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우크라 동부 요충지 포크로우스크 10㎞까지 접근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동부의 전략적 물류 중심지를 점령하기 위한 진군에 속도를 내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1일(현지시각)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주 포크로우스크(크라스노아르미스크) 10㎞ 정도까지 접근하면서 우크라이나 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러시아군이 포크로우스크 점령에 성공하면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주 전역을 장악한다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목표에 한 발 더 가까워진다.
우크라이나군의 병참 중심지이기도 한 이곳이 러시아에 점령되면 우크라이나는 군수물자 조달에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관측된다.
러시아군은 지난달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본토 쿠르스크를 급습한 사이 우크라이나 동부 전선에서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우크라이나 국방부도 러시아군이 포크로우스크 경계로부터 10㎞ 이내에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인정했다.
다만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러시아군이 건물이 있는 도시 내부에 진입하면 진격 속도가 둔화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 달 20일에는 인근 마을 노브고로드스코예를 점령했으며 포크로우스크를 향해서도 진격 속도를 올려왔다.
이제 러시아군이 턱밑까지 진격하자 포크로우스크는 앞서 러시아가 점령한 다른 우크라이나 도시들과 마찬가지로 유령도시가 돼가는 것으로 전해진다.
WSJ에 따르면 포크로우스크의 인구는 한때 8만 명에 달했지만, 지난주부터 매일 수백 명이 피란을 떠나면서 현재 3만 명 밖에 남지 않았다. 운동장에는 사람이 없고, 러시아군 목표물이 될 수 있는 상점 등 쇼핑몰도 모두 문을 닫았다.
포크로우스크 당국은 러시아군이 차지하지 못하도록 병원이나 학교 체육관에 있는 각종 장비는 도시 밖으로 내보내고 있다.
마르가리타 이드리소바 포크로우스크 부시장은 아직 피란을 떠나지 않은 광부들은 마을 경계에 참호를 파고 있다고 상황을 전했다.
전쟁 발발 직후 피란을 떠났다가 전선이 동쪽으로 더 이동한 뒤에는 다시 집으로 돌아왔던 포크로우스크의 주민들은 러시아군이 진격해오면서 다시 고향을 떠나야 하는 처지에 몰렸다.
주민들에게 더 늦기 전에 피란을 떠나라고 설득하는 임무를 맡은 이드리소바 부시장은 WSJ에 “우리의 군대를 믿었기 때문에 떠날 계획이 없었다”며 “우리는 여전히 우리의 군대를 믿지만, 어떤 것도 포격으로부터 우리를 구할 수 없다”고 말했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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