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itor’s Note] 돈 벌데 없고 쓸 돈도 없다…동력 떨어지는 한국 경제
가계가 벌어들여 쓰고 남은 여유 자금, 즉 ‘흑자액’이 계속 줄어들고 있다는 통계가 나왔습니다. 무려 2년, 8분기 연속입니다. 물가를 감안한 실질 소득이 사실상 거의 늘지 않고 있다는 것이 첫째 이유입니다. 경제는 수출 중심으로 성장하고 있으나, 소득이 물가 상승을 못 따라가고 있어서입니다.
맘껏 소비라도 해서 흑자가 줄어든 거라면 내수에 도움이라도 될 텐데, 이자와 세금 등 비소비지출의 증가가 흑자 감소의 주된 이유입니다. 약 2년 전부터 금리가 오르기 시작한 게 원인입니다. 물가를 잡기 위해 금리를 급격히 올리고 이를 유지하다 보니, 가계가 지속적인 고통을 겪고 있다는 뜻입니다.
게다가 이 수치들은 평균입니다. 수출이 크게 늘어난 대기업 등 돈을 많이 번 사람들도 분명히 있을 텐데 평균적으로 남는 돈이 줄었다면, 중산층이나 저소득층의 고충이 더 커졌을 것임을 쉽게 짐작할 수 있습니다.
이런 사정을 감안하면, 당연히 금리를 낮춰야 하지만 한국은행은 부동산 가격 상승의 부담 때문에 미루고 있습니다. 정부는 ‘관치’라는 비판 속에서도 뒤늦게 주택담보대출 조이기에 나섰지만, 과연 집값 상승을 막을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한편으론 미래 성장동력에 대한 의문도 나옵니다. 한국의 대표 수출 상품인 반도체 산업만 해도, 첨단 패키징 등 새로운 기술 변화를 따라가지 못한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옵니다. 전 세계가 반도체 산업 진흥에 돈을 쏟아붓는데, 정치권이 관련 법안을 제때 처리 못 한 결과라는 비판도 있습니다. 내수는 침체하고 가계의 여윳돈은 줄어드는데, 그나마 성장을 이끌던 수출도 어려워지는 암담한 현실을 벗어나려면 보다 더 적극적인 정책이 필요해 보입니다.
이승녕 경제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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