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소비자물가 2.0% 둔화, 41개월 만에 최저…농산물·유가 안정세(종합2보)
5개월째 2%대…생활물가·신선식품↓
일부 농산물 품목 여전히 상승률 커
주요국 대비 빨리 안정, 흐름 이어진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41개월 만에 최저 폭으로 내려갔다. 다섯 달 연속으로 2%대 오름세를 기록하면서 안정된 흐름을 보였다.
국제유가 하락 등의 영향으로 석유류 물가 상승 폭이 축소됐고 농산물 물가도 전달에 비해 안정세를 보였다. 다만 일부 과일과 채소 등은 여전히 높은 수준을 보였다.
정부는 앞으로 기상이변 등 추가 충격이 없다면 2% 초반의 물가 안정 흐름이 지속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올해 목표치(2.6%) 하향 조정 가능성도 시사했다.
석유류 기여도 ‘뚝’…전기·가스·수도 상승세 이끌어
3일 통계청이 발표한 8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4.54(2020년=100)으로 작년 같은 달보다 2.0% 올랐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해 1월 2.8%에서 2∼3월 3.1%로 높아진 뒤 지난 4월(2.9%)부터 다시 2%대로 내려앉은 이후 3년 5개월 만에 최저 폭으로 낮아진 것이다.
품목별로 보면 전기·가스·수도 물가는 지난달 3.3% 증가해 상승세를 이끌었다. 지역난방비(9.8%), 도시가스(6.9%), 상수도료(3.8%) 등이 올랐다.
농·축·수산물 물가는 지난달 2.4% 증가했다.
축산물(0.8%)과 수산물(1.8%)의 물가 상승은 크지 않았지만, 농산물이 3.6% 상승했다. 배(120.3%), 사과(17.0%) 등 과일 가격 강세 흐름이 이어졌다.
전월 대비로는 시금치(62.5%), 호박(48.6%), 상추(41.4%), 배추(37.6%) 등 채소류의 오름세가 두드러졌다.
공미숙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채소류는 폭염, 폭우 등 날씨 영향을 많이 받고 생육 주기가 짧아서 변동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석유류는 0.1% 올라 지난 2월(-1.5%) 이후 6개월 만에 낮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국제유가 하락세에 더해 1년 전 상승 폭이 컸던 것에 대한 기저효과가 겹친 결과다. 전체 물가 기여도도 전달과 비교해 0.31%p 감소했다.
자동차용 LPG는 16.8% 오르며 2022년 7월(21.4%) 이후 가장 높은 상승세를 보였다.
공 심의관은 “국제유가 영향 크고 작년 기저효과가 있어서 많이 떨어졌다”고 밝혔다.
외식 물가는 2.8%, 외식 제외 물가는 3.2% 각각 상승했다.
기여도 측면에서는 농·축·수산물이 전체 물가를 0.19%p(포인트) 끌어올렸고, 공공서비스가 0.17%p, 가공식품도 0.16%p 올라 인플레이션 요인으로 작용했다.
외식 제외 서비스 물가 기여도는 0.63p였다.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지수)는 작년 동월 대비 1.9% 올랐다. 21년 8월(1.9%)이후 3년 만에 최저 상승 폭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방식의 근원물가 지표인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는 2.1% 상승했다.
자주 구매하는 품목 위주로 구성돼 체감물가에 가까운 생활물가지수는 2.1% 상승했다. 식품이 2.6% 올랐고 식품 이외는 1.8% 상승했다.
인플레이션 목표치 하향 조정 가능성↑
이른바 ‘밥상 물가’에 직결되는 신선식품 지수는 작년 같은 달보다 3.2% 올랐다. 전년(7.7%)보다 상승 폭이 크게 축소됐다. 신선어개(-0.1%)와 신선채소(-1.7%)는 감소했지만, 신선과실이 9.6% 증가했다.
공 심의관은 “전기·가스·수도, 외식 제외 서비스 상승 폭이 확대됐으나 석유류, 농산물 등의 상승 폭이 축소돼 전월보다 0.6%p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기상이변, 국제유가 불안 등 추가 충격이 없다면 물가 상승률이 2% 초반대로 안정될 것으로 전망했다.
황경임 기획재정부 물가정책과장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국 비교하면 우리가 정점이 가장 낮았고 2% 도달 시기가 상대적으로 빨랐다”며 “주요국에 비해 물가가 빠르게 안정화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올해 정부 인플레이션 목표치(2.6%) 하향 조정 가능성에 대해선 “다른 변수가 없다면 내려갈 가능성이 있다”고 답했다.
정부는 추석 성수품 물가 안정을 위해 배추·무 등 20대 성수품을 역대 최대 규모인 17만t 공급하고 700억원 규모의 할인을 지원할 계획이다.
이달 말 끝날 예정인 수입 과일 할당관세 적용 기간도 바나나·망고 등 10종에 대해 연말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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