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트럼프 "더 많은 분담금 중요했지만, 文과 한미관계 발전"

김형구 2024. 9. 3. 0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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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1월 7일 한국을 방문한 당시 도널드 트럼프(왼쪽 두번째) 대통령 부부가 문재인 당시 대통령 부부와 청와대 상춘재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3일(현지시간) 출판하는 자신의 책 『세이브 아메리카(Save America)』에서 “나는 문재인 전 대통령과 함께 한국과 좋은 관계를 발전시켰다”고 회고했다. 중앙포토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재임 시절 문재인 전 대통령과 함께 한ㆍ미 양국 관계를 발전시켰다고 자평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3일(현지시간) 시판되는 책 『세이브 아메리카(Save America)』에서 2017년 11월 7일 부인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와 청와대 상춘재를 방문해 문 전 대통령 부부와 찍은 기념사진을 올리고 “한국이 더 많은 방위비 분담금을 내도록 하는 것이 나에게 매우 중요했지만 나는 문재인 전 대통령과 더불어 한국과 좋은 관계를 발전시켰다”고 썼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책에서 2017년 방한 첫날 경기도 평택 캠프 험프리스 미군기지를 찾아 문 전 대통령과 현장을 둘러보는 사진을 올리기도 했다. 당시 미군기지를 방문해 한ㆍ미 장병들과 오찬을 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번 정상회의가 잘 풀려 우리가 미국 내에 많은 일자리를 창출하기 바란다. 그것이 한국을 찾은 이유”라고 했었다. 중앙일보는 시판 전날 책을 입수해 359쪽에 담긴 주요 내용을 파악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3일(현지시간) 출판하는 책 『세이브 아메리카(Save America)』 표지. 중앙일보가 출판 전날 책을 입수해 359쪽에 담긴 주요 내용을 파악했다. 워싱턴=김형구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3일(현지시간) 출판하는 책 『세이브 아메리카(Save America)』에는 2017년 11월 7일 한국을 방문해 당시 문재인 전 대통령 부부와 찍은 기념사진이 담겼다. 워싱턴=김형구 특파원


재임 4년 기록 『세이브 아메리카』 출간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임 중 세 차례 만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두고는 “김 위원장은 (북ㆍ미 정상회담으로) 안보와 번영의 새 시대를 연 지도자로 기억될 수 있는 기회를 맞았다”며 “미국 대통령과 북한 지도자의 전례 없는 회담은 진정한 변화가 실제로 가능하다는 것을 증명한다”고 적었다. 이어 “김 위원장과의 만남은 솔직했고 직접적이었으며 생산적이었다”며 “우리는 매우 혼란스러운 시기에 서로를 잘 알게 됐다”고 술회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책에 2019년 6월 판문점 북ㆍ미 정상회담에서 김 위원장이 군사분계선을 넘어오는 사진과 2019년 2월 베트남 하노이 북ㆍ미 정상회담에서 함께 악수하는 사진 등을 실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그간 각종 공개석상에서 “김정은과 잘 지내는 것은 좋은 일”이라며 그와의 친분을 과시해 왔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3일(현지시간) 출판하는 책 『세이브 아메리카(Save America)』에는 2019년 2월 27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가진 북ㆍ미 정상회담 사진과 함께 “김 위원장과의 만남은 솔직했고 생산적이었다”는 글이 실렸다. 워싱턴=김형구 특파원


시진핑 두고 “미ㆍ중 간 호혜원칙 이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관련해서는 “나는 중국과 좋은 관계를 가졌다”며 “시 주석은 (미ㆍ중 양국 간) 일정한 호혜성이 있어야 한다는 것을 전적으로 이해한다”고 평했다. 이어 “부당한 무역 적자가 계속되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 그것이 내가 두 차례 무역 협상을 성공적으로 했던 이유이며, 다음번에는 더 큰 승리를 이룰 수 있다”고 자신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19년 프랑스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사진과 함께 당시 참석한 각국 지도자에 대한 기억도 담았다. 그는 아베 신조 당시 일본 총리를 두고는 “그는 국민으로부터 사랑받고 나와 가장 가까운 친구 중 하나였다”고 떠올렸다. 앙겔라 메르켈 당시 독일 총리에 대해서는 “사람들은 나와 그녀의 사이가 좋지 않다고 생각했지만 그녀와는 아주 잘 지냈다”고 밝혔다. 이어 “그녀는 에너지 정책과 관련해 두 번의 실수를 저질렀고 독일에 백만 명이 넘는 이민자 입국을 허용한 강력한 지도자였다”며 “하지만 그녀는 좋은 여자”라고 평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3일(현지시간) 출판하는 책 『세이브 아메리카(Save America)』에 실린 2017년 11월 8일 시진핑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 사진. 워싱턴=김형구 특파원


“푸틴은 강한 남자지만 서로 잘 알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두고는 “푸틴은 강한 남자지만 우리는 서로 잘 알았고 잘 지냈다”며 “내가 대통령이었다면 그는 우크라이나에 쳐들어가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또 2018년 7월 핀란드 헬싱키에서 푸틴 대통령과 정상회담 이후 가진 공동 기자회견 사진을 올리고는 “이날은 복잡한 하루였다”며 “푸틴 대통령과 좋은 만남을 가졌는데 가짜뉴스가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환상적이었던 만남은 또 하나의 ‘평화로운 일상’(another ‘Day in Paradise’)으로 전락하고 말았다”고 적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시 기자회견에서 미국 정보기관의 러시아 선거 개입 판단을 부정하고 러시아 편에 서는 듯한 발언으로 자국 언론의 비판을 받은 일을 거론한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번에 펴낸 사진첩 형식의 『세이브 아메리카(Save America)』는 45대 대통령으로 재임한 4년(2017년 1월 20일~2021년 1월 19일) 동안 벌인 다양한 국내외 활동 당시 모습을 기록한 사진과 회고의 글로 구성됐다. 표지 사진은 그가 지난 7월 13일 펜실베이니아주 유세 도중 총격을 입고도 자리에서 일어나 오른손을 들어 “싸우자(Fight)”라고 외치는 장면으로, 2021년 퓰리처상을 수상한 베테랑 사진 기자 에반 부치(AP통신)가 찍은 컷이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3일(현지시간) 출판하는 책 『세이브 아메리카(Save America)』에 실린 2018년 7월 16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후 공동 기자회견 사진. 워싱턴=김형구 특파원


책 표지는 피격 직후 “싸우자” 외치는 사진


‘절대 포기하지 말라. 절대 굴복하지 말라(Never give up. Never Surrender)’는 자필 서명으로 시작되는 이 책은 ▶2017년 1월 20일 국회의사당 앞에서 진행된 대통령 취임식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대체하는 미국ㆍ멕시코ㆍ캐나다협정(USMCA) 체결 ▶백악관 집무실 회의 ▶남부 텍사스 국경 현장 방문 ▶군부대 현장 방문 ▶닐 고서치ㆍ브렛 캐버노ㆍ에이미 코니 배럿 연방대법관 임명식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등 재임 중 활동이 빼곡히 담겼다.

저명인사들과 찍은 사진도 들어 있다. 백악관에서 페이스북 모회사인 메타 최고경영자(CEO) 마크 저커버그와 만난 사진을 올리고는 “그는 만찬 자리에 좋은 부인을 데려오고 매우 친절했는데 그러면서도 늘 대통령에 맞서 음모를 꾸미며 ‘락 박스’(Lock Boxes)를 설치하려고 했었다”고 썼다. 또 “그는 페이스북에 트럼프같은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하면서도 동시에 나에게 불리한 쪽으로 페이스북을 조종했다”고 비판했다.


“‘국경 차르’ 해리스는 재앙”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3일(현지시간) 출판하는 책 『세이브 아메리카(Save America)』에 실린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사진. 트럼프 전 대통령은 책에서 대선 경쟁 상대인 해리스 부통령을 두고 “그는 재앙”이라고 비난했다. 워싱턴=김형구 특파원
책은 지난 7월 열린 공화당 전당대회와 JD 밴스 상원의원에 대한 부통령 후보 지명, 6월 27일 당시 민주당 대선 후보이던 조 바이든 대통령과의 TV 토론 장면도 실렸다. 마지막을 장식한 사진은 7월 펜실베이니아 유세 피격 당시 귀에 피를 흘리면서도 주먹을 치켜든 모습들이었다. 트럼프는 “(피격 직후) 참석자들은 내가 죽었다고 생각해 당황했다. 그들의 얼굴엔 슬픔이 가득했다”며 “내가 손을 들어 올리고 ‘싸우자 싸우자 싸우자’라고 외치자 그들은 내가 괜찮다는 것을 알고 함께 포효했다”고 당시를 회고했다.

트럼프는 대선 경쟁 상대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두고는 “‘국경 차르’(Border Czar) 해리스는 재앙이었다”며 “그녀는 국경에 가본 적도 없고 무엇을 하고 있는지도 몰랐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미국에서 이런 일이 다시 일어나게 하지 않을 것이다.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라고 썼다.

워싱턴=김형구 특파원 kim.hyoungg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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