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축재정 이어 공기업 다이어트…‘800조 부채’ 2년내 57조 줄인다

김기환 2024. 9. 3.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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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긴축 재정’ 기조의 연장선에서 공공기관 허리띠를 졸라맨다. 2028년까지 공공기관 부채가 800조원에 이른다는 전망에 근거해서다. 공공기관이 가진 땅을 팔고, 예정한 투자 속도를 조절하는 등 대규모 ‘재정 다이어트’에 들어간다.

기획재정부가 2일 국회에 제출한 ‘2024~2028년 공공기관 중장기 재무관리계획’에 따르면 한국전력공사(한전)·한국가스공사·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 35개 중장기 재무관리 대상 공공기관의 자산이 2028년 1212조4000억원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올해 전망치(1040조6000억원) 대비 171조9000억원 늘어난다.

35개 공공기관의 2028년 부채 규모는 795조1000억원으로 예상했다. 올해 전망치(701조9000억원)보다 93조1000억원 불어난다. 몇몇 대형 공공기관이 상당수 부채를 차지하는 구조다. 2028년 기준 부채는 한전 127조원(부채비율 363.7%), LH 226조9000억원(232.2%)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부채 비율은 올해 207.3%에서 2028년 190.5%로 16.8%포인트 내려간다고 예측했다. 통상 부채 비율이 200%를 넘기면 ‘부실기업(기관)’으로 본다.

기재부는 사업 수익성이 악화하거나 재무 구조가 취약한 한전과 발전 5사, 한수원, 지역난방공사, LH, 가스공사, 석유공사, 석탄공사, 코레일 등 14개 재무 위험기관의 부채 규모를 2022년부터 2026년까지 57조3000억원 줄인다고 발표했다. 부채 감축 목표를 지난해 목표치(42조2000억원)보다 15조1000억원 늘렸다.

부채를 줄이기 위해 ▶자산 매각(9조1000억원): 코레일 용산 역세권 부지 매각, LH 여의도 63빌딩 인근 미활용 부지 매각 ▶사업 조정(19조3000억원): 한수원 태양광 발전시설 건설 등 신재생에너지 투자 조정, LH 공공주택 민간건설사 참여 확대 ▶경영 효율화(11조9000억원): 한전 석탄발전상한제 한시적 완화, 가스공사 동절기 수요감축 프로그램 운영 ▶수익 확대(6조2000억원): 가스공사 해외 자원개발 사업 투자비 회수 등 노력을 기울이기로 했다.

정부가 강수를 둔 건 불어난 공공기관 부채가 국가 재정에 부담을 주고 있어서다. 중앙·지방정부 빚을 포함한 국가채무(D1)에 비영리 공공기관 부채를 더한 일반 정부부채(D2)는 2022년 기준 1157조2000억원이다. 비금융 공공기관 부채까지 더한 공공부문 부채(D3)는 1588조7000억원에 달한다. 2019년(1132조6000억원) 대비 456조1000억원 늘었다.

세종=김기환 기자 kh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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