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TI 이런 사람은 뽑지 말라"…일본서 뒤늦게 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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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끈 온라인 MBTI 검사가 일본에서도 유행하면서 잡음이 나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2일 아사히신문은 "MBTI 검사가 유행하면서 검사 결과가 직원 채용까지 활용되고 있지만, 과학적 근거에 대해서는 전문가들이 의문을 제기한다"고 보도했다.
한국보다는 늦지만, 일본의 젊은 층 사이에서도 MBTI가 인기라는 것이다.
성격 유형을 보여줄 수 있다는 점에서 MBTI 검사는 구직 시장에서도 활용되는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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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 유형은 채용 안 해' SNS 글 확산
"재미로는 상관없지만, 타당성은 글쎄"
한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끈 온라인 MBTI 검사가 일본에서도 유행하면서 잡음이 나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2일 아사히신문은 "MBTI 검사가 유행하면서 검사 결과가 직원 채용까지 활용되고 있지만, 과학적 근거에 대해서는 전문가들이 의문을 제기한다"고 보도했다. 매체가 지적한 MBTI 검사는 ‘16퍼스널리티(16Personalities)’라는 무료 MBTI 검사 서비스다.
후쿠오카대학 인문학부 사회심리학자 나와타 켄고 부교수는 신문에 "약 2년 전에 학생에게 처음 MBTI를 들었다"며 "올해 4월 심리학 입문 강의에서 학생 200명에게 다시 물었더니, 90% 정도가 MBTI에 대해 들어본 적이 있다고 했다"고 말했다. 한국보다는 늦지만, 일본의 젊은 층 사이에서도 MBTI가 인기라는 것이다. 실제로, 인터넷 검색 빈도를 보여주는 구글 트렌드에 따르면 일본 내 MBTI의 인기는 3년 전과 비교해 수십 배 높아져 별자리 운세를 크게 앞지른 것으로 전해졌다.
성격 유형을 보여줄 수 있다는 점에서 MBTI 검사는 구직 시장에서도 활용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일본 도야마현은 지난 6월 이직을 고민하는 사회인 대상 온라인 세미나에서 자기 성격을 파악하기 위한 수단으로 ‘16퍼스널리티’를 소개했다. 이는 한국에서도 대부분 활용하는 서비스로, 10분 정도 객관식 질문에 답하면 성격을 16가지로 나눈 결과를 보여준다. 일본에서는 이 결과를 활용해 구인 기업과 구직자의 ‘미스매치’를 줄이기 위한 채용 사이트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특정 성격 유형을 가진 사람은 직장에서 채용하지 않는다"는 글이 확산하고 있다. 한국에서도 지난 2022년 "E(외향형) 성향의 지원자를 뽑는다"는 식의 'MBTI 채용'이 등장해 논란이 된 바 있다. 아사히신문은 “이런 ‘차별’은 (과거) 혈액형에 따른 성격 진단에서도 나타났다. 1990년대부터 B형과 AB형인 사람은 ‘옆에 살고 싶지 않다’는 말을 다른 혈액형보다 많이 들었다”며 이제 MBTI가 그 맥을 이었다고 전했다.
그러나 일본 MBTI 협회는 ‘16퍼스널리티’ 서비스에 대해 “타당성이 검증되지 않았다”며 “MBTI를 흉내 내고 있지만, 전혀 다른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본래 MBTI란 자기 보고식 성격 유형 검사 도구로 지난 1944년에 개발됐다. 검사자를 내향(I)·외향(E), 직관(N)·감각(S), 감정(F)·사고(T), 인식(P)·판단(J) 4가지 분류 기준에 따라 16가지 심리 유형 중 하나로 분류한다. 협회의 검사에서는 자격을 갖춘 전문가가 4시간 이상에 걸쳐 실시하며, 93개로 구성된 각 질문에 두 가지 선택지 중 하나를 고르게 된다.
다만 MBTI 검사 자체의 타당성에 대한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사회심리학자인 오사카 대학 미우라 아사코 교수는 “MBTI는 과거 유행했던 혈액형 진단과 마찬가지로 ‘의도적으로 상대를 흐릿하게 보는 도구’로 사용된다”고 말했다. 그는 “누군가와 안 맞을 때 그 이유를 깊이 파고드는 것은 힘든 일이기 때문에 피상적인 유형론에 의지하게 된다”며 “재미일 뿐이라면 상관없지만, 취업 등 미래를 결정하는 중요한 순간에는 오히려 해상도를 높여야 하지 않겠느냐”고 지적했다.
김성욱 기자 abc1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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