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오쩌둥 비판’ 中예술가 가오전 구금…징역형 위기

가오 형제의 작품 '마오의 참회'. 양갤러리 페이스북

중국 문화대혁명(1966∼1976)과 마오쩌둥을 비판하는 작품으로 세계적 명성을 얻은 중국 예술가 가오전(가오션·68)이 중국에 구금됐다.

3일 미국 뉴욕타임스(NYT)와 대만 중앙통신에 따르면 가오전의 동생이자 예술적 동반자인 가오창(62)은 이날 이메일을 통해 “(허베이성) 싼허시 경찰 약 30명이 지난달 26일 작업실에 들이닥쳐 형에게 휴대전화를 달라고 요구했고 거절하자 수갑을 채워 체포했다”고 밝혔다.

2년 전 미국 영주권을 취득해 뉴욕으로 건너간 가오전은 부인 및 아들과 함께 친척들을 만나기 위해 중국을 방문 중이었고 3일 미국행 비행기를 탈 계획이었다. 그에게는 최대 징역 3년형을 선고받을 수 있는 혁명열사 모독 혐의가 적용됐다. 구치소에 다녀온 취전훙 변호사는 “상황이 낙관적이지 않다”고 전했다.

중국은 2018년부터 영웅과 열사의 명예를 해치는 것을 금지하는 ‘영웅열사보호법’을 시행하고 있다. 2021년 법 개정을 통해 처벌 조항을 추가했다.

경찰들은 작업실에서 가오 형제의 작품을 촬영하고 10여년 전 제작된 작품 몇 점도 압수했다. 가오 형제는 ‘미스 마오’ ‘기독교도 총살’ ‘마오의 참회’ 등 마오쩌둥과 문화대혁명을 비판하는 작품을 제작했다. 가오 형제의 아버지는 노동자였지만, 문화대혁명 때 반동으로 몰린 뒤 끌려가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오창은 “형이 구금된 이후 심한 우울증에 시달렸고 잠도 제대로 못 잤다”며 “작품이 만들어진 것은 법이 시행되기 훨씬 전인데, 경찰이 왜 지금 체포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독일에 거주하는 예술가 랴오이위는 페이스북에 “가오전에게 중국에 돌아가지 말라고 거듭 경고했지만, 실제 이런 일이 일어날 줄은 몰랐다”면서 “‘반정부·반체제 전과’가 있는 예술가와 작가 등은 시진핑 체제에서 죽을 작정이 아니라면 중국으로 돌아가지 말라”고 말했다.

베이징=송세영 특파원 sysoh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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