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스도 US스틸 日 매각에 반대…'美 대선 격전지' 펜실베이니아 공략(종합)
디트로이트선 "노조 조직 자유 위해 싸울 것"
러스트벨트 겸 경합주 승리에 노조 표심 결정적
선거인단 많은 펜실베이니아, 최대 격전지로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펜실베이니아주(州)의 '철강 도시' 피츠버그를 찾아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표명한다. 오는 11월 대선을 두 달여 앞두고 경합주 승패에 결정적인 노동자의 표심을 확보하려는 포석으로 읽힌다. 특히 러스트벨트(쇠락한 공업지대)이면서도 스윙스테이트(경합주)인 펜실베이니아는 7개 경합주 가운데 대통령 선거인단이 가장 많아 선거일이 다가올수록 더욱 치열한 접전이 예상된다.
"해리스, US스틸 日 매각에 반대 표명"
해리스 부통령은 2일(현지시간) 미국 노동절을 맞아 펜실베이니아 피츠버그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과 합동 유세를 하고 이 같은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피츠버그는 미국 철강 제조업 상징인 US스틸의 본사가 있는 곳이다. 일본제철이 지난해 12월 미국 철강 제조업 상징인 US스틸을 149억달러에 인수한다고 밝히자 미 노동계와 정치권의 반발이 거세졌다. 이에 해리스 부통령은 수십 년간 노조와 가까운 관계를 구축해 온 바이든 대통령과 이곳을 찾아 US스틸은 미국 자본이 소유·운영해야 하며, 미 철강 노동자를 지원하겠다는 의지를 강조할 계획이다.
이는 바이든 대통령의 입장과도 궤를 같이한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3월 성명을 통해 US스틸 인수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표명했다.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도 양 사 인수합병(M&A)에 반대 입장을 밝혔다. 미 정치권과 노조 반대에 대선 국면까지 맞물리면서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는 난항을 겪고 있다. 현재 미 법무부와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IFUS)가 관련 심사를 진행 중이다.
해리스 부통령은 피츠버그 방문에 앞서 이날 미국 자동차 산업의 요람인 미시간주 디트로이트도 찾았다. 그는 이날 디트로이트 유세에서 "우리는 모든 노동자가 조직할 자유를 누릴 수 있는 미래를 위해 싸우겠다"며 "대통령이 되면 프로법을 통과시키고 노조 파괴를 영원히 종식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노조 활동을 방해하는 고용주 처벌을 강화하는 내용 등을 담은 프로법을 통과시켜 노조 권익을 강화하겠다는 뜻을 시사했다.
해리스, 친노조 행보 강화…美 대선 최대 격전지 펜실베이니아 공략 속도
해리스 부통령이 노조와의 접촉면을 확대하는 데에는 대선 승리를 위해서는 백인 노동자 계층의 표를 얻는 것이 결정적이라는 판단이 작용했다. 러스트벨트이면서 경합주에 속하는 펜실베이니아, 미시간, 위스콘신 3개주는 노조가 유권자의 5분의 1을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일자리 감소, 인플레이션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중산층 이하 백인 노동자들이 트럼프 전 대통령 쪽으로 기울고 있어, 해리스 부통령으로서는 노조의 지지를 확보하는 것이 더욱 중요해졌다.
특히 해리스 부통령이 바이든 대통령과 합동 유세를 펼치는 펜실베이니아는 경합주 중에서도 가장 치열한 접전이 예상되는 곳이다. 펜실베이니아는 대통령 선거인단이 19명 배정돼 경합주 중 선거인단 수가 가장 많다. 해리스 부통령이 이날 방문을 포함해 올 들어서만 펜실베이니아를 9번이나 찾는 이유다. 그는 또 펜실베이니아 유권자의 표를 얻기 위해 환경오염 우려가 있는 셰일가스 추출을 위한 수압 파쇄법(프래킹)에 대한 입장을 '반대'에서 '허용'으로 바꿨다. 프래킹은 셰일가스 생산이 활발한 펜실베이니아의 주요 수입원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 역시 펜실베이니아에 공을 들이고 있다. 그의 며느리이자 공화당 전국위원회 공동의장인 라라 트럼프는 지난주 블룸버그 TV와의 인터뷰에서 "펜실베이니아는 반드시 승리해야 할 지역"이라며 "더 많은 자금을 펜실베이니아에 투입하는 방안을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측은 펜실베이니아에 막대한 광고비를 쏟아붓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지난 7월22일부터 8월12일까지 해리스 캠프와 트럼프 캠프가 펜실베이니아에서 쓴 선거 광고비는 총 4200만달러로, 전체 7개 경합주에서 집행한 광고비 1억1000만달러의 38%에 달했다.
블룸버그는 "이른바 '블루월(파란 장벽·민주당 지지 지역)'이었던 펜실베이니아와 미시간, 위스콘신은 2016년 트럼프, 2020년 바이든에게 승리를 안겨줬고 11월 대선에서 다시 한번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며 "해리스와 바이든이 노동절을 맞아 이 지역에서 노조 표를 끌어내기 위해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뉴욕=권해영 특파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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