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만 가득 한강수영장 야간개장 성료] “부담 없이 피서 즐길 수 있는 멋진 공간 만들어 큰 보람”

2024. 9. 3.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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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수영장 ‘기획 드림팀’ 뒷얘기

운영사 등 모두가 한 몸처럼 뛰어
밤 수영 원하던 시민들 로망 실현

천상욱 리더(왼쪽)와 라이프블루 김태규 대표가 잠원 한강공원 포토존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번 프로젝트를 기획하면서 가장 원했던 목표는 시민들이 퇴근하고 나서도 부담 없이 방문해 즐기고 갈 수 있는 멋진 공간을 만드는 것이었다. 야간개장을 통해 MZ세대가 많이 찾아와 한강수영장에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었으면 했는데, 매일 밤 사람들이 올려준 후기를 확인할 때면 준비하는 과정에서 겪은 힘든 순간을 모두 보상받는 느낌이 들 정도로 큰 보람을 느꼈다.

그중에서 ‘낭만 한도초과 한강수영장’이라는 문구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여름밤 달빛 아래에서 밤 수영을 하고 싶었던 시민들의 로망을 실현함으로써, 누구나 부담 없이 서울 한복판의 한강수영장에서 피서를 즐길 수 있는 문화를 만들었다는 점이 이번 야간개장을 통해 이룬 가장 값진 성과라고 생각한다.


“핫한 공간으로 탈바꿈” 후기에 성취감 커


잠원 한강수영장 메인 입구에 위치한 네온사인.
여의도 야경을 바라보며 더위를 피하고 있는 시민들
“어릴 적 여름마다 아빠랑 함께 왔던 한강수영장을 성인이 돼 친구들과 다시 오다니, 추억이 새록새록 난다”는 후기도 인상적이었다. 서울시민이라면 누구나 어렸을 때 한 번쯤은 부모님 손을 잡고 한강수영장을 방문했던 기억이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 한강수영장은 무관심 속에서 오랜 기간 외면받아왔다. 핫한 공간으로 탈바꿈해 다시 방문하게 됐다는 후기들은 지난해 여름 야간개장을 기획하며 머릿속에서 꿈꿨던 게 현실로 이루어진 것처럼 자랑스러운 성취감으로 다가왔다.

한강수영장 야간개장을 성공적으로 운영할 수 있었던 건 무엇보다도 한강수영장을 위한 열정으로 뭉친 ‘드림팀’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번 한강수영장의 실질적인 운영사인 라이프블루 김태규 대표는 초기 기획 단계부터 함께 논의하며 야간개장을 현실로 만들어 나갔던 든든한 파트너다. 이미 전국적으로 다수의 수영장과 헬스장을 운영하는 젊은 사업가로, 국내 최대 규모이자 최고 수준의 수영장을 운영하는 게 목표인 만큼 한강수영장 운영에 있어 수질 관리뿐만 아니라 안정적인 인력 배치와 체계적인 운영시스템을 도입해 만족도 높은 수영장으로 변모할 수 있도록 노력했다.

이러한 새로운 시도는 한강수영장의 터줏대감인 이동재 소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그가 지난 10년 동안 한강수영장을 맡아오면서 축적된 현장 노하우와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새로운 아이디어가 함께 조화를 이루면서 더욱 큰 시너지가 창출됐다.

이외에도 온라인 티켓사이트 운영부터 모든 홍보물 제작을 맡아 준 사야컴퍼니, MZ세대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이벤트를 만들어 준 에스콰이어 박광수·문성호 팀장, 야간개장에 방문하는 모든 시민에게 선물한 음료를 후원해 준 농심 츄파춥스 음료 마케팅팀, 통관 업무가 신속하게 처리될 수 있도록 도움을 준 에버그린 이한선 대표, 갑작스럽게 늘어난 방문자로 어려움을 겪을 때 누구보다 빠르게 현장 요원들을 모집해 배치해 준 루틴컴퍼니 윤석희 대표, 한강수영장에서만 누릴 수 있는 워너비 아이템인 플라밍고 튜브를 아낌없이 지원해 준 스윔어바웃 천주현 대표와 남재민 팀장, 그리고 한국체육대학교와 용인대학교 안전요원 팀원들까지 이들의 도움이 있었기에 올여름 시민들이 무더위를 피해 즐길 수 있는 한강수영장을 운영할 수 있었다.


“3년 안에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명소 조성”


화사한 컬러가 돋보이는 잠원 한강수영장 파라솔.
에스콰이어와 엘르에서 제작한 힙한 감성의 포토존.
시민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플라밍고 튜브.
앞으로의 목표는 단기적으로 한강수영장을 향후 3년 안에 전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명소로 만드는 것이다. 싱가포르의 마리나베이샌즈 루프탑 수영장, 시드니 본다이 비치의 아이스버그 수영장과 같이 말이다. 장기적으로는 2026년 이촌 한강공원에 들어설 예정인 ‘한강 아트피어’ 부유식수영장 운영도 맡아 한강변에 위치한 모든 수영장을 글로벌 관광지로 만들고 싶다.

그러기 위해서는 책임감 있는 제대로 된 운영사를 선정해 지속해서 개선해 나가는 방법밖에 없는 듯하다. 그동안 단순 금액 입찰을 통해 매년 운영사가 바뀌다 보니 기존 업체들은 한강수영장에 최소한의 금액만을 투자했다. 이들 업체에 한강수영장은 그저 최대 이윤을 남기는 사업 수단이었기에 투자 금액 대비 높은 수익률을 올리는 데만 혈안이 돼 있었다. 이런 이유로 파라솔·선배드·탈의실 등 낙후된 시설물은 방치될 수밖에 없었고, 운영에 있어 시민들의 만족도는 뒷전으로 여겨졌다.

실제로 한강수영장을 맡아 운영해 보니 시민공원 특성상 낮은 입장료와 예측하기 어려운 날씨로 인해 어쩔 수 없는 구조라고 이해됐지만, 10년 동안 변화 없이 방치된 현실을 자각해 이제는 바꿔야 할 때라는 생각이 든다.

지난해 여름 오세훈 서울시장이 난지 물놀이장을 방문해 시민들이 여름휴가 시즌 해외에 가지 않고도 즐길 수 있는 휴양지 같은 수영장을 서울 곳곳에 만들겠다고 했던 게 기억에 남는다. 더 욕심을 부리면 타 지역 사람이 여름휴가를 보내러 서울로 올 수 있게 멋진 수영장을 한강변에 만들겠다고 했는데, 올해 조금이나마 실현이 된 것 같아서 기쁘다.

올해는 손해를 감내하더라도 새로운 변화를 이끌기 위해 많은 투자와 시도를 거듭한 결과 시민들이 만족하면서 즐길 수 있는 야간 수영 문화를 조성할 수 있었다. 다음 해에는 더 발전한 기획으로 한층 업그레이드된 한강수영장을 만들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으니 2025년 여름을 기대해 달라고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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