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손태승 처남, ‘우리은행 명예회장’ 행세하며 가짜 서류로 부동산 대출
부친이 대표인 K사 명의로 원룸 건물 매수
60억원짜리 건물 인수하며 75억원으로 위조
매수가 부풀린 가짜 매매계약서로 대출액 늘려
김 씨가 지난해 8월 서울의 한 원룸건물 매수 과정에서 건넨 명함을 보면 ‘우리은행 선릉금융센터 명예회장’이라는 직함이 붙어 있다. 선릉금융센터는 600억원대 부당대출 핵심 인물로 꼽히며 징계를 받은 임 모 전 본부장이 센터장으로 재직한 곳이다. 명예지점장 제도는 현직 지점장을 도와 해당 지점뿐만 아니라 우리은행 본점 자체를 홍보하는 역할을 맡는다. 그러나 우리은행 내에서 지점에 소속된 명예회장이라는 직함은 없다.
그는 명함 한쪽면에는 우리은행 명예회장을, 다른 한쪽에는 병원개원 컨설팅과 각종 진단장비를 다룬다는 ‘A사 대표’ 명함이 달렸다. A사는 지난해 작고한 그의 부친이 대표로 등록된 회사다. 특이한 점은 그의 개인 회사 명함에 법무사 이 모씨 사무소가 적혀 있다. 개인 명함에 법무사 이름이 함께 적혀 있는 경우는 보기 힘들다. 검찰은 이 모 법무사도 공범 혐의가 있다고 보고 수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 씨는 K사 법인 명의로 2022년 서울 원룸 빌딩을 매수할 당시, 실제 인수가격보다 크게 부풀린 가짜 매매매계약서를 만들어 대출금을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매매가격 60억원짜리를 75억원에 인수하는 것처럼 매도인 도장까지 위조해 가짜 서류를 만들었다. 이를 통해 우리은행 선릉금융센터에서 매매가에 해당하는 60억원대 대출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은행은 계약서 위조 여부나 시세에 대한 정확한 확인 없이 위조 서류만으로 대출을 실행했다.
금융감독원은 10월 우리금융지주와 우리은행 등에 대한 정기검사에 착수한다. 금감원의 우리금융·우리은행에 대한 정기검사는 2021년 말 이후 약 3년 만이다. 최근 은행 본점과 영업점에서 대규모 횡령이나 배임 사건이 잇따라 발생했고, 손 전 회장의 친인척에게 부당대출이 드러나는 등 내부 통제 문제가 심각하다는 판단에 따른 조치다.
금감원은 손 전 회장 친인척 부당 대출과 관련해 우리금융저축은행과 우리캐피탈, 우리카드에 대한 현장검사에도 착수한다. 금감원은 3곳의 계열사에서 20억 원 안팎의 대출이 실행된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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