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충암파·용현파로 계엄령?"…김용현 "軍이 따르겠나"
국방장관 위에 국방상관이라고 해"
김용현 "尹 정부 인사원칙
적재적소에 투명·공정하게"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계엄령 준비 의혹을 제기해 정치권이 공방을 벌이는 가운데 김용현 국방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서도 관련 내용이 핵심 사안으로 다뤄졌다.
윤 대통령의 충암고 선배인 김 후보자가 인사권을 활용해 자신과 가까운 인사들에게 계엄 관련 직책을 맡길 수 있다는 게 야당의 주장이지만, 김 후보자와 여당은 선을 그었다.
박선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일 국회에서 진행된 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충암파가 용현파로 확대 집대성됐다"며 "김 후보자와 관계있는 사람들이 승승장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충암고·육사38기·국민과 함께하는 국방포럼 등으로 김 후보자와 인연을 맺은 인사들이 정부 곳곳에 포진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박 의원은 김 후보자가 "인사에 하도 개입해 국방장관 위에 '국방상관'이라고 하지 않느냐"며 "계엄 준비를 위해 가장 충성스러운 사람을 고르고 있느냐"고 쏘아붙였다.
그는 이달 초 한남동 공관에서 수도방위사령관·특전사령관·방첩사령관과 저녁을 함께하지 않았느냐며 "출입 기록을 남기지 않으려고 입구에서 경호처 직원 안내로 불러들여 무슨 얘기를 했느냐. 계엄 이야기를 안 했느냐. 내란 예비 음모로 비칠 수 있음을 명심하시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국방부 장관이 계엄 선포 건의 권한을 쥐고 있는 만큼, '국방부 계엄 비상대책회의' 구성원이 김 후보자와 학연 등으로 얽힌 인사들로 채워지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주장이다.
실제로 박 의원은 "합동참모본부 의장 등 일부 인원을 제외하고 최소한의 인원으로 (계엄 비대위를) 편성하면 바로 충암파 중심으로 가는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이날 청문회에선 박 의원 외에도 같은당 추미애·김민석·김병주·부승찬 의원 등이 계엄령 가능성에 대한 질의를 거듭했다.
김용현 "계엄, 국민이 용납하겠나"
유용원 "충암고 출신이 위세? 의문"
김 후보자와 여당은 강하게 반발했다. 의혹이 사실에 부합하지 않는 것은 물론 "군을 분열시킬 수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김 후보자는 "대한민국의 상황에서 과연 계엄을 한다고 하면 어떤 국민이 용납을 하겠느냐"라며 "우리 군도 따르겠느냐. 안 따를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계엄 문제는 지금 시대적으로 좀 안 맞다"며 "너무 우려를 안 하셔도 될 것 같다"고도 했다.
'충암파 의혹'과 관련해선 장성 370명 가운데 충암고 출신은 4명에 불과한 데다 김대중 정부 등 과거 정부에서도 국방장관과 방첩사령관이 고등학교 동문인 사례가 있었다고 강조했다.
특히 서울·경남·호남 등의 특정 학교 출신 장성들이 5명씩 존재하는 경우도 있는 만큼, 충암파 의혹은 과대해석이라는 게 여당의 지적이다.
유용원 국민의힘 의원은 충암고 출신 장성이 △방첩사령관(중장) △777사령관(소장) △공군 소장 △육군 준장 등 총 4명이라며 '진급 시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방첩사령관은 문재인 정부와 윤석열 정부에서 한 차례씩 진급했고, 공군 소장은 문 정부 시절 진급이 이뤄졌다는 지적이다. 특히 공군 소장의 경우 "3차 진급을 했고 지금 전역을 앞둔 것으로 알고 있다"는 게 유 의원의 설명이다.
아울러 777사령관직은 정보를 다루는 요직이나 '진급이 보장되는 자리는 아니다'는 평가다.
유 의원은 "이른바 충암고 출신들이 군에서 얼마나 큰 위세를 발휘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개인적으로 의문이 있다"고 말했다.
같은당 한기호 의원은 윤 정부가 계엄 준비를 하고 있다는 주장 자체가 모순이라고 강조했다.
한 의원은 "계엄령 선포는 전시 사변이나 그에 준한 국가 혼란 상황일 때 발령할 수 있다"며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이 계엄령 상황을 만들겠느냐. 아니다. 북한 등 정부 반대 세력에 의해 계엄령 상황이 만들어진다"고 밝혔다.
이어 "(민주당이) 억지로 나가는 자체가 말이 안 된다"며 "귀신이 뭘 잘못 먹고 이야기한 것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들 정도로 황당하다"고 말했다.
한편 김 후보자는 자신을 겨냥한 인사 개입 의혹에 대해선 "적재적소 원칙에 따라 투명·공정하게 하는 것"이 윤 정부 인사 원칙이라며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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