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든트랙] 황인범 페예노르트행 비하인드, 단 한번의 오퍼로 OK 됐다
[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황인범을 영입하기 위해 페예노르트는 단 한 번의 이적제안으로 OK를 받아냈다. 그만큼 선수에게 확신을 가진 가운데 '윈-윈'을 노린 이적이었다.
※ 황인범 페예노르트행 어떻게 성사됐나
- 페예노르트, 자금 마련 후 곧바로 이적료 오퍼
- 구단간 줄다리기 없이 한번에 성사
- 페예노르트 최고 이적료에 근접한 몸값
- 바이아웃 삽입한 황인범, 추후 빅리그 진출 가능
- 네덜란드 세제혜택도 장점
3일(한국시간) 페예노르트는 홈페이지 등을 통해 황인범 영입을 발표했다. 세르비아의 츠르베나즈베즈다에서 뛰던 황인범을 영입했으며 계약기간은 2028년 중순까지, 즉 4년이다. 등번호는 4번을 받았다.
▲ 급박한 이적처럼 보이지만, 줄다리기 없이 '한큐'에 성사
황인범의 이번 이적은 9월 2일(이하 현지시간)이라는 성사시점 때문에 극적으로 보이지만 사실 일사천리로 한 번에 진행된 것이다. 2일은 네덜란드의 선수영입 마감 기한이었다. 그리고 전소속팀 즈베즈다는 황인범을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예선 플레이오프까지 활용하고 싶어 했다. 그래서 8월 말까지는 즈베즈다 소속으로 뛰었고, 황인범은 예선 플레이오프에서도 1도움을 기록하면서 팀을 UCL에 올려놓았다. 즈베즈다에서의 마지막 미션을 완수한 셈이다.
페예노르트 입장에서는 이적 마감시한까지 황인범 8월 말부터 미리 접촉하며 필요한 바이아웃 금액이 얼마인지, 선수측에 제시해야 하는 조건이 어느 정도인지 미리 가늠을 해 뒀다. 그러다 독일의 이적 마감시한인 8월 30일 뤼츠하럴 헤이르트라위다를 RB라이프치히로 이적시키면서 수입을 올렸고, 황인범 영입에 나설 만한 자금 여유가 생겼다. 올여름 페예노르트는 두 네덜란드 대표 바츠 비퍼르(브라이턴앤드호브앨비언)와 헤이르트라위다를 빅 리그로 이적시키면서 수입을 많이 올렸다. 이를 선수 영입에 재투자했다. 황인범의 이적료는 800만 유로(약 120억 원)로 알려졌는데 페예노르트의 이적료 최고기록에 근접한 액수다.
모든 조건을 조율해 놓고, 이적시장 마감을 단 며칠 남긴 상태에서 단 한 번의 공식제안으로 성사된 이적이었다. 구단간 줄다리기 과정이 거의 없었다.
▲ 페예노르트 최고 이적료에 근접, 바이아웃도 삽입
헤이르트라위다가 남겨둔 4번을 달면서 황인범은 이번 시즌 핵심 멤버라는 걸 확인시켰다. 내년 여름부터 발동하는 바이아웃 조항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페예노르트는 그 어떤 선수도 '안고 죽는다'는 마음가짐으로 지키지 않고, 빅 리그의 거액제안이 오면 언제든 보내줄 수 있는 전형적 네덜란드 구단이다. 영입해 온 몸값에 비해 두 배 가량 비싼 금액으로 설정해 둔 바이아웃 조항이 발동된다면 페예노르트는 거부할 이유가 없다.
▲ 바뀐 UCL 방식, 바뀐 감독… 올해 프로젝트의 핵심
페예노르트가 UCL 본선에 진출했다는 건 황인범이 이 팀을 택한 큰 이유 중 하나였다. 반대로 페예노르트 임장에서도 거액 이적료를 투자한 황인범은 UCL 도전에 있어 크게 중요하다.
이번 시즌부터 UCL 진행 방식이 바뀌었다. 기존에는 조별리그 6경기를 통해 16강 진출 여부를 가렸다. 이번 시즌은 조라는 개념 없이 상대팀의 수준만 배분해서 팀당 8경기를 치르는 리그 페이즈가 신설됐다. 리그 페이즈 결과 1~8위팀은 16강에 직행하고, 9~24위팀은 홈 앤드 어웨이 방식의 플레이오프를 거쳐 나머지 8개 생존팀을 가린다.
복잡해진만큼 과거보다 더 큰 수익을 보장하는 본선 방식이다. 페예노르트는 홈에서 바이에른뮌헨, 바이엘04레버쿠젠, 레드불잘츠부르크, 스파르타프라하를 상대하고 원정에서 맨체스터시티, 벤피카, 릴, 지로나를 만나는 일정이다. 현실적으로 8위 이내에 들긴 어렵다. 대신 24위 이내에만 들면 2경기를 더 할 수 있게 된다. 홈 앤드 어웨이 방식으로 한번 더 통과하면 16강에 진출해 더 큰 수익을 낼 수 있다. 페예노르트는 지난 시즌 UCL 본선에서 라치오, 셀틱 상대로 각각 1승씩 거두고 2승 4패로 조 3위에 오른 바 있다. 이 정도의 경쟁력이라면 이번 리그 페이즈에서 24위 이내에 드는 건 충분히 달성 가능한 목표다.
다만 페예노르트가 아르네 슬롯 감독을 리버푸롤 떠나보내고 감독과 선수 모두 큰 변화를 겪었다는 점에서 새 판을 얼마나 잘 짜느냐가 중요하다. 황인범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이유다. 올여름 10명 이상 영입했지만 그 중 즉시 큰돈을 투자했다고 볼 수 있는 선수는 황인범 하나다.
▲ 세제혜택, 네덜란드가 매력적인 이유
네덜란드가 선수 개인에게 매력적인 이유는 국가 차원에서 외국 선수 유치를 돕기 때문이다. 네덜란드는 축구뿐 아니라 어느 직종이든 고급인력으로 분류되는 노동자에게 체류조건을 완화하고 각종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황인범과 같은 엘리트 축구선수들도 그 대상이다. 가장 중요한 건 세금이 낮다는 것이다. 소득공제를 30% 제공하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네덜란드에 온 축구선수들은 소득의 30% 정도를 세금으로 낸다. 다른 나라에서 보통 소득의 50% 가량 세금으로 내는 것과 비교하면 큰 혜택이다. 이는 한동안 이탈리아 세리에A에서도 시행해 선수 영입에 도움을 받았던 정책과 유사하다.
▲ 빅 리그의 지속적인 관심, 그러나 이적료를 내는 팀이 없었다
황인범은 빅 리그 진출이라는 목표를 버리지 않았다. 이를 위해 더 유리한 페예노르트를 택했다. 즈베즈다에서 자국 2관왕을 달성하고, UCL에서 맨체스터시티 상대로 득점하고, 팬 선정 리그 MVP로 선정되는 등 1년 만에 리그를 평정했지만 빅 리그의 러브콜이 쉽게 오지 않았다. 독일 등 빅 리그 구단 여럿이 영입을 시도했지만 그들은 28세라 재판매가 어려운 황인범의 바이아웃 조항을 충족할 자금이 없었다. 그래서 임대 형식을 많이 시도했다. 황인범이 조금만 더 큰 무대에서 활약하고 있었다면 이들 구단도 더 과감하게 접근할 수 있었다는 아쉬움이 남았다.
페예노르트에서 비슷한 인상을 줄 수 있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황인범은 밴쿠버화이트캡스 시절에 비해 즈베즈다에서 경기력이 훨씬 좋았다. 현재까지 뛰는 수준을 높일수록 오히려 경기력이 향상되는 패턴을 통해 큰물이 어울리는 선수라는 걸 서서히 증명해 왔다. 네덜란드 에레디비시에서도 같은 활약을 할 수 있다면 재판매 가능성과 무관하게 영입하려는 빅 리그 팀은 등장할 수 있다.
사진= 페예노르트 X 캡처, 풋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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