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반도체’ 김 수출 사상 최대…‘억대 버는’ 어가 2510곳
세계적인 K-푸드 열풍과 ‘검은 반도체’라 불리는 김의 인기에 힘입어 전남산 농수산식품 수출액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전남은 김과 미역 등 해조류를 국내 총 생산량의 90% 이상 생산하는 곳이다.
2일 전남도에 따르면 올해 들어 7월 말까지 전남산 농수산식품 수출액은 4억67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3억6500만 달러)보다 27.9%(1억200만 달러) 증가한 역대 최대 규모다.
부문별로는 김·미역 등 수산물이 2억9015만 달러로 1년 전보다 34.6% 증가했다. 농축산물은 1억7685만 달러로 18.2% 늘었다. 전남산 농수산식품 수출액은 2020년 2억5800만 달러에서 2021년 3억600만 달러, 2022년 3억4100만 달러 등으로 매년 급증하는 추세다.
품목별로는 김 수출액이 2억2715만 달러로, 1년 새 56.8% 급증했다. 김은 전남산 수산물 전체 수출액의 78.2%를 차지하며 수출 증가를 주도했다. 냉동김밥을 비롯한 K-푸드(한식) 열풍을 타고 쌀(2857만 달러)과 미역(1521만 달러) 수출도 각각 79.5%, 28.0% 증가했다.
지난해 전남의 전체 해조류 생산량은 159만t으로 전국 생산량(175만t)의 91%를 차지했다. 이중 물김 생산량은 40만8000t으로 전국(50만9000t)의 80.2%에 달했다. 지난 7월 말 기준 김 가공품 생산액은 1조2221억원으로 전국(2조123억원)의 60.7%를 점유하고 있다.
국가별로는 미국 수출액이 8078만 달러로 1년 전보다 41.4% 증가했다. 러시아(2861만 달러)와 일본(1억2127만 달러) 수출도 각각 36.7%, 27.0% 늘었다. 전남도는 K-푸드 열풍 속에 미국·러시아·일본 등으로 시장 다변화를 꾀한 게 수출 증가를 이끈 것으로 보고 있다.
김의 인기는 ‘수산 1번지’로 불리는 전남 지역 고소득 어가 지형도 바꿔놓았다. 김을 비롯한 해조류 양식업 관련 고소득 어가가 증가했지만, 전복을 비롯한 패류·어류양식업으로 고소득을 올리는 어가는 줄었다.
전남도에 따르면 지난해 전남에서 연소득 5000만원 이상 소득을 올린 어가는 3529곳으로 1년 전보다 181곳(5.4%) 늘었다. 해조류 양식업 호조로 1억원 이상 고소득을 올린 어가도 역대 최대인 2510곳에 달했다.
시·군별로는 해남군(296곳)과 신안군(294곳)이 물김 가격 상승과 수출 호조를 토대로 고소득 어가가 전년보다 각각 18곳, 12곳 늘었다. 반면 완도(633곳)와 영광(249곳)은 각각 전복 가격 하락과 굴비 판매량 감소로 36곳, 34곳 줄었다.
업종별로도 해조류 양식 분야의 고소득 어가가 668곳으로 가장 많았다. 전남 전체 고소득 어가의 26.6% 수준으로 1년 새 46곳 늘어났다. 반면 전복시장 악화 등 여파로 고소득 패류양식 어가는 721곳에서 608곳으로 15.7%(113곳) 줄었다.
박영채 전남도 해양수산국장은 “전기세·유류비·인건비 상승 등 어려운 환경에서 어업인이 끊임없는 노력을 한 덕분에 고소득 어가가 2년 연속 증가했다”며 “어업인 경영안정과 경쟁력 강화를 위한 지원을 통해 어가 소득을 높여가겠다”고 말했다.
최경호 기자 choi.kyeong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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