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당 몇평이고"…'재벌집' 회장님 그 집, 39년 만에 대문 열린다

위성욱 2024. 9. 3. 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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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부산시장 관사 리모델링 후 모습. 사진 권성훈 작가

JTBC ‘재벌집 막내아들’ 등 여러 드라마와 영화 속에 자주 등장했던 옛 부산시장 관사가 39년 만에 완전히 시민 품으로 돌아간다.

부산시는 옛 부산시장 관사를 도심에서 문화와 휴식을 즐길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으로 새롭게 바꿔 오는 9월 말 공개한다고 3일 밝혔다.

‘지방 청와대’로 불렸던 옛 부산시장 관사는 수영구 남천동 황령산 기슭에 자리 잡고 있다. 1985년 전두환 전 대통령 지시로 대통령 별장 용도로 지었다. 고 김중업 건축가가 설계한 부산시장 관사는 짓는 데 41억 5700만원이 투입됐다. 관사 앞으로는 탁 트인 광안리 바다와 부산 랜드마크인 광안대교가 한눈에 펼쳐지고, 뒤로는 황령산 자락이 감싸고 있는 배산임수 지형이다. 건물 외관도 고풍스럽지만, 부지 1만 8015㎡(연면적 2437㎡) 넓다. 나무만 2만3000여 그루를 심었다. 이런 장점 때문에 드라마·영화 촬영 장소로 인기다. 지금까지 드라마 등 10여편을 이곳에서 촬영했다.

옛 관사는 1996년까지 3년간 부산민속관으로 개방했지만 1998년부터 다시 시장 공관과 행사장으로 활용됐다. 2004년 ‘부산시 열린 행사장’으로 일부 공간이 공개됐지만, 범위가 한정됐다. 그동안 시장 12명이 관사에 거주했다. 그러나 박형준 부산시장은 관사에 들어가지 않았다. 대신 “관사를 부산 시민의 품으로 완전히 돌려드리겠다”고 약속했다. 지난 7월부터 리모델링을 거쳐 9월 말 새 이름으로 시민과 만나게 됐다. 옛 관사 공식 명칭 등은 향후 공개된다.

옛 부산시장 관사. 송봉근 기자
옛 부산시장 관사 리모델링 후 모습. 사진 권성훈 작가

기존 관사는 육중한 무게의 철제 대문을 지나 숲 사이로 난 길을 따라 올라가면 만날 수 있다. 드라마나 영화에 자주 나오던 건물이다. 본관과 관리동·산책로·잔디정원·쉼터·연못 등이 있었다. 특히 본관은 1층 시장 관사, 2층은 ‘귀빈 전용 공간’이 자리해 일반인 접근이 어려웠다. 9월 말 공개되는 곳은 시민을 위한 열린 복합문화공간이라는 취지에 걸맞게 1층은 카페와 라운지·공유오피스가 들어선다. 2층은 다목적 공간과 소회의실, 야외 테크로 구성된다. 1층과 2층 연결 공간에는 계단식 강연장, 야외는 산책로와 산보하기 좋은 ‘생활정원’ 등 숲으로 구성돼 도심 속 여유를 만끽할 수 있는 휴식 공간이 될 것으로 보인다.

부산시는 옛 부산시장 관사 완전 개방과 함께 과거와 현재에 이르는 변화 과정을 한눈에 알 수 있는 건축 공간 해설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다. 또 계단식 강연장에서는 재즈 클럽 공연, 가수와 클래식 연주자의 토요 앙상블, 명사 특강 등을 계획하고 있다. 야외 행사장인 생활정원에서는 어쿠스틱 공연 등 다양한 하우스 콘서트도 열 계획이다. 시민을 대상으로 교육·문화·힐링 등을 주제로 한 행사도 기획하고 있다.

옛 부산시장 관사 리모델링 후 모습. 사진 권성훈 작가

부산시 관계자는 “9월 말 새롭게 공개되는 옛 부산시장 관사는 건축적 가치는 보존하면서도 현대적이고 혁신적인 변화를 시도했다”며 “문화역서울284, 노들섬, 영국 테이트 모던 미술관, 일본 스즈키 뮤지엄 등 국내외서 주목받는 건축물의 우수 사례도 연구해 반영한 만큼 시민이 만족하는 공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위성욱 기자 we.sung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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