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文 전 사위 의혹 꺼낸 곽상도 "여태 수사 안 끝난게 난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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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1월 의혹 제기
"여태 수사가 끝나지 않은 게 난센스다." 문재인 전 대통령 사위였던 서모(44)씨의 타이이스타젯 특혜 채용 의혹을 처음 제기한 곽상도 전 국민의힘 의원은 3일 중앙일보와 전화 인터뷰에서 "대통령이 사적인 이익을 추구하기 위해 관직을 팔아먹은 사건"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곽 전 의원은 전주지검 형사3부(부장 한연규)가 현재 수사 중인 '서씨 특채 혐의 등 전직 대통령 태국 이주 부정 지원 사건'을 2019년 1월 처음 '공론의 장'으로 끌어냈다.
국민의힘 이스타항공 비리 진상 규명 태스크포스(TF)는 2020년 9월 당시 문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 이상직 국회의원을 뇌물죄 등으로 검찰에 고발했다. '이스타항공 창업주인 이 전 의원이 2018년 3월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중진공) 이사장에 임명된 것과 같은 해 7월 항공업 경력이 전무한 서씨가 이 의원이 실소유주인 타이이스타젯(태국 저비용 항공사) 전무로 취업한 것 사이에 대가성이 있지 않으냐'는 의혹을 제기하면서다. 당시 TF 위원장을 맡았던 곽 전 의원은 화천대유 직원이었던 아들의 50억 원 퇴직금 논란으로 탈당 후 2021년 11월 의원직을 사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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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정치 보복"…곽 "전부 거짓말"
곽 전 의원은 "정치 보복" "먼지털기식 수사"라는 야당 주장에 대해 "처음 문제를 제기했을 때 정부와 여당(더불어민주당)에선 이낙연 총리 등이 '타이이스타젯과 이스타항공은 서로 관련이 없다'고 해명했는데 지금 전부 거짓말로 밝혀졌다"고 주장했다. 실제 전주지법 형사11부(부장 노종찬)는 지난 1월 24일 특경법상 배임 혐의로 기소된 이 전 의원과 박석호 타이이스타젯 대표에게 각각 징역 2년과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하면서 "이 전 의원이 타이이스타젯을 설립했다"고 판시했다.
검찰 안팎에선 "곽상도가 사실상 수사를 다 했다"는 말이 나온다. 검사 출신인 곽 전 의원은 "당시 수사 대상이 현직 대통령이다 보니 검찰이 수사를 안 하려고 엄청 몸부림쳤다"며 "(고발인 신분으로) 전주지검에 두 번 갔는데, 처음 갔을 땐 부장검사만 만났고 두 번째엔 문전박대를 당해 민원실에 서류만 내고 왔다"고 했다. 문재인 정권 차원에서 수사를 뭉갰다는 게 곽 전 의원 생각이다.
그는 "2019년 3월 감사원에 공익 감사를 청구했는데 같은 해 6월 '안 하겠다'고 통보했다"며 "기관들이 서로 뺑뺑이를 돌리니 이 사건을 수사하게 하려고 혼자서 북 치고 장구 치고 별짓 다 했다"고 말했다. 곽 전 의원은 그러면서 "태국에 가서 박석호 대표를 만나 '이상직이 서씨를 취업시키라고 지시했다'는 녹취와 회사 등기부 등 이스타항공과 타이이스타젯 관계를 뒷받침하는 자료를 다 찾아 고발장을 만들어 전주지검에 이상직을 갖다 바쳤는데 늑장 수사를 했다"며 "이후 검찰이 찾은 자료를 내가 들여다볼 수 있었으면 진작 결론 냈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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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뇌물죄 의문의 여지 없다"
곽 전 의원은 "내가 외려 (전 정권에서) 정치 보복을 당했다"고 말했다. 그는 "2019년 1월 의혹 제기 후 문 대통령이 같은 해 3월 김학의 사건에 내가 연루됐다며 수사하라고 지시해 같은 해 4월 출범한 수사단에서 석 달간 수사를 받았는데, 결국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고 했다. 민주당이 2019년 2월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 등으로 고발한 사건도 지난해 무혐의 처리됐다고 한다.
곽 전 의원은 '문 전 대통령이 뇌물수수 혐의로 기소될 것으로 보냐'는 물음에 "의문의 여지가 별로 없다"며 "직무 관련성이 100% 인정될 수밖에 없다"고 했다. 문 전 대통령이 딸 다혜씨에게 계속 생계비를 지원해 줘 부녀가 '경제 공동체'였다는 점, 중진공 이사장에 임명된 이 전 의원이 임명권자인 대통령 사위를 자기 회사에 취업시킨 점 등을 근거로 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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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충성심 아는 이원석·한동훈이 수사 뭉갰을 수도"
문 전 대통령에 대한 조사 시점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곽 전 의원은 이번 수사의 남은 변수로 윤 대통령을 꼽았다. 곽 전 의원은 "문통에게는 가장 충신이 아마 윤 후보였을 거예요" 등 2022년 2월 최재영 목사와 김건희 여사가 주고받은 카톡 메시지를 거론하며 "공개된 문자 중 문재인에게 윤 대통령 부부만 충성을 다한다는 취지의 얘기를 나눈 게 있다"며 "문 전 대통령에 대한 윤 대통령의 충성심이 정부가 출범한 지 2년 동안 수사를 뭉갠 원인 아니겠냐"고 추정했다.
그는 이어 "이원석 검찰총장과 한동훈 전 법무부 장관(국민의힘 대표)이 윤 대통령의 이런 초창기 의중을 알고 수사를 못 하게 했던 게 아닌지 의심이 든다"며 "올해 안에 수사가 끝나느냐, 안 끝나느냐는 윤 대통령 의중이 변수"라고 했다.
전주=김준희 기자 kim.jun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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