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낮추고‧혜택 늘리고…현대차, 전기차 포비아 극복 '안간힘'

박영국 2024. 9. 3.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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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력 전기차 3종 '가성비' 트림 내놓고 통합 케어 프로그램 출시
캐스퍼 일렉트릭 배터리 잔존가치 선반영 리스 상품으로 가격장벽 낮춰
전기차 안심점검 캠페인, 배터리 안전 기술 공개 등으로 불안 해소
정비사가 현대차 아이오닉 5 차량을 점검하고 있다. ⓒ현대자동차

현대자동차가 전기차 고객 모시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전기차 화재 위험성이 부각되며 발발한 이른바 ‘전기차 포비아(공포증)’이 시장 침체로 이어지지 않도록 전력을 다하는 모습이다.

현대차는 3일 아이오닉 5, 아이오닉 6, 코나 일렉트릭의 ‘E-Value +(이-밸류 플러스) 트림’을 출시하는 한편, 이들 세 차종을 대상으로 하는 통합 케어 프로그램 ‘EV 에브리(EVery) 케어 +(플러스)’를 내놨다.

E-Value + 트림은 전기차 구매 접근성을 제고하기 위해 현대차에서 새롭게 준비한 엔트리 트림이다. 일부 사양을 슬림화해 실구매가격을 3000만원대까지 낮췄다.

스탠다드(기본형) 모델과 동일한 배터리를 탑재해 아이오닉 5 368km, 아이오닉 6 367km, 코나 일렉트릭 311km의 1회 충전 주행가능거리를 확보하는 등 전기차의 기본 성능에 충실한 실속형 모델이다.

E-Value + 트림을 반영한 각 모델 별 판매 시작가격은 ▲코나 일렉트릭 4142만원 ▲아이오닉 5 4700만원 ▲아이오닉 6 4695만원이다. 여기에 정부 및 지자체 보조금을 적용하면 실 구매가격은 3000만원 대로 내려간다.

현대차 전기차 3종 'E-Value + 트림'. ⓒ현대자동차

이날 현대차가 내놓은 EV 에브리 케어 +는 전기차 구매부터 매각까지 고객의 EV 라이프를 책임지는 통합 케어 프로그램으로, 아이오닉 5, 아이오닉 6, 코나 일렉트릭을 대상으로 한다.

회사측은 “고객의 전기차에 대한 불안감을 보다 적극적으로 해소하고 고객의 전기차 이용 만족도를 높여 국내 전기차 보급을 활성화하기 위해 EV 에브리 케어 +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9월 1일 이후 신규 출고 차량부터 적용되는 EV 에브리 케어 +는 기존 EV 에브리 케어 프로그램에 ▲EV 안심 점검 서비스 ▲EV 보증 연장 ▲EV 전용 타이어 제공 등의 새로운 혜택을 추가하고 ▲신차 교환 지원 서비스 기간을 확대한 서비스다.

‘EV 안심 점검’은 연 1회 최대 8년 간 PE룸, 차량 일반 점검 등 15종의 안전 점검을 무상으로 제공하는 서비스다.

‘EV 보증 연장’은 기존 ‘바디케어 서비스’에 ‘워런티 플러스’를 결합한 것으로, 차량 구입 후 1년 내 혹은 2만km 이하 주행 시 차체 상·하·측면 손상을 무상 수리해주는 바디케어 서비스와 더불어 제조사 보증기간(3년/6만km)에 추가로 2년/4만km을 더해 총 5년 혹은 10만km 까지 일반 부품을 교환해주는 35만원 상당의 ‘워런티 플러스’를 무료로 제공한다.

기존 EV 에브리케어에서 신차 출고 후 1년간 제공했던 전손 시 고객 손실 및 대차 비용을 지원하는 신차 교환 지원도 EV 에브리 케어 +에서는 출고 후 2년으로 기간을 확대한다.

그밖에 전기차 구매 시 EV 전용 순정 타이어 2본 무상 제공, 중고차 매각 시 구매가의 55% 보장 등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차량 구매부터 매각까지 고객의 전기차 생애주기 전반을 지원한다.

캐스퍼 일렉트릭 ⓒ현대자동차

앞서 현대차는 지난달 27일 캐스퍼 일렉트릭 전용 리스 금융 상품 ‘배터리 케어 리스’를 출시하며 업계 최초 ‘배터리 잔존가치 선반영’의 선례를 만들었다.

현대캐피탈과 손잡고 출시한 배터리 케어 리스는 배터리의 수명주기를 감안, 재사용과 재활용시의 잔존가치를 리스 가격에 반영해 소비자 부담을 줄인 게 특징이다.

배터리 케어리스를 이용하면 통해 캐스퍼 일렉트릭을 월 27만3000원에 탈 수 있다. 하루 9000원 꼴이다. 이는 가솔린 엔진을 장착하고 크기도 더 작은 경차 캐스퍼 리스 가격(28만7000원)보다 낮은 수준이다. 캐스퍼 일렉트릭의 일반 리스 가격(31만7000원)과 비교하면 배터리 케어리스가 월 4만4000원이나 저렴하다.

캐스퍼 일렉트릭 배터리 케어리스는 소비자가 신차를 리스해 타고 5년이 지나면 차를 반납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반납된 차량은 현대캐피탈이 인수해 다시 5년간 중고차 리스 형태로 운영한다. 이렇게 총 10년간 운영된 캐스퍼 일렉트릭은 폐차되지만, 배터리는 재활용, 혹은 재사용된다.

배터리 케어 리스 상품에는 ‘배터리 케어 프로그램’도 포함돼 있다. 고객이 캐스퍼 일렉트릭을 리스하면 현대캐피탈 공식 앱을 통해 수치화된 주행 및 충전 습관, 배터리 상태 등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고객은 지속적으로 배터리 상태를 확인해 전기차 배터리에 대한 불안감을 해소할 수 있고 현대캐피탈은 배터리 상태가 일정 기준을 충족하면 리스 종료 후 30만원의 보상을 지급해 안전하고 효율적인 전기차 운행을 유도할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이 배터리 충전량(SoC, State of Charge)과 화재 발생 간에 관계가 없다는 내용의 설명 자료와 함께 배포한 개념도. ⓒ현대차그룹

이같은 현대차의 움직임은 최근 인천 청라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발생한 벤츠 전기차 화재사고로 전기차 기피 심리가 확산하는 상황에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시장 점유율이 가장 높은 리딩업체로서 가격 부담을 낮추고 각종 혜택을 늘려 전기차 시장 활성화를 이끌겠다는 의지가 읽힌다.

현대차는 전기차와 배터리에 대한 대중의 불안감을 해소하는 데도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달 13일부터 현대차‧제네시스 승용 및 소형 상용 전기차를 운행하는 모든 고객을 대상으로 전기차의 안전과 관련된 총 9개 항목을 무상으로 점검해주는 ‘전기차 안심점검 캠페인’을 진행하는 게 대표적이다.

이와 함께, 전기차 배터리 안전성과 관련한 와전된 정보 확산 예방과 전기차 배터리 기술에 대한 고객 신뢰 제고를 위해 전기차 배터리에 대한 안전 핵심 기술을 공개하고 배터리 충전에 대한 안전성을 강조하는 등 적극적인 대외 소통을 진행하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전기차 구매 장벽을 낮추고 고객이 안심할 수 있는 전기차 특화 서비스를 제공해 전기차 수요를 촉진하고 국내 전기차 보급 활성화에 앞장설 것”이라며 “BMS(배터리관리시스템)를 포함한 안전 신기술 개발을 통해 고객의 불안을 해소하기 위한 노력도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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