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APEC 내년인데…21개국 정상·기업인 잘 곳이 없다

김정석 2024. 9. 3.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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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경북도와 경주시가 손님맞이 준비에 분주하다. 지난달 30일 외교부 APEC 준비기획단이 경주를 방문해 현장실사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 경북도]

내년 11월에 열리는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21개국 정상이 묵을 최고급 숙박시설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경북도와 경주시가 대책 마련에 나섰다.

2일 경북도에 따르면 경주 APEC 정상회의 주 회의장으로 사용될 경주화백컨벤션센터(HICO) 반경 3㎞ 이내 숙박시설이 103곳·4463실이 있다. 10㎞ 이내에는 1333곳·1만3265실이 갖춰져 있다. 이는 APEC 정상회의에 참여하는 21개국 수행단을 수용하기에는 충분한 규모다.

하지만 문제는 프레지덴셜 스위트(PRS)급 숙박시설 부족이다. PRS는 스위트룸 중에서도 국빈이 머무는 최고급 객실로 침실, 거실 겸 응접실, 회의 공간, 수행원 숙소를 갖추고 있다. 수행단뿐 아니라 각급 정상·각료·기업인 등 6000여 명이 경주를 찾을 것으로 예상해 최고급 숙박시설 추가 확충이 시급하다고 한다.

APEC 정상회의 개최가 1년여 앞으로 바짝 다가온 만큼 경북도는 숙박시설 개보수 지원을 위한 조례를 만들고 있다. 조례에는 정상회의 준비와 개최에 필요한 인력·장비·시설 등의 확보와 운영, 정상회의 개최 관련 시설과 숙박·교통 등 관광 편의시설 설치·확충에 관한 사항 등을 담을 예정이다. 또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외교부 추진단, 경주시, 호텔 대표, 경북문화관광공사, 건축·리모델링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PRS 위원회를 출범시켰다.

이와 관련, 조태열 외교부 장관 등 외교부 APEC 준비기획단은 지난달 30일 경주 보문관광단지 국제회의복합지구를 방문해 APEC 정상회의 주요 시설을 점검했다. 지난달 초 정부합동실사단 방문 이후 외교부의 두 번째 현지 실사다.

현지실사단은 HICO와 더케이호텔·힐튼경주·소노벨 경주 등 주요 숙박시설을 점검하고 오·만찬장과 황룡원·불국사·경주박물관 등을 둘러봤다. 이를 토대로 경북도와 경주시, 외교부는 정상회의 주요 시설의 장소를 확정하고 관련 설계에 착공할 예정이다.

지난달 28일 이철우 경북도지사(오른쪽)가 서울 지역 최고급 호텔 객실을 살펴보는 모습. [사진 경북도]

주낙영 경주시장은 “역대 가장 성공적인 정상회의 개최를 위해 중앙정부와 긴밀한 협력을 통해 품격있는 시설 인프라를 구축하고 최적의 운영 지원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이 지사는 지난달 28일 서울 롯데·신라호텔을 답사하기도 했다. 롯데호텔 이그제큐티브 타워 로열 스위트는 사우디아라비아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2022년 한국을 방문해 묵었던 곳이다. 신라호텔은 세계적인 VIP가 방한하면 자주 찾는 호텔 중 한 곳으로 지미 카터, 조지 H.W. 부시 전 미국 대통령,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머물렀다.

경북도는 세계 정상이 머물렀던 호텔 시설과 서비스를 벤치마킹하는 한편 고(故) 박정희 전 대통령, 고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 등 대한민국 산업화와 경제발전 주역이 머물던 숙소가 경주에 잘 보존돼 있다는 점을 스토리텔링 등을 통해 알릴 방침이다.

이 지사는 “PRS 추진위원회를 구성해 내년 3월까지 정상회의에 필요한 숙박시설을 완공하겠다”며 “20년 만에 한국에서 개최되는 APEC 정상회의 위상에 걸맞은 품위와 격을 갖출 수 있도록 도시환경 조성, 시설 정비 등에 소홀함이 없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석 기자 kim.jung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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