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의 '3세 승계' 굳히기…키포인트로 주목받는 한화임팩트

최현주 2024. 9. 3. 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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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그룹의 ‘3세 승계’가 속도를 내고 있다. ‘형제 경영’을 위한 인적 분할, 지배력을 높이기 위한 지분 매입에 이어 승계 자금 마련을 위한 실적 개선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2일 한화는 서울 중구 더플라자 호텔에서 한화인더스트리얼솔루션즈 창립 총회를 열고 공식 출범했다고 밝혔다. 지난 4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서 시큐리티‧칩마운터‧반도체장비 등 장비 사업을 인적 분할하겠다고 밝힌 후 5개월여 만이다. 장비 부문을 떼어낸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방산 사업에 집중할 계획이다.

한화그룹은 김승연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 한화 부회장이 우주‧방산‧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차남인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이 금융을, 삼남인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부사장이 레저‧건설·기계장비 사업을 맡는 쪽으로 정리되고 있다. 재계에선 이번 인적 분할도 이 ‘구역 나누기’의 일환이라고 본다. 삼형제가 각각 맡은 주력 사업에 따라서 계열사를 쪼개서 나눠 맡아 경영하면 향후 계열 분리도 수월하다는 것이다. 예컨대 지난해 3월 한화솔루션에서 한화갤러리아를 인적분할한 후 한화솔루션은 김 부회장이, 한화갤러리아는 김 부사장이 맡고 있다.

지배력 강화를 위한 지분 매입도 활발하다. 김 부사장은 지난달 23일부터 한화갤러리아 주식 3400만주(보통주)를 공개매수하는 중이다. 주당 매입가격은 1600원으로, 공고 당시 시세보다 20% 이상 높다. 11일까지인 공개매수에 성공하면 김 부사장 지분은 현재 2.32%에서 19.86%로 높아진다. 증권업계에선 지난 3년간 국내에서 진행된 공개매수 매입 가격 중 시세 대비 가장 높은 수준으로 보는데, 그만큼 매수 의지가 높다는 의미다. 한화는 “실적 부진을 극복하고 책임 경영을 하기 위한 매입”이라고 밝혔다.

김주원 기자


삼형제를 중심으로 한 지배구조도 정리되어 가고 있다. 삼형제가 지분 100%를 보유한 비상장사 한화에너지는 지난달 그룹 지주사 격인 ㈜한화 지분 5.2%를 공개 매수해 지분율을 14.9%로 높였다. 한화그룹은 한화에너지·김 회장·삼형제→㈜한화→각 계열사를 지배하는 구조인데, 김 회장이 ㈜한화의 최대주주(22.65%), 한화에너지(14.9%)가 2대 주주다. 여기에 삼형제가 보유한 ㈜한화 지분 9.74%까지 합치면 오너가의 지분이 47.29%에 달한다.

관건은 승계에 필요한 자금 마련이다. 현재 암묵적 구역 나누기를 하고 있지만, 본격적으로 상속이 진행되면 상속세 납부 자금이 필요하다. 이 때문에 재계에선 한화그룹이 한화에너지 기업공개(IPO)나 한화에너지와 ㈜한화의 합병을 추진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이에, 지난달 29일 김 부회장이 한화임팩트의 투자부문 대표이사를 맡은 데는 한화에너지의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해서라는 해석이나온다. 현재 한화에너지는 태양광 사업 투자와 잇따른 계열사 지분 매입 등으로 재무 부담이 큰 상황인데, 자회사인 한화임팩트의 실적이 좋아지면 한화에너지의 기업 가치가 높아지고 삼형제가 가져갈 배당 등 수익도 늘어날 수 있다.

현재 김 부회장은 ㈜한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솔루션 전략부문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한화임팩트의 사업 부문이 아닌 투자 부문을 맡은 것은 인수‧합병(M&A)이나 공격적인 투자, 신사업 발굴 등 기업 가치와 실적을 높일 수 있는 가시적 성과를 적극적으로 만들겠다는 의지가 깔렸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화임팩트는 2021년 사명을 바꾼 후 주력 사업인 화학사업보다 김 부회장이 점찍은 신성장동력인 수소 사업이나 M&A에 집중하며 그룹 내 투자사 역할을 강화하고 있다.

최현주 기자 chj80@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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