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X이어 스타링크도 차단 가능성…"면허 취소할 수도"
브라질과 테슬라 CEO 일론 머스크 간의 다툼이 한층 확대될 조짐이다. 브라질 당국이 머스크가 소유하고 있는 소셜미디어 플랫폼 엑스(X·옛 트위터)에 이어 스페이스X의 위성 인터넷 서비스 '스타링크'를 차단할 수 있다고 밝히면서다. 스타링크는 머스크가 인터넷 인프라가 낙후된 지역에 저렴하게 제공하겠다며 출범한 사업이다.
앞서 브라질 사법부는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오전 0시를 기점으로 X를 차단하라고 밝혔으나, 스타링크 측은 접속 차단 명령을 따르지 않고 있다. 2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브라질의 방송통신 감독기관 아나텔(Anatel)이 브라질의 모든 통신사를 대상으로 X 차단 여부를 조사하고 있는데, 스타링크는 법원의 명령을 따르지 않겠다고 밝힌 유일한 회사라고 공개했다.
로이터는 아나텔의 고위 관계자를 인용해 스타링크가 규정을 준수하지 않을 경우 브라질 내 운영 허가가 취소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브라질 매체 G1도 이런 상황이 이어지면 스타링크가 제재 대상이 될 수 있으며, 당국이 브라질에서의 운영 면허를 취소할 수 있다고 전했다.
"가짜뉴스 책임져야" vs "표현의 자유 침해"
X에 벌금을 부과한 모라이스 대법관은 지난달 28일 24시간 내로 브라질 법률 대리인을 선임하라고 명령했지만, X는 이를 따르지 않았다. 지금까지 X에 누적된 벌금은 1835만 헤알(약 43억6000만원)에 이른다. 이에 법원은 아나텔에 X 차단과 가상 사설망(VPN)을 통해 X에 우회 접속할 경우 5만 헤알(약 1200만원)의 벌금을 부과하도록 명령했다.
현지 매체들은 이날 브라질 연방대법원 1부 재판부가 만장일치로 X 차단 결정에 찬성했다고 전했다. 브라질 연방대법원은 같은 부 대법관의 결정을 검토해 동의 또는 부동의를 표명할 수 있다. 매체에 따르면 결정에 동의한 대법관들은 "표현의 자유는 책임의 의무와 연결되는 기본 권리"라며 머스크가 "민주사회라면 자리 잡을 수 없는 공격의 자유를 표현의 자유와 혼동한다"고 비판했다.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브라질 대통령도 전날 CNN 인터뷰에서 "머스크가 부자라는 이유만으로 국제사회가 그의 극우 이데올로기를 참을 수 없다는 중요한 신호를 (브라질 사법부가) 보냈다"고 말했다.
반면 X는 브라질 대법원이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머스크는 법원의 결정이 정치적 동기에 의한 검열 조치라며 "표현의 자유는 민주주의 근간이며 브라질의 선출되지 않은 판사가 정치적 목적으로 이를 파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브라질 법원은 X가 내지 않은 벌금을 스타링크가 책임져야 한다고 스타링크의 계좌를 동결하는 처분을 내렸다. 이날 아나텔은 스타링크가 브라질 은행 계좌 동결이 풀릴 때까지 X 서비스를 중단하지 않겠다고 통보했다고 로이터에 전했다. 스타링크는 법원 명령에 반발해 브라질 이용자들에 무료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머스크는 이날 X에 "모라이스 대법관은 취임 선서 위반으로 탄핵당해야 한다", "범죄자는 감옥으로 가야 한다"며 비난 수위를 높였다. 또 "브라질 정부가 X와 스페이스X의 불법 압류한 자산을 반환하지 않으면 우리도 정부 자산에 대해 상호 압류를 요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장윤서 기자 chang.yoonseo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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