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계엄령 거짓이면 국기문란”… 대통령실 “당대표직 걸라” 격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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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1일 여야 대표회담에서 불쑥 '계엄령 준비 의혹'을 거론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근거를 제시하라"며 "사실이 아니라면 국기문란에 해당한다"고 비판했다.
한 대표는 2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계엄을 준비하고 있다는 게 우리나라 이야기 맞느냐"며 "만약 그렇다면 근거를 제기해 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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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사법리스크 물타기 전략’ 해석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1일 여야 대표회담에서 불쑥 ‘계엄령 준비 의혹’을 거론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근거를 제시하라”며 “사실이 아니라면 국기문란에 해당한다”고 비판했다.
한 대표는 2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계엄을 준비하고 있다는 게 우리나라 이야기 맞느냐”며 “만약 그렇다면 근거를 제기해 달라”고 말했다. 이어 “심지어 11년 만에 열리는 여야 대표회담 모두발언에서 이 이야기가 나왔다”며 “이 정도면 민주당이 우리 모두 수긍할 근거를 갖고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날을 세웠다.
한 대표는 “이는 ‘내 귓속에 도청장치가 있다’는 얘기와 다를 바 없다”며 “단순한 레토릭이 아니라 ‘계엄을 준비하고 있다’는 정도의 거짓말이라면 국기문란에 해당한다”고 민주당을 직격했다. 그러면서 “갑자기 튀어나온 얘기가 아니라 김민석 민주당 최고위원이 여러 차례 말했다”며 “(김 최고위원은) 차차 근거를 제시하겠다고 하는데, 너무 무책임한 이야기”라고 지적했다.
대통령실도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날조된 유언비어를 대한민국 공당 대표가 생중계로 유포한 사실에 경악을 금치 못한다”며 “나치·스탈린 전체주의의 선동정치를 닮아가고 있다”고 성토했다. 이어 이 대표를 향해 “무책임한 선동이 아니라면 당대표직을 걸고 말하라”며 “국정을 마비시키려는 계엄농단·국정농단에 맞서 윤석열정부는 단호히 대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국민의힘 지도부도 계엄령 의혹 제기에 집중포화를 날렸다. 추경호 원내대표는 “여당 대표를 면전에 두고 해선 안 될 대단히 무례한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김재원 최고위원은 “이 대표가 판결 선고가 가까이 오니 눈에 헛것이 보이는 게 아닌가 싶다”고 비꼬았고, 김종혁 최고위원은 “가장 저급한 형태의 정치”라고 말했다.
여권은 민주당의 거듭된 계엄령 발언을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 ‘물타기’를 위한 전략으로 보는 분위기다. 이 대표의 위증교사 및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1심 선고가 10월 안팎에 있을 것으로 예상되자 계엄령 의혹으로 ‘야당 탄압’ 프레임을 짰다는 것이다.
여권 핵심 관계자는 “이 대표가 1심에서 유죄 선고를 받을 경우 계엄을 준비하던 정부가 예상대로 야당 탄압에 나선 것이라고 주장하려는 것”이라며 “대법원 판결 시기에 영향을 주기 위한 여론전 의도가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다른 지도부 관계자는 “민주당이 박근혜정부 때처럼 계엄령 의혹 카드로 탄핵몰이의 군불을 때고 있다”고 주장했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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