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만 가득 한강수영장 야간개장 성료] 파라솔과 네온사인에 BGM까지 힙한 장소로 탈바꿈
한강수영장 야간개장 기획자가 말하는 비하인드 스토리
‘빛나는 달빛수영장’ 콘셉트로 진행
바가지 요금 없게 주변 상권도 조사
혜자스러운 가격·혜택에 만족도 ↑
올해 한강수영장 야간개장 프로젝트를 진행한 천상욱 리더는 3년째 한강페스티벌에 참여하고 있는 기획자다. 2022년 한강에서 최초로 드론쇼를 제안해 여의도 물빛무대에서 IWC 드론쇼를 진행했고, 2023년에는 그레이트 선셋 프로젝트를 통해 반포 세빛섬에서 패들보드·카약 등 수상레저 활성화 프로그램을 운영해 새로운 문화를 도입하고 정착하는 데 힘썼다.
이번 한강수영장 야간개장은 지난해 여름 우연히 미래한강본부 문화관광과와 한강페스티벌 관련 미팅을 난지 물놀이장에서 했던 것이 기획하게 된 계기가 됐다.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한강뷰와 광활한 인피니티풀은 시민공원 수영장이라고 믿어지지 않을 만큼 매력적이었다. 하지만 압도적인 인프라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운영 업체들의 무관심 때문인지 각종 시설은 낙후돼 있었고, 인피니티 풀장 앞으로 펼쳐진 파라솔은 80년대 느낌이 나는 빛바랜 무지개색을 띠고 있을 뿐이었다.
이런 이유로 ‘힙한’ 장소를 찾아다니는 MZ세대들에게 한강수영장은 자연스럽게 외면받는 곳이 됐다. 이대로 시간이 지나면 그 간극은 더욱 커질 게 분명했다. 그리고 필자는 그 자리에서 내년 한강수영장을 탈바꿈해 새로운 생명력을 불어넣겠다고 결심했다. 다행히 미래한강본부 대표 여름축제인 한강페스티벌의 프로그램 중 하나로 채택됐고, ‘빛나는 달빛수영장’이라는 콘셉트로 여름축제 기간 동안 처음으로 한강수영장 야간개장을 진행하는 게 확정됐다.
문화관광과·공원시설과와 함께 철저히 준비
다만 그 어느 때보다 준비 기간은 짧았다. 지난해보다 업체 선정이 2주나 늦어진 탓에 한 달 남짓 남은 기간 여의도·잠원·난지 3개 수영장의 인력 구성부터 개장 준비까지 하루도 쉴 새 없이 달려왔다. 처음 진행하는 야간개장이다 보니 미래한강본부의 문화관광과·공원시설과 두 부서와 긴밀하게 협의해 만들어 갈 수 있었다.
문화관광과와는 축제 기간 시민들의 니즈를 반영한 프로그램 운영 방안을 함께 논의했고, 공원시설과와는 수질 관리, 안전요원 배치, 야간개장 시 안전에 필요한 조명 세팅 등 수영장 운영과 안전에 있어 체계화된 가이드에 따라 철저히 준비했다. 특히 수영장 내 모든 식음료를 바가지 없는 요금으로 시민들에게 제공하기 위해 주변 상권을 조사해 가능한 선에서 최대한 낮은 가격으로 책정했다.
가격 낮추고 안전 높여…피서지 역할 톡톡
티켓 가격도 누구나 부담 없이 방문할 수 있도록 주간과 동일하게 5000원으로 책정했다. 여기에 탄산음료를 1개씩 모두 제공해 대부분의 시민이 ‘혜자스럽다’고 할 정도로 가성비 있는 가격과 혜택으로 만족도를 높였다.
저렴한 입장료는 운영사에 부담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었다. 부족한 예산 안에서 최대한 공간을 꾸미기 위해 LED 조명 소품과 튜브 등을 중국에서 직접 수입했다. 티켓 및 홍보물 디자인 또한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외부 업체들에 맡겨 제작했던 방식을 전부 내재화해 키비주얼 홍보물 등을 모두 자체 제작했다. 사내 김혜미 디자이너가 프로젝트에 흔쾌히 참여해 함께 티켓과 키비주얼을 제작할 수 있었다.
안전에서만큼은 1%도 타협하지 않았다. 국내 최대 규모의 조명 업체를 직접 찾아가 자문했고, 업체의 추천을 받아 국내외 유명 호텔에 들어가는 제품으로, 시중에 있는 네온플렉스 조명보다 5배는 더 비싸고 물에 빠져도 전혀 문제가 없는 방수·방진 등급 IP67·68 최상위 제품을 사용했다. 또한 해당 업체에서 믿고 맡길 수 있는 시공 업체를 소개받아 안전하면서도 호텔보다 더 멋진 수영장의 조명을 연출할 수 있었다. 덕분에 한강수영장은 1년 만에 완전히 탈바꿈해 지난 7~8월 서울 시민들이 여름에 꼭 가봐야 하는 ‘핫플레이스’로 자리매김했고, 무더운 여름 굳이 해외 호텔이나 리조트를 가지 않아도 될 정도로 도심 속 피서지 역할을 할 수 있었다.
천상욱 리더 chun.sang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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