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절 조기관리는 젊은 노인의 필수
인간 수명은 시대에 따라 변해왔다. 969세를 살았던 므두셀라 등 성경 속 아담 시대에는 900세 넘게 사는 예도 있었다. 우리나라의 경우 불과 1970년대만 해도 환갑을 넘기면 장수한 것으로 생각했다. 최근 20년 사이엔 평균 기대 수명이 84세에 육박해 세계 3위의 장수 국가가 됐다.
인간의 몸은 원래 유전적 문제가 없는 한 자연스럽게 오랫동안 건강할 수 있다. 문제는 부적절한 영양 상태와 운동 부족, 충분치 못한 휴식이다. 관절마다 배치된 연골과 구조물은 20~30대까지는 정상적으로 기능한다. 이후 조금씩 통증이 시작되고 불편함이 느껴지는데 이때부터 건강한 관절 관리에 임해야 한다. 젊을 때 습관대로 계속 살다가는 관절에 큰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몸의 자체 치유 능력이 아무리 뛰어나다 해도 적절한 휴식을 취하지 않거나 약물을 사용하며 통증을 참고 버티면 그 능력이 발휘되지 않을 뿐 아니라 노화도 가속된다.
건강한 관절 관리는 100세 시대의 주요 요소 중 하나다. 관절 손상을 막아 회복 불능의 상태로 가지 않도록 하려는 노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특별히 신경 써 관리할 관절을 소개하고자 한다. 첫째 무릎 관절은 내과·외과 관절과 슬개 대퇴관절이란 3개의 관절면으로 구성됐다. 이들 관절은 평생 움직임을 원활히 해주며 생을 유지하는 데 필수적이다.
이 세 관절 중 한 부분이 손상돼도 해당 부분이 잘 회복되면 건강한 관절을 유지할 수 있다. 그러나 대부분은 이를 방치하고 통증만 없애려다 시기를 놓쳐 악화된다. 짧게는 1~2년에서 길게는 10년 넘게 이 과정이 진행되며 결국엔 인공관절 수술을 받지 않으면 안 될 정도로 손상을 입는다. 약물과 영양제를 복용하며 병을 키운 경우가 대부분이다.
정형외과 의사로 34년을 지내며 젊었던 환자가 노년을 맞는 과정을 함께하고 있다. 그러다 보면 회복의 골든 타임을 놓치고 병원을 찾는 환자도 만난다. 가령 십자인대가 끊어진 30대 환자는 무릎이 붓고 아프다가도 시간이 흐르면 정상으로 돌아온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정확한 수술로 십자인대를 복원하지 않으면 무릎이 흔들려 주변 조직이 손상된다.
이런 경우 10년이 채 지나지 않아 내측 연골판이 손상되고 중년 나이에 인공관절 수술이 필요한 상황까지 온다. 운동 중에 주저앉거나 넘어지면서 무릎 안쪽이나 바깥쪽에 통증이 발생할 수 있는데 이는 연골판 손상일 가능성이 크다. 시간이 지나면 부기가 빠지고 통증이 감소해 병이 호전된 줄 알지만 실제로는 연골판 손상이 남아 있을 수 있다. 이때 관절 운동을 지속하면 연골판이 손상되고 그 부분의 연골이 지지를 받지 못해 손상이 가속화된다.
둘째 휜 다리 문제도 젊을 때 관리해야 한다. 인간은 출생 때부터 뼈 길이와 부피가 성장하며 여러 변형이 발생할 수 있다. 문제는 관절 변형이 일생 악영향을 미치는 큰 요인이라는 것이다. 특히 무릎의 휘어진 정도는 균형 잡힌 힘 분배가 이뤄지지 않아 관절 손상을 초래한다. 무릎에 과도한 힘이 가해지는 부위의 손상이 빠르게 진행되다 건강한 부위에도 부담을 주면 결국 인공관절로 대체해야 하는 상황에 이르게 된다.
셋째 류머티즘 관절염도 관절 관리의 주요 주제다. 류머티즘 관절염은 관절 주머니인 활액막을 공격해 무릎이 붓고 염증 상태에 놓이게 만든다. 이로 인해 연골에 영양 공급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2차 손상이 일어난다. 무릎 붓기를 조절하고 적절한 운동으로 연골 약화를 막아야 한다. 약물치료를 적절히 사용하면 인공관절 수술을 피할 수 있으므로 초기 진단과 맞춤형 약물 조절이 중요하다.
적잖은 환자가 무릎 손상을 방치해 인공관절 수술밖에 답이 없는 상황에 이른다. 무릎의 작은 손상을 방치한 결과다. 젊은 노인의학은 수명 연장을 넘어 젊은 시절부터 예방하고 관리해 노년기에 더 건강하고 활기찬 삶을 누리게 하는 것이 목표다. 적극적인 예방과 관리로 질병을 미리 막고 건강한 노년을 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 몸을 잘 이해하고 관리할 때 더욱 건강하고 행복한 노년기를 맞이할 수 있다.
이창우 선한목자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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