 김 지사는 3일 경기도의회에 출석해 “향후 공영개발 속에 민간이 참여하든, 민간이 주도로 참여하든 모든 것을 열어 놓고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K컬쳐밸리 사업 해지 관련 청원이 5만 명 이상의 동의를 얻었기 때문에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는 조만간 본회의 심의·의결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민주당 관계자는 “김 지사와 민주당의 소통이 부족한 측면이 있다”며 “상임위에서 관련 내용을 면밀히 들여다볼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지난 6월 3일 서울 여의도 국회 더불어민주당 대표실에서 이재명 대표를 만나 악수를 나누고 있다. 사진 경기도


별도로 친명계 내부에선 김 지사의 최근 행보에 대한 불만도 커지고 있다. 경기도의 한 의원은 통화에서 “김 지사가 도정은 내팽개치고 중앙 정치에 지나치게 관심을 보인다”며 “지사직을 대권행보에 이용하는 모습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김 지사가 지난달 26일 친문계 핵심 전해철 전 의원을 도정자문위원장에 위촉하는 등 친노·친문계 인사들을 적극적으로 영입하며 세를 불리고 있다는 것이 친명계의 해석이다. 김 지사가 올해 경남 봉하마을을 세 번 방문한 것에 대해서도 “과도하다”는 입장이다.

김 지사는 최근 중앙 정치 맞춤형 메시지도 적극적으로 내놓고 있다. 그는 1일 검찰이 문재인 전 대통령을 피의자로 적시한 것을 두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전직 대통령을 욕보이겠다는 치졸한 발상에 기가 찬다”고 비판하는가 하면 지난달 31일 봉하마을 방문에서는 “국민들의 불만과 분노지수가 점점 올라가 임계점을 넘어서면 대한민국 헌정사에 불행한 일이 생길 수 있다”고 윤석열 대통령을 직격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와 부인 정우영 여사가 지난 3월 5일 오후 경남 양산시 하북면 평산마을 문재인 전 대통령 사저에서 문 전 대통령, 김정숙 여사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 경기도


당 일각에서는 김 지사를 대선주자 후보군으로 인정하고 보호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한 초선 의원은 중앙일보에 “김 지사는 이미지가 크게 소모되지 않은 우리 당의 미래 자산”이라며 “여러 명의 주자가 경쟁하는 구도가 이 대표에게 나쁠 것이 없다”고 말했다.

김정재 기자 kim.jeongj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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