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그램으로 30만명 정보 확보’…4000억대 도박사이트 적발

전익진 2024. 9. 3. 11:24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경찰에 적발된 불법 도박 사이트 사이트. 사진 경기북부경찰청

텔레그램을 통해 30만명의 회원정보를 구입해 4000억원대 불법 스포츠도박 사이트를 운영해온 조직이 경찰에 적발됐다. 경기북부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1대는 도박장 개장 및 국민체육진흥법 위반 혐의 등으로 30대 남성 총책 A씨 등 42명을 검거해 이 중 12명을 구속하고, 30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3일 밝혔다.

A씨 조직은 2018년 1월부터 지난 7월까지 약 6년 6개월간 전국에 12개 사무실을 분산해놓고 사무실을 이전해가며 불법 스포츠도박 사이트를 운영해온 혐의다. 이들 중 핵심 조직원 10여 명은 서울의 한 중학교 동창생들로 확인됐다.


경기북부경찰청, 42명 검거해 12명 구속


총판 조직원들은 텔레그램을 통해 경찰 단속 등으로 폐쇄된 다른 사이트 회원정보 30만명분을 구입한 뒤 이들에게 도박 사이트 가입을 홍보했다. 베팅이 뜸한 회원에게는 포인트를 무료로 주거나 이벤트를 내거는 방법으로 약 2만6000명의 회원을 모집했다. 회원 중에는 청소년도 일부 있었다.

경찰은 모집책들은 대포통장을 안정적으로 이용하기 위해 계좌 1개당 월 100만원의 대가를 주고 지인들을 범행에 끌어들인 사실도 확인했다. 피의자들은 총책으로부터 대포통장 계좌 1개당 월 170만원의 수수료를 받으면, 자신이 70만원은 갖고 나머지 100만원은 통장 주인인 지인에게 지급했다. 이 지인들은 자신의 계좌가 도박 사이트 운영에 사용될 것을 알면서도 계좌를 빌려줬다.

A씨 조직의 범행 수익은 약 106억원으로 추산된다. 경찰은 검거 과정에서 차량에 숨겨져 있던 현금 2억2000만원을 압수했고, 고가 수입 차량 등 피의자들의 재산 처분을 금지하는 등의 방법으로 69억원 상당에 대한 ‘기소 전 추징보전’ 결정을 법원으로부터 인용 받았다.

불법 도박 사이트 조직도. 그래픽 경기북부경찰청

김선겸 경기북부경찰청 사이버수사1대장은 “사이버 도박 근절을 위해 집중단속을 전개하던 중 도박 사이트 운영조직에 관한 첩보를 입수한 후 약 8개월간 79개 계좌 거래 내역을 분석해 자금흐름을 추적하고, 국민체육진흥공단과의 협력을 통해 조직의 실체를 파악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범죄수익추적팀과 협업해 은닉 재산을 추적하는 한편, 조력자들에 대한 수사를 확대할 예정이다.

전익진 기자 ijjeon@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