댄서의 꿈 잃었지만, 사격으로 세계 3위 오른 김정남
장애인 사격에서 다섯 번째 메달이 나왔다. 김정남(46·BDH파라스)이 P3 혼성 25m 권총 스포츠등급 SH1에서 동메달을 따냈다.
김정남은 3일(한국시간) 프랑스 샤토루 슈팅센터에서 열린 결선에서 24점을 기록해 3위에 올랐다. 금메달은 30점을 쏜 양차오(중국), 은메달은 28점을 기록한 공옌샤오(미국)가 받았다.
25m 권총 결선은 오로지 급사로 치러진다. 10.2점 이상을 쏴야만 1점이 올라가고, 10.2점 미만일 경우 표적을 놓친 것으로 보고 0점 처리된다. 선수들은 5발씩 10개 시리즈 사격을 진행하며 네 번째 시리즈부터는 최저점 선수가 1명씩 탈락한다.
본선에서 579점으로 1위를 기록한 김정남은 결선에서도 선두 싸움을 펼쳤다. 1시리즈에서 2발, 2시리즈에서 3발, 3시리즈에서 3발을 맞춰 8점을 기록했다. 4시리즈에선 단 한 발만 명중했으나 5시리즈에서 4발을 명중해 만회했다. 5시리즈까지 점수는 13점. 1위 황싱에 1점 뒤진 2위를 달렸다. 김정남은 6시리즈부터 8시리즈까지 연속 3득점 하며 3위로 밀렸고 마지막 9시리즈에서 2점을 더해 3위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함께 나선 박세균(53·좋은사람들)은 7위를 기록했다.
김정남의 동메달로 한국 장애인 사격은 파리 패럴림픽에서 금메달 2개, 은메달 1개, 동메달 2개를 획득했다. 사격 대표팀은 4일에도 메달 도전을 이어간다.
김정남은 댄서가 되려 춤을 배웠고, 무술가를 꿈꾸며 극진 공수도에 흠뻑 빠지기도 했다. 그러나 2010년 운전을 하다가 교통사고로 장애인이 됐다. 꿈을 잃어버렸던 김정남은 2013년 장애인 사격에 입문했다. 새로운 꿈을 찾은 그는 2017년 태극마크를 달았고, 7년 만에 첫 패럴림픽에 나서 시상대까지 올랐다.
경기 뒤 김정남은 "비장애인의 삶을 살다가 장애인이 됐다. 삶이 바뀌었다. 인생이 바뀌었다. 사격을 하면서 느낀 점이 있다. 장애인의 삶을 행복한 삶으로 바꿔주는 운동이다. 사격이 참 좋다"고 했다.
그는 "금메달을 목표로 잡고 준비했다. 기뻤으면 좋겠는데 마냥 기쁘지는 않은 것 같다. 그래도 마음처럼 안 된다는 점은 잘 알고 있다. 역시 초심이 중요하다. 기본적인 것만 지키자고 생각했다. 금메달은 아니지만, 그래도 동메달이다. 다음 대회 은메달, 그 다음 대회 금메달까지 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털어놨다.
파리=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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