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피크제 폐지하라"...조선업 8개 업체 노조, 울산·거제 동반 집회
임금·단체협상 중인 HD현대중공업 노조 등 국내 8개 조선업 노조가 임금피크제 폐지 등을 주장하며 울산 등 조선소 거점 도시에서 연합 집회를 연다. HD현대중공업 노조는 3일 "오는 4일과 9일 각각 울산 동구 HD현대중공업 정문 앞과 삼성중공업이 있는 경남 거제시의 옥포사거리 일원에서 국내 8개 조선업체 노조원 1000명 이상이 모여 동반 집회를 연다"고 밝혔다.
조선소 거점 도시 동반 집회는 HD현대중공업·대우조선지회(한화오션)·HD현대삼호·삼성중공업 등 국내 주요 조선사 노조 모임인 '조선업종노조연대(이하 조선노연)' 이름으로 진행한다. 조선노연은 회사별 임금피크제 폐기·정년연장, 퇴직하는 정규직 수만큼 정규직 직원 채용, 이주노동자 인력 활용 시 노조와 합의를 공동 요구하고 있다. 또 8개 조선업체로 묶인 조선노연과 공동 업종 교섭을 해달라는 내용도 요구안에 담았다.
조선노연 관계자는 "조선업체 한곳에서 나온 노사협상 결과는 다른 조선업체에도 영향을 미친다"면서 "이 때문에 노조가 공동 대응에 나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토바이 경적 시위 등장
앞서 지난달 28일 이들 노조는 회사별로 3~5시간 공동 파업을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HD현대중공업 노조는 오토바이를 타고 조선소 현장을 돌아다니며 경적을 울리는 '오토바이 경적 시위'를 했다. HD현대삼호 노조는 대규모 파업 출정식을 열었고, 삼성중공업 노조는 천막 농성을 시작했다.
노조원들은 조선업종 자체가 호황기인 만큼 근로자 처우 개선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실제로 올 1분기 HD현대 등 조선 3사는 흑자를 달성했다. HD현대 조선 부문 중간지주사인 HD한국조선해양의 1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3.9% 증가한 5조5156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1602억원으로 흑자로 전환했다. 삼성중공업은 매출액 2조3478억원, 영업이익 779억원을, 한화오션은 매출액 2조2836억원, 영업이익 529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선노연은 성명서를 통해 "그동안 조선업 불황 시기에 조선소 노동자들은 임금 축소, 복지 축소, 대규모 희망퇴직으로 고통받았다"면서 "호황기에 들어선 뒤엔 보상은커녕 작업장 외주화, 이주노동자 확대 등으로 불안정한 노동을 확산하는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회사 측이 노조 요구안을 대폭 수용하지 않으면 파국이다"고 주장했다.
일방적인 정리해고 금지해야
조선노연 파업과 별도로 조선업계 노조의 맏형 격인 HD현대중공업 노조는 지난 5월부터 진행 중인 임금·단체협상에서 기본급 15만9800원 인상 등을 요구하고 있다. 일방적인 정리해고·희망퇴직 금지확정 등 40여개 별도 요구안도 마련했다.
이에 대해 회사 측은 "수년간 불황을 극복하고 본격적인 경영 실적 회복의 분수령이 될 매우 중요한 시기에 노조가 파업에 나서 유감이다"라며 "추가 파업은 자제하고 교섭에 집중해 합의점을 모색해 나갈 수 있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윤호 기자 youknow@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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