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인범, 페예노르트 입단! 4년 계약+등번호 4번…"내 경력 가장 빅클럽, 오래 머무르고 싶다" [오피셜]
(엑스포츠뉴스 권동환 기자) 대한민국 국가대표 미드필더 황인범이 드디어 네덜란드 최고 명문 중 하나인 페예노르트 유니폼을 입고 등장했다.
페예노르트는 3일(한국시간) 구단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황인범 영입을 발표했다.
구단은 홈페이지를 통해 "황인범을 영입, 중원 보강에 성공했다. 4년 계약을 체결헸다"고 알렸다. 이어 황인범의 입단 소감을 전했다. 그는 "(전 소속팀) 츠르베나 즈베즈다의 동료 우로 스파이치는 내가 페예노르트로 가는 게 맞는 결정이라고 했다. 내 경력 중 페예노르트가 가장 큰 클럽"이라며 "홈경기마다 스타디움이 꽉 차는 것으로 들었다. 유럽에서도 빅클럽이고 여기 오래 머무르고 싶다. 기쁘고 팬들에게 좋은 모습 보여주고 싶다"고 밝혔다.
페예노르트는 그의 입단 발표와 함께 황인범이 지나갔던 여정을 지구본을 돌리며 선을 긋는 방식으로 소개했다.
대전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한 황인범은 캐나다, 러시아, 그리스, 세르비아 등에서도 선수 생활을 했다. 28살에 마침내 서유럽 빅클럽 중 하나인 페예노르트에 입성하게 됐다.
황인범은 페예노르트에선 등번호 4번을 달게 된다. 이적료 등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세르비아 언론에 따르면 황인범은 구단 역사상 가장 많은 1000만 유로(액 145억원) 안팎의 이적료를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시즌 네덜란드 에레디비지에 2위를 차지해 2024-25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본선에 진출한 페예노르트는 이적시장 마감일을 앞두고 중원을 보강하기 위해 황인범 영입을 추진했다.
페예노르트는 황인범을 두고 같은 에레디비시 소속이자 네덜란드 최고 명문 아약스와 경쟁을 펼쳤는데, 아약스보다 더 많은 이적료를 지불하면서 황인범을 품는데 성공했다.
네덜란드 리그 이적시장은 빅리그와 달리 오는 2일까지 열린다. 황인범은 이에 따라 이적시장 문 닫기 전에 사인하는 버저비터 입단으로 페예노르트와 계약한다.
1996년생 황인범은 대한민국 축구를 대표하는 미드필더 중 한 명이다. 2015년 K리그 대전하나시티즌에서 프로 데뷔한 그는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따면서 병역 문제를 해결하며 해외 진출을 위한 길을 열었다.
황인범은 지난 2019년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의 캐나다 연고팀 밴쿠버 화이트캡스로 이적해 해외 진출을 이뤘다. 이어 이듬해 러시아 루빈 카잔으로 이적해 유럽 무대에 첫 발을 내딛더니, 지난 2022년 여름 그리스 명문 올림피아코스로 다시 팀을 바꿨다.
2022-2023시즌 황인범은 올림피아코스에서 40경기 5골 4도움을 기록하며 성공적인 한 해를 보냈지만 팀이 리그 3위로 마치면서 우승컵을 들어 올리지 못했다. 그리스 무대에서 좋은 활약을 펼친 그는 1년 만에 올림피아코스를 떠나 세르비아 최고의 명문 클럽 FK츠르베나 즈베즈다에 합류했다.
즈베즈다는 1990년대 유고슬라비아 축구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스타플레이어들의 산실이었다. 장거리 프리킥으로 이름을 날린 시니사 미하일로비치, 동유럽 최고의 테크니션으로 일본 J리그 구단 감독 생활을 오래 했던 드라간 스토이코비치, AC밀란에서 주전 스트라이커로 한 시대를 풍미했던 데얀 사비체비치 등이 바로 즈베즈다를 거쳐 대성했다.
또 1991년 유러피언컵(현 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차지하는 등 세르비아를 넘어 동유럽에서 가장 화려한 시절을 보낸 팀으로 잘 알려져 있다. 예전 만큼은 아니지만 최근에도 세르비아를 대표해 UEFA 클럽대항전에 꾸준히 출전할 만큼 명문 구단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즈베즈다는 황인범을 영입하기 위해 구단 최고 이적료를 지불하기로 결정했다. 지난해 여름 황인범 이적료로 즈베즈다가 올림피아코스에 지불한 이적료는 550만 유로(약 82억원)이고, 황인범은 즈베즈다와 4년 계약을 맺었다.
새로운 무대에서도 황인범의 활약상은 이어졌다. 황인범은 데뷔 시즌임에도 지난 시즌 즈베즈다 소속으로 출전한 모든 대회에서 35경기 출전해 6골 7도움을 기록하며 두 자릿수 공격포인트를 달성했다.
또 황인범은 즈베즈다에서 커리어 처음으로 UEFA 챔피언스리그 본선에서 뛰었다. 지난 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에서 황인범은 6경기 모두 선발로 출전해 533분을 소화하며 유럽 빅클럽들에게 자신의 능력을 선보였다.
황인범 활약에 힘입어 즈베즈다는 리그 챔피언으로 등극해 세르비아 수페르리가 7연패를 달성했다. 유럽 진출 후 처음으로 메이저 대회 트로피를 들어 올린 황인범은 세르비아컵도 우승해 더블을 달성했다. 또한 데뷔 시즌에 리그 MVP까지 수상했다.
황인범의 뛰어난 활약상은 이적설로 이어졌다. 이번 여름 황희찬의 소속팀 울버햄프턴을 비롯해 크리스탈 팰리스(이상 잉글랜드), 레알 베티스(스페인), 아인라흐트 프랑크푸르트(독일) 등 여러 빅리그에서 황인범을 지켜본 것으로 알려졌다.
세르비아 매체 '모차르트 스포츠'도 황인범의 이적 가능성이 높아지자 "문제는 21세기 즈베즈다에 황인범보다 더 나은 외국인 선수가 뛰었는지 여부이다"라며 "황인범이 세르비아에 온 건 정말 기적이었다. 그런 자질을 갖춘 축구 선수라면 오래 전에 최고의 대회에서 뛰어야 했다"라고 전하기까지 했다.
그러나 이적시장 마감일까지 황인범에게 구체적인 영입을 제안을 한 팀은 나타나지 않았다. 점점 황인범의 잔류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을 때 이적시장 마감을 앞두고 네덜란드 명문 아약스와 페예노르트가 즈베즈다 문을 두드렸다.
네덜란드 매체 '부트발 프리미어'는 지난달 29일 "황인범은 두고 아약스와 페예노르트가 경쟁하고 있다"라며 "아약스와 페예노르트의 관심은 구체적이다. 즈베즈다는 아약스와 페예노르트의 입찰을 고려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유럽 5대리그(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스페인 라리가, 독일 분데스리가, 이탈리아 세리에A, 프랑스 리그1) 클럽은 아니지만 네덜란드 최고의 명문 클럽들이 황인범을 노리자 국내 축구 팬들도 반겼다.
아약스는 유럽 축구사를 통틀어도 손에 꼽히는 명문 클럽이다. PSV 에인트호번, 페예노르트와 함께 네덜란드 리그 3대 명문으로 꼽히며 리그 우승만 36번을 기록해 최다 우승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네덜란드 컵도 20회로 최다 우승을 기록했고, 유럽 최강팀을 가리는 챔피언스리그에서도 4번이나 우승했다. 그 중 3번은 연속 우승이며 한 시즌에 리그, FA컵, 챔피언스리그를 우승하는 트레블을 달성한 팀이기도 하다.
페예노르트 역시 리그 16회 우승, 네덜란드 컵 14회 우승 등을 자랑하는 명문팀이다. 지난 2022-23시즌 현 리버풀 사령탑인 아르네 슬롯 감독 밑에서 6년 만에 에레디비시 우승에 성공했고, 지난 시즌엔 챔피언 에인트호번 바로 뒤인 리그 2위를 차지했다.
두 네덜란드 명문이 황인범을 두고 장외 대결을 펼친 가운데 승자는 더 많은 이적료를 즈베즈다에 제시한 페예노르트였다.
세르비아 언론 '막시뱃 스포츠'에 따르면 아약스는 즈베즈다에 황인범 이적료로 800만 유로(약 118억원)를 제안했지만, 페예노르트가 1000만 유로(약 148억원)를 제안해 영입 레이스에서 승리했다. 아약스는 단 200만 유로(약 30억원) 차이로 황인범을 놓치게 된 것이다.
또 황인범이 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뛰고 싶어 한다는 점이 페예노르트 합류를 이끌었다. 페예노르트는 이번에 개편된 2024-25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본선에서 바이엘 레버쿠젠(독일), 지로나(스페인), SL벤피카(포르투갈), RB잘츠부르크(오스트리아), 맨체스터 시티(잉글랜드), 스파르타 프라하(체코), 바이에른 뮌헨(독일), LOSC릴(프랑스)를 상대한다.
페예노르트 유니폼을 입으면서 황인범은 네덜란드 에레디비시 통산 9번째 코리안리거이자 페예노르트 역대 4번째 한국 선수가 됐다.
황인범 이전에 총 8명(송종국, 이천수, 박지성, 이영표, 허정무, 석현준, 노정윤, 김남일)의 한국선수들이 네덜란드에 진출했다. 이들 중 송종국(2002~2005)과 이천수(2007~2008)가 페예노르트 유니폼을 입고 네덜란드 무대를 뛰었다.
김남일도 2003년 겨울 이적시장 때 페예노르트에 입단했다. 이때 곧바로 엑셀시오르로 6개월 임대를 떠나고 임대 기간이 끝난 후 페예노르트로 영구 이적하는 계약을 맺었다. 그러나 임대 기간을 마친 뒤 페예노르트가 영입을 철회하면서 김남일의 페예노르트 데뷔는 무산됐다.
황인범은 페예노르트 입단을 마쳤지만 현재 A매치 휴식기라 데뷔전은 9월 A매치 일정이 끝난 뒤에 이뤄진다.
황인범은 9월 A매치 일정을 앞두고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에 소집됐다. 홍명보호는 9월 A매치 기간 동안 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팔레스타인과, 10일 술탄 카부스 경기장(오만)에서 오만과 2026 북중미 월드컵 본선 진출을 위해 아시아 지역 3차 예선 1차전과 2차전을 치른다.
사진=페예노르트, 엑스포츠뉴스DB, 연합뉴스, 즈베즈다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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