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행보에 ‘대칭 전력’으로 떠오른 자폭 드론…한국도 폴란드산 연내 구입
군 당국이 올해 폴란드산 자폭형 무인기(드론) 수백대를 도입하기로 하고 계약 절차에 착수했다. 북한이 최근 자폭 드론 대량 생산 의지를밝히며 대남 공격 의지를 드러내자 한국 역시 신속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본 것이다.
3일 군 당국에 따르면 폴란드산이 명시되진 않았지만 자폭 드론의 해외 구매를 골자로 하는 의뢰서가 지난달 말 방위사업청에 접수됐다. 군 관계자는 “연내 납품 완료를 목표로 하고 있다”며 “군이 요구한 사양과 실전 검증 수준을 보면 사실상 폴란드산 드론을 염두에 둔 것”이라고 말했다. 국방부 관계자 역시 “폴란드산 드론은 실전에서 다수 운용돼 성능이 검증됐다”며 “충분한 생산능력으로 신속하게 도입할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 우리 군이 활용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해당 의뢰서엔 약 150억원을 들여 200대를 약간 밑도는 규모로, 자폭 드론을 구매하려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고 한다. 다만 최종 납품 규모와 비용은 실제 계약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게 군 당국의 설명이다.
군 당국이 이처럼 ‘연내’라는 시점을 목표로 삼고 자폭 드론 구매에 속도를 내는 건 북한의 행보와 무관치 않다. 앞서 북한 노동신문은 지난달 24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국방과학원 무인기연구소 현지 지도 소식을 전하면서 처음으로 자폭 드론을 공개했다. 그러면서 러시아·이란제 드론과 닮은 이들 무인기가 한국 전차 K2 모형을 타격하는 장면도 함께 보도했다.
자폭 드론을 방사포, 탄도미사일과 같은 재래식 무기로 활용하겠다는 북한의 의도다. 군 관계자는 “우리도 하루 빨리 자폭 드론을 대거 배치해 북한의 위협에 맞서는 ‘대칭 전력’으로 내세워야 한다는 의견이 내부적으로 제기됐다”고 말했다.
당초 군 당국이 예상한 자폭 드론 배치 시점은 내년 이후였다. 이와 관련, 지난 6월 신원식 당시 국방부 장관은 폴란드에서 열린 코시니악-카미슈 국방장관의 회담에서 폴란드산 자폭 드론 도입을 논의했다. 이어 지난 7월에는 국방부, 방위사업청, 드론작전사령부 관계자 등으로 구성된 대표단이 폴란드로 가 자폭 드론의 성능과 한반도 전장 적합성 등을 직접 살펴보기도 했다.
도입이 유력하게 거론되는 기종은 폴란드의 소형 자폭드론 ‘워메이트’다. 워메이트는 지난 4월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이동식 레이더 기지를 파괴할 때 이미 성능이 검증됐다. 국방부 관계자는 “드론은 값싼 비용으로 고가의 장비를 타격 가능한 게임체인저로, 이제 현대전에서는 없어서는 안 될 필수 전력으로 자리 잡았다”며 “국방부와 관련기관은 드론 전력을 강화하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근평 기자 lee.keunp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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