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센터 공실률 ‘빨간불’…해외자본 업고 침체 탈출 모색
공사비 급등·고금리 등 업황 부진 속 해외자본 유입 활발
“국내외 e커머스 경쟁 치열…내년부터 수급 불균형 완화”
물류센터 시장이 외국계 자본을 등에 업고 침체 분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코로나19 엔데믹 이후 공급과잉 여파로 물류센터 공실 리스크는 여전한 상태다.
3일 알스퀘어에 따르면 지난 2022년부터 이어진 대규모 물류센터 공급으로 공실률 상승 압력이 거세지고 있다. 수도권 상온 물류센터의 평균 공실률은 16.9%로 지난해 하반기 대비 6.6%포인트 올랐다. 저온 물류센터 평균 공실률은 같은 기간 5.7%포인트 상승한 41.2%다.
물류센터 공실이 늘어난 데는 최근 몇 년간 공급물량은 대폭 증가한 데 반해 수요가 한풀 꺾여서다. 코로나19 장기화로 국내 이커머스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당시 물류센터 공급이 폭발적으로 증가했으나, 이후 코로나19 종식이 선언되면서 투자수요의 관심도 멀어졌다.
수요가 줄면서 임대료 수준도 지난해 말과 대동소이하다. 수도권 상온 물류센터는 3.3㎡당 평균 3만3106원으로 지난해 하반기 대비 646원, 저온 물류센터는 같은 기준 6만1951원으로 840원 각각 소폭 상승했다.
올 상반기 물류센터 총 거래액은 2조9000억원 규모다. 지난해 하반기 대비 70%가량 증가한 수치지만, 이 중 절반 이상(1조6000억원)이 ‘선매입 약정에 따른 소유권 이전 사례’인 것으로 파악됐다.
책임준공 약정 및 연대보증 사유 등으로 시공사가 직접 매입한 사례도 적지 않다. 책임준공 약정은 천재지변, 전쟁 등 불가피한 경우를 제외하고 정해진 공사기간 내 준공까지 완료하도록 약정하는 제도다. 만약 공기 내 사업을 마무리 짓지 못하면 금융기관이 회수하지 못한 채무는 책임준공을 체결한 시공사가 떠안아야 한다.
업계에선 ▲물류센터 공급물량의 증가 ▲임차인 유치 경쟁 심화 ▲공사비 증가에 따른 준공 지연 ▲금리 인상 등 투자환경 급변 등으로 업황 부진이 계속될 것으로 내다본다.
다만 최근 외국 자본의 유입이 활발해지는 데다 신규 공급이 줄어드는 만큼 내년 들어서 수급 불균형이 한층 누그러질 것이란 전망이다.
실제 최근 몇 년 간 외국계 투자운용사들의 국내 물류센터 시장 진출이 두드러지게 늘었다. 지난해 국내 상업용 부동산에 유입된 해외자본은 약 3조1550억원으로 1년 전보다 31.5% 확대됐다.
올해도 이 같은 흐름은 계속되는 모습이다. 지난 6월 미국계 부동산 컨설팅업체인 존스랑라살(JLL)의 자회사인 라살자산운용은 경기 안성 ‘대덕물류센터’ A·B동을 6031억원에 매입했다. 이보다 앞서 디앤디인베스트먼트는 디디아이남청라로지스틱스 리츠를 통해 인천의 ‘남청라물류센터’를 1170억원에 매입했다. 해당 리츠의 주요 투자자는 미국계 부동산운용사 벤탈그린오크다.
싱가포르 업체인 이퀄베이스는 계열 운용사 노스모드를 통해 경기 이천 백사면 소재 3만1800㎡ 규모의 부지를 사들여 직접 개발에 나서기로 했다. 연멱적 약 4만1800㎡ 규모의 물류센터 부지에는 790억원의 자금이 투입될 예정이다.
알스퀘어 관계자는 “수요는 분명히 있으나 공급이 과해 공실률 상승 압력이 지속되는 상황”이라며 “반면 신규공급이 하락세여서 이 같은 추세가 지속되면 수급 안정화가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상업용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오프라인 시장 활성화로 온라인 쇼핑 성장세가 다소 주춤한 상태지만 물류센터 수요는 비교적 탄탄한 편”이라며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e커머스 업체 다수가 시장 점유율을 넓히기 위해 물류 네트워크를 촘촘하게 구축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보다 빠른 배송을 원하는 고객 니즈를 반영하기 위해 최첨단 풀필먼트 인프라 구축이 중요해지고 있고, 신규 물류센터 공급이 점차 둔화하는 점을 고려하면 내년부터 물류센터 임대시장 침체는 서서히 완화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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