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로 활 잡고 턱으로 발사…양팔 없는 궁수 '인간 승리 금메달'
2024 파리 패럴림픽(장애인 선수들의 올림픽) 양궁에서 양팔 대신 발로 활을 쏘는 선수들이 큰 격려를 받고 있다. 이 방식을 세계 최초로 시작한 미국의 맷 스터츠만(41)은 지난 2일(한국시간) 대회 신기록과 동시에 개인전 금메달을 차지했다.
스터츠만은 결승전에서 과녁 정중앙인 X텐을 6발 맞추는 등 총 149점을 기록해 패럴림픽 신기록을 썼다. 그는 금메달이 확정되자 머리에 쓰고 있던 모자를 발로 벗고, 관중들의 기립박수에 발가락을 움직이며 화답했다. 스터츠만은 "양궁은 내 인생을 완전히 바꿔놨다. 이 전통을 이어갈 놀라운 양팔 없는 궁사들이 있다. 이제 그들이 빛날 차례"라고 소감을 밝혔다.
태어날 때부터 양팔이 없던 스터츠만은 활을 쏘기 위한 자세와 장비와 직접 개발했다. 우선, 양쪽 다리가 있지만 휠체어에 앉는다. 발로 쏘기 때문이다. 발가락으로 화살을 들어 활에 끼우고 상체를 숙여 어깨에 고정하면 준비 자세가 된다. 조준은 비장애인 선수가 손으로 잡는 활 중간 부분에 발을 댄 뒤 쭉 밀어 시위를 당기면 된다. 마지막으로 입과 턱을 움직여 스위치를 눌러 발사한다.
이번 대회에서 이 방법을 채택한 선수는 단 3명. 하체 근력과 집중력이 받쳐줘야 가능하다고 한다. 이 중 유일한 여자 선수인 인도의 시탈 데비(17)도 X텐을 쏘는 등 성과를 냈다. 데비 역시 선천적으로 팔, 다리가 짧게 발달하는 희소 질환이 있다. 데비는 경기 직후 "국가대표가 되기까지 부정적인 것들은 무시하고 목표에만 집중했다"면서 "내가 할 수 있으면 당신도 할 수 있다"고 밝혔다.
김철웅 기자 kim.chulwo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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