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통제 위반' 대통령 항공기 압류한 美…베네수엘라 "해적이냐"
미국 정부가 수출통제 위반 사유로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사용하던 항공기 1대를 압류했다.
CNN 등에 따르면 미국 법무부는 2일(현지시간) 마두로 대통령의 항공기 구매가 베네수엘라에 대한 미국의 수출통제 조처를 위반한 것으로 보고 압류 절차를 밟았다고 밝혔다. 최근 도미니카공화국에 있던 항공기가 플로리다로 옮겨졌다고도 전했다.
메릭 갈런드 법무부 장관의 성명에 따르면 마두로 대통령과 측근은 유령회사를 통해 1300만 달러(약 174억 원)에 이 항공기를 사들였다. 이후 '미국인이 마두로 정권 대표와의 거래를 금지하는' 행정 명령을 회피하기 위해 2023년 4월 카리브해 세인트빈센트 그레나딘을 통해 미국에서 베네수엘라로 불법 밀반출했다.
항공기는 산마리노에 등록됐으며, 올해 초 가이아나와 쿠바 등 여러 차례 마두로 대통령의 해외 방문 때 사용됐다.
CNN은 이 항공기가 베네수엘라의 대통령 전용기에 해당한다며 외국 국가원수의 전용기를 강제 처분하는 건 전례 없는 일로 베네수엘라에 강력한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미국과 베네수엘라는 불편한 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 시절인 2020년 마두로 대통령과 측근 12명을 마약 테러 혐의로 기소했고, 지난 7월 대선에선 마두로 대통령 당선을 공식화한 베네수엘라 선거관리위원회에 개표 투명성 확인을 요구하고 있다.
현재 미국이 불공정 대선 등을 이유로 베네수엘라에 대한 경제 제재 조치를 시행 중인 가운데, 일각에선 추가 제재를 부과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번 대통령의 항공기 압류 소식에 베네수엘라 외교부는 "미국이 해적 같은 행위를 했다"며 즉각 반발했다. 이반 힐 외교부 장관은 자신의 텔레그램 계정에 올린 성명에서 "미국 당국이 다시 한번 해적 행위로밖에 설명할 수 없는 범죄로, 우리 대통령이 사용하던 항공기를 불법적으로 가져갔다"며 "이는 미국이 일방적으로 부과하는 강압적인 조치를 정당화하는 것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한지혜 기자 han.jee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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